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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동의안 처리 앞두고 전운 드리운 아프간

연합군 '대공세' 예고...탈레반 '결사항전' 다짐

정지영 기자 jjy@vop.co.kr

입력 2010-02-09 16:56:57 l 수정 2010-02-09 18:31:41

아프가니스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 등 연합군이 탈레반의 근거지인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 마르자에 대한 대공세를 예고한 것. 마르자에서는 지역을 떠나는 주민들의 행렬이 줄을 이어 ‘엑소더스’를 방불케 하고 있다.

8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헬만드주 주지사 대변인은 “지난주에 이미 6백여 명이 마르자를 탈출했다”면서 5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상황까지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군의 작전명은 ‘모슈타라크’, 현지어로 ‘함께’라는 뜻이다. 이번 작전에는 5천에서 1만 여명의 병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2002년 아프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단일 작전으로는 최대 규모다. 말 그대로 ‘오바마의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미국 등 연합군이 탈레반의 근거지인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 마르자에 대한 대공세를 예고하면서 아프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 등 연합군이 탈레반의 근거지인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 마르자에 대한 대공세를 예고하면서 아프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영국군 작전사령관 닉 파커 장군은 “헬만드주는 나토군 사령관 매크리스털 장군의 새로운 아프간 전략에 있어서 핵심 지역”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헬만드 지역에서 압도적인 무력을 동원한 작전으로 탈레반을 신속하게 축출하고, 이후 30~90일에 걸쳐 재건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미국의 ‘엄포’에 탈레반은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나토군이 대공세를 예고한 후 이 지역에 수백 개의 도로매설폭탄이 설치됐다.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6일 “상황은 우리 손 안에 있으며 싸울 준비도 마쳤다”고 말했다.

출구전략, 평화협상 내민 오바마, 하지만...

미국은 이번 대공세로 9년을 끌어온 아프간전의 ‘새로운 국면’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이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어 연합군이 '빠른 승리'보다는 ‘어려운 싸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오바마 정부는 지난해 말 미국 내에서 아프간전에 대한 회의론이 깊어지고, 아프간 전략을 둘러싼 정부 내 갈등이 격해지자 아프간에 미군 3만명을 증파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을 밝혔다. 정권의 ‘명운을 건’ 결정이라는 평가도 나왔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증파 결정을 발표하면서 2011년 7월부터 철군을 시작하겠다는 이른바 ‘출구 전략’도 함께 제시했었다.

2010년이 시작된 후 오바마 정부는 탈레반 세력에게 ‘투항’하면 ‘정치적 파트너’로 받아들이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탈레반 등 무장세력 지도자들이 헌법 질서를 존중하면 정부에 참여시키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런던에서 열린 아프간 국제회의에서 투항하는 탈레반의 사회복귀 지원과 탈레반 지도부의 평화협상 초대 등을 골자로 한 화해안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이 같은 ‘투항 권유’에 탈레반은 지난 7일 “카불 정권과 침략 국가들이 말로만 화해를 발표하고 실제로는 전쟁을 준비하면서 세상을 속이려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단호한 거부의 뜻을 밝혔다.

탈레반의 성명은 이어 “그들은 전쟁을 종식하기보다 오히려 악화하는 조건을 제시했다”면서 “일례로 그들은 전사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헌법을 수용하며 무력을 포기할 것을 원하는데, 어느 누구도 이를 화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바마 정부는 ‘탈레반 축출’을 위한 ‘대공세’에 나선 것이다.

김덕엽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연석회의) 기획팀장은 “오바마가 출구전략도 내놓고 평화협상을 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았었는데, 현재의 모습은 대규모 증파를 통한 대규모 공세로 탈레반의 저항의지를 꺾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이번 대공세에 대해 "이는 미국의 의도가 어떻게든 자신들의 체면을 차리고 나서야 아프간에서 나가겠다는 것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한 뒤 "결국 오바마의 계획이 반전평화를 열망하는 많은 사람들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사회, 파병동의안 반대 행동 나서

아프간에 전운이 감돌면서, 정부가 2월 중 처리할 예정인 아프간 파병동의안의 처리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야당은 일제히 아프간 파병동의안에 반대하고 있으며, 민주당도 지난해 11월 '당론'으로 파병동의안 반대 입장을 채택했다. 하지만 여당은 7월로 예정된 파병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이유로 2월 국회 통과를 강조하고 있다.

국내 여론은 파병동의안 반대 쪽에 무게가 실려있다. 앞서 지난해 말 국방부가 아프간 파병 기간을 1년에서 2년 반으로 연장키로 했을 때 여론조사에서 46.5%가 반대 입장을 밝혔었다. 반면 긍정적인 입장은 30%에 그쳤었다. 아프간 정세가 격화하고 있는 이상, 이 같은 여론이 '파병 찬성' 입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

김 팀장은 정부가 파병동의안 통과를 추진하는 데 대해 “이는 코너에 몰린 오바마에게 정치적인 지지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결국 한미동맹이라는 것이 약소국의 피를 대가로 이익을 얻겠다는 반평화적 동맹체제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김 팀장은 시민사회 단체가 파병동의안 처리를 반대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연석회의는 국회 본회의 일정에 맞춰 오는 20일 오후 3시 서울 도심에서 파병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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