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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집회 시간제한 과연 합헌적인가?

[기고] 한나라당 집시법 개정안과 헌법

박주민(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입력 2010-02-18 09:22:36 l 수정 2010-02-18 11:46:48

한나라당은 이번 국회에서 2009년 11월 17일 발의된 한나라당 조진형 의원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이하 “집시법”) 개정안(이하 “한나라당 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한나당 개정안은 야간집회를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전면적’이라고 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어느 장소에서건, 어떤 주제에 관한 것이든, 누가 하는 것이든 무조건적으로 금지된다’는 의미이다. 과연 한나라당 개정안은 합헌적이고 타당한가?

현행 헌법이 바라보는 집회시간의 제한

현행 헌법(제9차 개정헌법)은 제5차 개정헌법을 모법으로 하여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는 반면에, 제5차 개정헌법이 규정하고 있던 옥외집회의 시간, 장소에 대한 법률적 제한 가능성 조항을 삭제하였다. 이는 집회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던 과거 헌정사에 대한 반성과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자유민주주의적 헌정질서가 제대로 정착하고 발전하기 어렵다는 인식에 기인한 것으로 헌법개정권자인 국민의 결단이 반영된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옥외집회를 시간적, 장소적으로 제한하려고 한다면, 비록 법률로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필요성이 인정되어야만 할 것이며, 상당히 좁은 제한 폭에서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야간집회 시간제한 과연 필요한가?

그럼 야간집회를 일정한 시간대를 정하여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가? 한나라당은 이번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사생활의 평온, 주요국가기관의 안전, 교통소통의 보장, 소음규제, 폭력행위 발생가능성 차단’을 그 필요성으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현행 집시법은 위 모든 필요에 대한 대응방안을 이미 규정하고 있다. 즉, 현행 집시법은 제5조(폭력이 예상되는 집회금지), 제8조(사생활의 평온), 제11조(주요국가기관의 안전), 제12조(교통소통) 그리고 14조(소음 규제)에서 한나라당이 우려하는 것에 대하여 완벽하다 못해 지나쳐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평을 받을 정도의 통제장치들을 이미 갖추고 있다.

더구나 한나라당의 ‘위와 같이 현행 집시법이 다른 규정체제를 통해 야간집회를 규율한다고 하더라도 폭력집회가 난무하는 것을 보니 야간집회에 대한 시간제한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인식은 매우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부정확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집회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비율은 경찰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더라도 전체 집회 중에 0.5% 내지 0.7%에 불과하다. 유럽에서 비교적 집회를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독일의 경우도 2%인 것에 비하면 매우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검찰이 폭력이 난무했던 것처럼 묘사하고 있는 2008년도 촛불집회의 경우도 전체 촛불집회 중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경우는 대검찰청의 통계에 의하더라도 전체 집회 중 0.6%내외에 불과하다. 더구나 대부분의 물리적 충돌이 경찰의 강제해산과정에서 발생하고 있기에 야간이라는 이유로 자연적으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야간집회 중 일부 시간대를 정하여 완전히 금지하는 조항을 둘 ‘막대한’ 필요성은 특별히 없다고 할 것이다. 이는 외국의 입법례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

다른 나라들도 이러나?

먼저 영국이나 독일 등 우리나라와 같이 집회에 대한 신고제를 취하고 있는 나라들의 경우도 야간시간의 집회를 금지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더구나 독일의 경우 헌법에서 우리나라와는 달리 옥외집회에 대해 법률로 그 장소,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영국의 경우는 불문헌법으로 기본권 제한의 가능성이 보다 큼에도 불구하고 야간집회에 대한 금지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반면에 프랑스는 신고제를 취하면서 야간집회에 대한 시간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예외적으로 제한시간인 23시 이후에도 집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한나라당의 개정안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허가제를 취하고 있어 우리와 수평적 비교가 어렵지만 미국은 뉴욕, 디트로이트, 시카고 등 대부분의 대도시에서는 야간집회를 시간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일본도 역시 그러하다. 다만, 러시아(23시부터 7시)와 중국(22시부터 6시)만이 야간집회에 대해 시간을 정해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이 두 나라의 경우 집회에 대한 허가주의를 채택하고 있기에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우리나라와 수평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비록 러시아나 중국을 수평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한나라당 역시 지금 현실에서 우리 국민에게 러시아나 중국을 본받자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야간집회 중 일정한 시간대를 정하여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한나라당의 개정안은 전혀 타당하지 않고, 야간집회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거나 혹여 제한하더라도 심야시간대에 일정한 장소(주거밀집지역 등)에서의 집회만을 제한하는 형식으로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국회는 국민을 선택하라!

집회의 자유는 언론과 출판의 자유조차 선택 할 수 없는 국민들도 마지막에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권이다. 그래서 어떠한 기본권보다 더욱 존중되어야 할 권리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막는 것은 바로 독재를 선택하겠다는 발상과 같다. 입법기관인 국회가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라면, 다시 한 번 국민을 선택하라! 우리는 국회의 선택을 끝까지 감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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