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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목소리를 높여야 전체의 목소리가 커집니다"

[6.15 10주년 릴레이 인터뷰⑨] 한국청년연대 박희진 공동대표

구도희 기자 dohee@vop.co.kr

입력 2010-02-26 23:48:26 l 수정 2010-03-08 21:30:33

올해는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 국방위원장이 만나 분단 이후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고 ‘통일의 이정표’라 불리는 6.15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안타깝게도 10년 전 그날부터 화해와 협력의 길을 걸어 온 남북관계가 최근 들어 꽁꽁 얼어붙어 아직까지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중의소리>는 6.15공동선언 발표 10주년을 맞이하면서 ‘봄’을 열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민간 통일운동 대표들의 고민과 다짐을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11회에 걸쳐 들어봅니다.


“북 청년들은 경제건설과 국방문제에서 사회를 이끄는 세대로 우리나라 청년들보다 패기 당당하고 기세가 넘쳤습니다.”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희진 대표는 남쪽 청년들이 청년실업이나 경제적인 이유로 위축돼있는 것과 달리 북쪽 청년들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을 기억하면서 솔직히 부러웠다고 고백했다.

한국청년연대 박희진 공동대표

한국청년연대 박희진 공동대표



지난 23일 영등포역 근처의 한국청년연대 사무실에서 박 대표를 만났다.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한 경험이 있고 교류협력 사업이나 공동행사 등을 통해 북 청년들을 만난 경험이 많은 박 대표에게 있어 통일은 남북 청년들의 ‘미래’를 의미했다.

"청년들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 나갈 동력이기 때문에, 한반도의 통일 문제를 빼놓고는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박 대표의 생각이다.

“통일이 되면 사회 전반에 걸쳐 정치, 경제, 제도 등 모든 것이 변할 수밖에 없고 이 변화는 결국 청년들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통일 문제를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죠.”

박 대표가 통일 문제에서도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경제 분야다. ‘한국청년연대’의 대표로서 청년층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청년실업 문제를 결코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청년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경제입니다. 통일은 언뜻 보기엔 정치 문제 같지만 우리 생활의 문제이고 경제의 문제입니다. 비록 중단됐지만 남북 경협의 사례처럼 통일이 되면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은 더 확대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청년들이 더욱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죠.”

박 대표는 경제문제에 대해 얘기하면서 줄곧 ‘통일경제’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취직과 같이 ‘먹고 사는’ 문제에 온통 관심이 쏠린 청년층을 활동의 중심으로 세우기 위해선 통일을 대하는 데 있어 청년층의 관심을 환기시킬 ‘경제’라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일경제’라는 청사진을 제시하려 해도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통일과 관련한 사업을 펼치는 데 어려움이 너무 많다고 박 대표는 토로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이래 한 번도 대북 사업이 성사된 적이 없습니다. 일단 남북 청년들은 만나기만 하면 빨리 통일을 해보자는 열정이 넘쳤었는데, 이명박 정부 이후 거꾸로 이데올로기나 반공과 같은 안보의식이 강화됐습니다” 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통일 운동 자체가 만나기만 한다고 성사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만나서 같이 고민하고 토론을 하면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생각이다.

또 정부가 올해를 ‘6.15남북공동선언 1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로 받아들이지 않고 ‘6.25전쟁 60주년’에 초점을 맞춰 국가적 차원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것을 통해 강조하려는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한국청년연대 박희진 공동대표

한국청년연대 박희진 공동대표

박 대표는 현 정부 들어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한 우려 뿐 아니라, 앞장서서 막힌 곳을 젊은 패기로 뚫었던 청년층이 자기 역할을 다 하는데 부족함이 있었다는 반성도 꺼내놓았다.

박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평화통일의 역사를 후퇴시킨 과정에서 저희 청년들의 대응이 미흡했습니다”라면서 “제대로 된 통일 사회에 대한 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현재 거꾸로 가는 것에 대해 청년들이 주인 된 자세로 주장을 펼쳐야 합니다” 라고 강조했다. 물론 목소리를 내는 방식은 청년답게 기발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현실의 많은 제약들을 뛰어넘지 않으면 통일은 어렵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도 청년들이 있어 희망 역시 존재한다고 확신했다.

청년들만의 발랄한 통일 운동은 역시 자유로운 토론과 학술사업이었다. 박 대표는 촛불 이후 변화된 의식을 활용해 진보적인 얘기를 활발히 나눌 수 있는 독서 토론 등 토론의 장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청년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넓혀 나가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를 열린사회로 만들어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막혀있던 남북관계를 통일의 주역인 청년들이 돌파해야 하기 때문에 금강산 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등반대회를 오는 6월 26~27일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것은 아니지만 지금 시대에 걸맞은 청년 평화통일운동 워크숍이나 지역 통일 한마당, 지역 주민들과 청년들이 함께 펼쳐나갈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모아보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사업이 확대되면 미래 통일 사회에 대한 공모전․학술제 등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통일이 우리 민족적 대세라는 인식이 사회에 널리 퍼져있다.”

박 대표는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 통일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퍼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작년 북의 2차 핵실험 이후 커다란 안보 위기감 등 동요가 일어나지 않았던 것도 이러한 경험에 기초한 것이며, 북의 핵무장이 같은 민족인 ‘우리’를 겨냥하고 있지 않다고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런 의미에서 박 대표는 더욱 6.15공동선언 10돌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오히려 지금이 새로운 통일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진보진영에서 ‘새로운 것’을 많이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상상력을 더하고 준비에 속도를 붙인다면 사회의 구조적인 어려움을 빨리 극복하고 통일의 문제를 새로운 높이에서 그려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경제 문제로 고민이 많은데 이는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문제와 결부됩니다. 가장 큰 것을 어떻게 풀어 그림을 그려나갈 것인가가 중요한데 그 가장 큰 것이 바로 남북문제입니다. 이 문제가 풀려야 비로소 진보진영의 큰 그림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 문제를 풀어갈 ‘키워드’는 청년에게 있다. 박 대표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어 청년들이 모였고 현재 64개 단체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일상적으로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가게 할 것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바로 전체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입니다.”
끝으로 박 대표는 청년다운 다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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