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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학생들과 월드컵 공동응원단 꾸렸으면"

[6.15 10주년 릴레이 인터뷰⑧] 대학생 단체 대표 좌담회

기자

입력 2010-03-07 05:01:37 l 수정 2010-03-08 20:48:33

올해는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 국방위원장이 만나 분단 이후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고 ‘통일의 이정표’라 불리는 6.15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안타깝게도 10년 전 그날부터 화해와 협력의 길을 걸어 온 남북관계가 최근 들어 꽁꽁 얼어붙어 아직까지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중의소리>는 6.15공동선언 발표 10주년을 맞이하면서 ‘봄’을 열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민간 통일운동 대표들의 고민과 다짐을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11회에 걸쳐 들어봅니다.


6.15 10주년 대학생 좌담회

학생회와 정당 대학생 대표들이 27일 6.15 10주년 좌담회를 열었다.



6.15 공동선언 10주년을 맞아 대학생 단체 대표자들의 좌담회가 지난달 27일 여의도 <민중의소리> 사무실에서 열었다. 전국 60여개 대학 학생회가 가입된 한국대학생연합 김유리 의장(전남대 총학생회장)과 민주당 장경태 대학생특별위원장, 민주노동당 임대환 학생위원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6.15 공동선언이 냉전과 대립을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고, 10주년이 기념만이 아닌 통일에 대한 담론을 더 펼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이들은 또 대학생들이 전반적으로 통일에 무관심해진건 사실이지만 이명박 정권의 대북 강경정책 등으로 긴장관계가 조성된 데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많은 대학생들이 이러한 대북정책에 반대하고 있으며, 교류사업을 활성화해서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가족이 당연히 함께 있듯이, 한 민족이라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통일을 해야 한다는것. 또 통일이 되면 동북아 평화체제가 구축되고 국방이 아닌 복지, 교육이 강화되면서 대학생들이 고통받는 등록금, 청년실업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학사회에서 통일운동이 많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6.15 10주년을 맞은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대학생 교류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월드컵에 남북이 공동출전하는 만큼 남북 대학생 공동응원단을 꾸리는 것과 남북대학생 체육문화 교류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대학생들은 통일을 염원하고 북한 대학생들과의 교류사업을 꿈꾸고 있었다. 정부가 6.15 10주년인 올해는 이들의 만남을 허락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6.15 공동선언은 냉전과 대립의 끝을 알리는 선언"

민중의소리 김병철 기자(사회자) - 대학생들에게 6.15 공동선언 10주년은 어떤 의미인가?

임대환 민주노동당 학생위원장

임대환 민주노동당 학생위원장

임대환 민주노동당 학생위원장 - 전체를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학생의 공통된 시각은 냉전과 대립의 구도가 끝나가고 새로운 시대로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통일의 방법에 대한 의견은 천차만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문을 연 것이 6.15 공동선언이라는 것에 많은 대학생들이 동의할 것이다.

장경태 민주당 대학생특별위원장 - 6.15 공동선언은 남측의 대통령이 방북해 북측의 통수권자를 만난 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그동안 갈 수 없던 땅에서 우리가 갈 수 있는 땅으로 변했다. 적화통일, 흡수통일 등 여러 통일정책들이 있겠지만 서로가 이념을 넘어서 신뢰하고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한 것이 중요하다.

대학생들에게는 반공 이데올로기로 넘쳤던 교육정책과는 다르게 우리가 살아가야할 영토가 넓어졌고 생각이 더 커졌다. 미래를 짊어질 우리 대학생에게 주어진 기회의 선언이라고 생각한다.

한대련 김유리 의장 -두 분의 의견과 같다. 10주년을 맞아 통일에 대한 의제와 담론을 많이 만들고 더 펼치는 계기가 되여야 한다.

민중의소리 - 대학생들은 현재의 남북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나?

장경태 - 우리 20대는 10대에는 IMF를 겪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세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항상 경기가 어렵다는 패러다임에 갇혀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남북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냐보다 무관심해진 게 더 큰 문제다. 한 민족으로서 통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기보다 언어가 통하는 다른 나라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금강산, 개성같은 유적지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통일부를 없애려고 했고, '미국통' 교수를 통일부장관으로 임명한 것처럼 워낙 대화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고민이 있는 대학생들은 알고 있다.

김유리 - 실제 2~3년 전까지 새내기들에게 금강산 다녀왔냐고 물어보면 교회나 수학여행 등을 통해 반 정도 다녀왔다고 답했다. 이런 경험이 북에 대한 인식에 차이를 준다. 이명박 정권 이후 북에 대한 인식이 안좋아지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무관심한 것도 사실이지만,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이나 미사일 발사 등만 보도하는 언론 등이 북에 대해 안좋은 정서를 갖게 만든다.

임대환 - 이전 세대에 비해 무관심하다. 또 현 정부에 대한 불안감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몇 년 전의 화해 분위기에 비해, 전쟁까지는 아니라도 무력 충돌이 있을 수 있고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것들 속에서 안전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다만 그 책임을 누구에게 돌리느냐로 나뉜다. 핵을 소지하고 무력도발을 야기하는 북이냐, 대북 압박정책을 펼치는 정부냐로 나뉜다. 기본 전제는 경제적 압박 속에서 대체로 관심이 떨어졌고, 전쟁 위기에 대해 전 국민적인 매너리즘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세대는 IMF의 신자유주의를 몸으로 겪은 경제적 동물이다"

김유리 한대련 의장

김유리 한대련 의장

민중의소리 - 이전 세대보다 통일에 대해 무관심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임대환 - 386세대와 비교하기는 싫지만 구조적으로 봐야한다. 경제적으로 보장된 시대의 386세대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386세대는 독재과 분단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이 높았고, 이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가 통일에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우리 세대는 정치적 동물, 경제적 동물로 나누면 IMF의 신자유주의를 몸소 겪은 경제적 동물이다. 통일이 경제로 안이어지다보니 관심이 끊긴 것 같다. 통일하면 흡수통일으로 생각하고 돈 퍼주는 것이나 혹은 경제적으로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장경태 - 이전 세대는 외세에 의해 분단되고 독재라는 부끄러운 역사에 맞서 북과 남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민족자주 의식이 강했다. 또 학교에 사복 경찰이 상주하는 것처럼 문제 의식이 없다면 이상할 정도로 누가나 독재를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임대환 - 부모세대부터 차이가 난다. 386세대의 부모는 전쟁을 직접 겪었고 이산가족도 많았다. 우리 세대는 한 세대 건너면서 북에 대해 정서적 공감성을 갖기 어렵다. 이는 새로운 통일의 관점이나 민족 의식을 불러 일으키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북이 핵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

민중의소리 -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 핵심은 북핵이다.

임대환 - 이전에는 전쟁 발언이 나오면 사재기를 했지만 이제는 북이 핵 실험을 해도 그런 혼란은 없었다. 북핵이 남을 향한것이 아니라는 의식이 있다. 다만 위기를 조장하는 세력이 있다.

김유리 -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은 6.15, 10.4 선언을 부정하는 정책이다. 국민들은 남북의 싸움이 북미간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고 본다. 미사일 발사 등이 TV에서 나오면서 어느정도 위기감을 가질 수 있지만, 남이 아닌 미국을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장경태 - 많은 국민들이 한반도 긴장상태를 반대하기 때문에 대북 강경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

누가 북을 이렇게 만들었나. 과거 예를 들면 구한말 조선은 일, 러시아, 청 등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 있었다. 이런 경우 국가가 총력을 기울일 정책은 문화, 경제발전이 아니라 '자주국방'이다. 정당성과 타당성의 구분을 해야한다. 정당성은 옳고 그름이고, 타당성은 '동의할 수 있냐, 없냐'다. 북의 군비 증강은 옳지 않지만 타당성은 있다. 경제적 봉쇄를 풀지 않고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를 하는데 북이 세계인들과 문화사업을 하겠는가. 북의 책임만이 아니다.

또 주한미군에 기대하면서 남한의 주권을 수호하려는 것은 너무 주체적이지 않다. 우리의 국방력을 신뢰하기에 북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해서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김유리 - 북이 핵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 핵을 보유하지 않았더라면 북미관계에서 북이 주도권을 많이 가지는 형국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제재와 탄압 속에서 북이 핵을 만들고 인공위성을 쏜 것은 대단하다.

장경태 - 강대국들에 반대했던 나라들이 어떻게 됐는가. 유고, 이라크, 아프간스탄, 이란이 하나하나 전복되는 것을 보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위협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김유리 - 그 나라들과 다르기에 북이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들과 같았더라면 미국에 전복됐을 것이다. 북이 핵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위치 정립에서 이기고 있는 형국이다. 북미간의 평화협정이 타결되면 남북관계의 발전도 뒤따를 것이다.

장경태 민주당 대학생특별위원장

장경태 민주당 대학생특별위원장

민중의소리 -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임대환 - 통일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 쌀과 장미다. 쌀의 차원에서 보면 굉장히 우파적인 사람들도 미국의 일극체제가 무너진다고 예측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예속적인 상황 속에서 경제의 자주성이 중요하다. 통일은 이런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다.

장미는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을 의미한다. 실제로 냉전체제가 사회 전반에 근본적인 영향을 끼쳤다. 긴장관계가 계속된다면 한국사회의 발전과 번영은 없을 것이다.

장경태 - 첫째, 민족의 과제다. 우리 엄마, 아빠가 가족인 이유가 있나. 민족은 가족보다 좀 더 큰 단위 아닌가. 엄마, 아빠가 왜 같이 있어야하느냐고 묻는다면 그 존재 자체가 이유다.

둘째, 노동력와 자원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안되겠지만 절름발인 남의 경제를 두 다리로 만드는 것은 결국 통일이다. 셋째, 동북아의 평화가 구축되서 국고를 국방예산이 아닌 복지와 교육에 쓰는게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유리 - 우선 민족적 문제로 봤을때 한 핏줄이다. 통일은 이해와 타산을 따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대학생들이 힘들어하는 등록금과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통일이다. 통일이 되는 과정 속에서 이남을 둘러싼 신자유주의적인 요소들이 많이 없어질 것이다. 어떤 교육시설도 학생을 상품으로 보지 않을 것이고, 경제문제가 해결되면서 청년실업 문제도 함께 해결될 것이다.

민중의소리 - 정부차원의 대화가 막힌 경우 민간부분의 통일운동이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통일에 대한 여론을 주도했던 대학사회도 위축 되어있는 것 아닌가?

장경태 - 위축 정도가 아니라 너무 심한 것 같다. 평화같은 것 보다는 고액연봉의 좋은 직장 등에 관심이 많다. 이념이 사회적 가치로 부각되는 비중이 줄었다.

김유리 - 민간교류 사업이 완전히 막혔다. 매년 몇 천명씩 금강산, 개성 모꼬지를 갔다오면 확실히 달라진다. 이런 사업을 통해 대학사회에서 통일 담론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모조리 막히면서 통일여론이 위축된 것으로 보여지는게 아닌가. 하지만 여전히 많은 대학 학생회가 이명박 정권하에도 통일 관련 공약을 하고 사업을 펼치고있다.

임대환 - 예전 대학사회는 시대의식을 갖고 굉장히 선도적인 통일운동을 펼쳤다. 그에 비해 2000년대 이후 학생사회가 관이 주도하는 통일운동의 부차적인 역할을 한 경향이 있다.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 하에서는 통일운동을 더 공세적으로 펼쳐 나가야한다.

"월드컵 남북 대학생 공동응원단을 꾸리고 싶다"

민중의소리 - 6.15 10주년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 있나?

김유리 - 9월, 10월쯤 개성에서 '남북대학생 체육문화통일한마당'을 열자고 제안하려고 한다. 축구, 농구부터 시 낭송까지 체육과 문화 교류사업을 해보자는 것이다. 되냐 안되냐를 떠나서 이런 것들을 요구해 나가고 남북 대학생이 만나고 싶다는 여론을 형성하려고 한다. 또 학내에서 학생회 차원으로 북한의 월드컵 경기를 응원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임대환 - 대중적으로 펼칠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에 남북이 공동 출전한만큼 대학생 공동응원단을 꾸려서 응원을 가려고 했는데 통일부에서 안된다고 했다. 안중근 순국 100년이니 하얼빈이나 금강산에서라도 공동응원을 하고 싶다.

장경태 - 북측의 대학생 단체와 '한일협약 100주년'에 걸맞은 공동선언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접촉 기회를 늘려야 한다. 체육, 문화의 교류가 있어야 한다. 남아공 월드컵을 계기로 대학생 아마추어 대표팀이 개성이나 금강산에서 교류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민중의소리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경태 - 통일은 주어지는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세가 이렇고 정권이 이래서 포기하기보다는 관철시켜나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실질적으로 이행 가능한 방안이 있을 것이다. 대중단체인 한대련이 홍보도 하고, 원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정당에서 노력하고 같이 잘 찾아봤으면 좋겠다. 대학생 교류 사업 추진위원회가 구성돼서 같이 논의했으면 좋겠다.

임대환 - 예전에는 냉전 의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탈민족주의가 심각하다. 진보적이라는 학자들조차 탈민족주의를 주창하는 게 많은데 이런 부분들에 대한 대응과 반격이 없었다. 민족이 왜 의미가 있는지 맞서서 대응하고 싸우는게 필요하다. 민족의식을 줄 수 있는 계기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 이번 6.15을 기념만 하고 끝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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