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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 단결이 통일 앞당기는 길"

[6.15 10주년 릴레이 인터뷰⑩] 불교인권위 진관 스님

현석훈 기자 radio@vop.co.kr

입력 2010-03-10 00:06:46 l 수정 2010-03-12 18:24:33

올해는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 국방위원장이 만나 분단 이후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고 ‘통일의 이정표’라 불리는 6.15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안타깝게도 10년 전 그날부터 화해와 협력의 길을 걸어 온 남북관계가 최근 들어 꽁꽁 얼어붙어 아직까지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중의소리>는 6.15공동선언 발표 10주년을 맞이하면서 ‘봄’을 열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민간 통일운동 대표들의 고민과 다짐을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11회에 걸쳐 들어봅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분단의 장벽을 넘은 지 올해로 10년을 맞는다. 김 전 대통령은 6·15남북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기틀을 마련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10·4정상선언을 통해 6·15공동선언의 맥을 이어갔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모든 것이 멈춰 섰다. 구매자 없는 '그랜드 바겐'은 유령처럼 한반도를 떠돌고 있고, 금강산 관광길이 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6·15 공동선언 10돌을 기념해야 하는 해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불교인권위원회 진관스님을 만났다.

남북관계를 흔히 6.15공동선언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남북이 적대와 대결을 거듭하던 시대와, 6.15공동선언을 통해 화해.협력관계로 전환된 이후의 시대는 역사적으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6.15공동선언 '이전' 시대에는 문익환 목사와 임수경 씨로 대변되는 사선을 넘는 방북 행렬을 비롯해 감옥 가기를 각오하고 벌어졌던 민간 통일운동의 노력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 정상 간의 만남이 이뤄지기까지 흘린 민간 진영의 노력은 선구적이다.

진관 스님은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통일'을 이야기하면 바로 국가보안법 위반이던 시절부터 통일운동에 매진해왔던 원로 종교인이다. 그래서인지 통일운동에 무척 애착이 많다. 현재에는 대학원에서 북한학과 통일을 전공하고 있다.

진관 스님은 현 정부 들어 다시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보고 "이 정부에 무엇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면서 "6.2지방선거에 총 매진하는 것이 결국 통일을 앞당기는 일이 될 것"이라고 한 마디로 정리했다.

아래는 진관 스님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인권위원장 진관 스님 인터뷰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인권위원장 진관 스님 인터뷰

-최근 불교계에서 추진하던 대규모 방북이 무산됐습니다. 조계종과 정부가 다시 불편한 관계가 되는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데요.

=불허가 되긴 했는데, 조계종 명칭으로 불허된 것은 아니니까 확대해석 할 필요는 없는데, 총무원장 스님이 다녀온 것을 정부가 그렇게 딱 잘라버릴 필요는 없었어. 그에 준한 예우를 해 줘야 하는데 이 정부는 깎아내리는데 너무 익숙해 있는 것 같아. 격앙된 단어만 골라서 쓴다고. 예우해 줄 수도 있었잖아.

예를 들면, 평양에서 개성까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못 간다 했으면 되는 거였지. 사실 눈이 엄청나게 많이 왔거든. 그래서 '불허' 말고 '연기' 정도 했으면 서로 좋잖아. 감정도 상하지 않고.

국민이 생각할 때도 '아 눈이 많이 와서 못 가는구나' 생각할 텐데 이 정부는 격앙된 단어만 쓰고 있는 거지.

조계종의 이름으로 신청한(방북) 것이 아니니까 불교가 거부당한 것처럼 보는 것은 옮지 않고. 준비가 좀 부족했지. 그렇다 하더라도 노무현 정부였으면 '불허'하진 않았을 거야.

-6·15 공동선언이 올해로 10년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상황은 10년 전으로 되돌아간 듯합니다.

=내가 99년에 국가보안법으로 잡혀 들어가서 2000년 6월 13일에 나왔어. DJ가 그날 평양에 갔지. 그리고 6·15 공동선언이 나왔잖아. 지나서 얘긴데 아쉬운 게 많아. 김대중 시대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올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어. 평양에 다녀오고 공동선언까지 한 것은 좋았는데 더 확실한 토대를 만들지 못했어. 통치권자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나. 물꼬를 제대로 텄어야 하는데 아쉽지.

이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서 특검이 실시됐었는데. 그것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 노무현 통일운동이라는 게 생겨버리고 통일관이 없어져버렸지. 특검으로 1년 끌고 2년차에 탄핵정국에 들어갔고.

노무현 정부 시대는 통일운동이 정지상태가 됐다가 말년에 바짝 한 것이 전부였어. 하지만 이것이 전체 5년을 대변하진 못하지. 통일운동의 관점에서 보면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정부의 성과를 깎아먹었어.

이명박 정부? 한 게 뭐 있어.

진관 스님은 6.2지방선거에서 야당이 단결하는 것이 통일을 앞당기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진관 스님은 6.2지방선거에서 야당이 단결하는 것이 통일을 앞당기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대북 강경책을 이어가고 있는 현정부 하에서 통일운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합니까?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아. 기본적인 병을 치료해야지. 뿌리는 두고 위만 치료해서는 안 돼. 악의 뿌리를 잘라내서 우리 뿌리를 심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아.

일단 조직관리를 해야지. 아주 밑바닥으로 들어가야 돼. 올해 선거,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겪으면서 내년에 본격적인 변화를 이루어 내야 전반적인 통일의 기조가 변할 것 같아. 준비를 철저히 해야지. 행사를 크게 하고 적게 하고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봐.

올해는 풀뿌리를 심고. 악의 뿌리를 잘라내는 작업으로 흙을 걷어내고, 내년에는 병균이 들어있나 확인하고 약 뿌리고, 3년 후에 우리 뿌리를 세우고 병든 뿌리는 불태우는 작업을 해야 돼.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절대로 통일운동은 없어.

올해만 꾹 참고, 재야나 민주당, 모든 당은 단결해서 엎어야 돼. 10주년을 맞이해서 재야가 단결해 정면으로 정치인들에게 촉구해야지. 남북공동선언은 김대중 혼자 만든 것이 아니니까. 무수한 사람들의 땀으로 이뤄진 것이잖아.

-종교계의 역할도 있을 법 한데요.

=종교계는 국가 통일운동과 맞춰가야해. 통일운동이라는 틀 속에서 불교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이것은 민족문제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거든. 정부가 나름대로 통일의 물꼬를 터야 하는데 국내정치나 대외 정세로 막혀있을 때가 있어. 그럴 때 종교가 나서줘야 하는 거지.

김대중 정부 때 소위 '만경대' 사건 있잖아. 평양에 가서 우여곡절이 많았어. 싸움도 많이 하고. 중앙일보 기자가 화장실 간 사이에 밑으로(남쪽) 팩스를 보내버렸어. 남쪽에서는 사건이 터졌다고 난리가 났고.

회의도 수십 번 했어. 비행기 타고 내려오는데 다들 초 긴장상태였지. 황석영이부터 '비행기 문 걸어잠그자', '어께동무 하고 나가지 말자' 이런 얘기들이 오고갔었는데.

비행기가 인천으로 안가고 김포로 갔어. 도착해 보니 경찰이 출동해서 싹 잡아가더라고. 그런데 종교인들은 잡아가지 않았어. 민가협 권오헌 선생 포함해서 30명을 잡아갔는데 종교인들은 싹 빠졌어.

그때 청와대에 그랬지. 모든 것을 다 종교인에게 뒤집어 씌우라. 종교인들은 사실 좀 편하잖아. 정부도 빠져나갈 구멍이 생기고.

그런데 청와대에서 그걸 못하더라고. 정부가 필요하면 종교에 기댈 필요도 있지. 그랬으면 그때 당시 저항세력들 막아낼 수 있을 텐데 김대중 정부의 한계가 있었다고 봐.

이런게 종교의 역할이겠지.

- 올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글쎄. 이 정부 하에서 뭘 할 수 있겠나 싶은데.

10주년 행사도 하긴 해야겠는데, 작게 해야 할 것 같아. 올해만 참자. 대신 그 역할을 6월 2일에 총 매진하는 거지. 재야도 민주당도, 야당들이 단결해서 이 집권세력을 엎어쳐야 하지 않겠어?

그런 다음 통일에 대한 문제를 적극 제기해야지. 뿌리를 뽑지 못하면 더 암울해 질 수도 있으니까. 일단 선거를 잘 치르고 집권세력을 갈아엎고 본격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할 것 같어. 그것이 통일운동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지 행사를 얼마나 잘 치르는가는 부차적인 문제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국민운동, 그러니까 통일운동도 지방별로 조직들이 관리가 되어야 하지 않나 싶어. 물갈이를 해야 하잖아. 정말 바닥으로 내려가서 조직관리를 새로 해야 한다는 거지. 그래서 아래에서 위를 변화시키는 작업을 해야 해. 그래서 지방선거가 중요한거야.

그러면 종교가 나서서 통일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거야. 그때는 역할이 생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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