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해군..생존자 구조는 해경, 함미 발견은 어선이

정혜규 수습기자
입력 2010-03-29 11:39:59l수정 2010-03-29 13:00:54
해군이 서해 백령도 인근에 침몰한 천안함 함미 위치를 찾는 과정에서 어선들이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천안함 침몰 수습 과정에서 군 당국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침몰 초기 생존자 구조는 해경이 하고, 실종자를 찾는 결정적 단서인 함미 위치 파악은 민간 어선이 했기 때문이다.

뒤집힌 천안함

뒤집힌 천안함ⓒ옹진군청 제공


28일, 오후 4시 20분께 침몰 해상에서 탐색, 구조작업을 지원하던 어선 3척 가운데 1척(연성호)의 어군탐지기에 이상 물체가 탐지됐다. 이상 물체를 탐지한 어선은 해군에 연락했고, 마침 현장에 도착한 기뢰제거함인 옹진함이 음파탐지기로 항미를 식별했다.

그전까지 군 당국은 해난구조대(SSU)를 투입하는 등 전면적인 탐색, 구조작업을 했지만, “바다 밑은 흙탕물을 일으키는 갯벌 수준이어서 물속에서 한 치 앞도 안 보인다”는 설명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할 뿐이었다. 실종자들이 침수되지 않았다면, “사고 이후 최대 69시간은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결국 실종자들이 있을 곳으로 예상되는 함미는 “물 속에서 한 치 앞도 안 보인다”는 해군이 아니라, 어선이 최초 발견을 했다.

해군이 이번 천안함 침몰에서 아무런 역할을 못하는 것은 초기, 생존자 구조과정부터였다. 해군은 천안함 승조원들의 생사가 달린 위급한 상황에서 조명만 비추고 아무런 구조도 하지 않았다. 실제 이들 생존자들을 구조한 것은 해경과 어선이었다. 당시 해경 관계자는 “해군 함정들은 구조시도도 하지 않은 채, 해경 함정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는 천암함이 점점 가라앉는 시간으로, 자칫하다간 대형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르는 위급한 순간이었다.

해군은 침몰 위치 표시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연평도 어민들로부터 제보를 받았다는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은 29일 “천안함이 침몰한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군은) 어제 저녁 7시에 겨우 부표를 달았다”며 군의 초동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어선도 침몰하면 스티로폼 부표를 달아 침몰위치를 바로 찾을 수 있도록 하는데, 정작 군은 천안함 침몰 위치를 표시하지 않아 탐색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사고 초기 대응만 잘했어도, 함미는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무능을 넘어 무책임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천안함을 끝까지 지켜야할 최원일 함장이 가장 먼저 자리를 떴다는 의혹은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고 있다. 최 함장은 “가장 나중에 함정을 떠났다”고 했으나, 목격자들은 “함장과 부장이 해경 함정에 구조돼 가장 먼저 현장을 떠났다”고 진술했다. 최 함장이 생존자들보다 먼저 자리를 뜬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구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결국 실종자 가족들은 이같은 군 당국의 무능과 무책임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울분을 토했다. 김동진 하사의 어머니는 “물살이 빠르고 바닥이 깊지 않아서 구조 작업할 때도 큰 배는 못 들어가고 10명 타는 보트나 들어갈 수 있다는데 그 큰 배(천안함)는 왜 거기 갔던 거냐”며 “나라 지키겠다고 군에 간 우리 아들 잡으려고 그랬던 거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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