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공개...전교조 죽이기 치명타? 자충수?

일선 학교 현장 파장 크지 않을 듯...법적 공방 돌입 조 의원 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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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20 21:09:16l수정 2010-04-20 22:20:56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그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명단 공개는 전교조 죽이기 결정판?

전교조 시국선언, 특정정당 가입 혐의 등 정부는 '눈엣가시'를 제거하려는 듯이 정권 출범 때부터 전교조를 문제삼았다. 그리고 이어 나온 것이 조 의원의 전교조 조합원 명단 공개다. 조 의원은 지난 15일 '명단을 공개하지 하지 마라'는 서울남부지방법원의 결정까지도 무시하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교조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흐름상으로 보면 이번 전교조 명단 공개도 '정권의 전교조 죽이기'의 연장선이라는 것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역으로 보자면 조 의원이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전교조 명단 공개한 것은 현재까지 정권의 전교조 죽이기가 큰 효과를 보지 못했음을 시인한 꼴이다.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교조 시국선언과 관련된 판결은 크게 엇갈리고 있는데 유죄를 선고받더라도 대법원까지 항소해 법적 논란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시국선언 관련 교사들의 목소리다. 수사를 진행 중인 전교조 특정정당 가입 혐의도 현재까지 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교조를 향한 끊임없는 정권의 시비에 국민 여론도 시들해졌다. 연이은 정권 탄압에 오히려 한판 싸움을 준비하고 단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전교조 관계자의 말이다.

일선 학교, "무슨 죄를 지었다고 공개하나?"

이번 전교조 명단 공개도 이명박 정부와 조 의원이 자충수를 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전교조 명단 공개로 인한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명단 공개 이후 조 의원의 홈페이지가 다운 되는 등 사회적 파장으로 보면 일면 성공한 듯 보이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서울지역 한 교사는 "홈페이지가 다운된 것은 전교조와 교총 등 교사들이 자신이 그 명단에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일 뿐이지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명단 공개가 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먹혀드느냐'의 관건인데, 그 역시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교육단체들의 주장이다.

좋은교사운동(대표 정병오)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담임 선생님이 어느 교원단체에 소속해 있느냐 하는 것보다 그 선생님의 교육철학이나 교육방침, 교육과 아이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과 열의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서울동성고등학교 교사인 김행수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정책국장도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그게 얼마나 큰 죄라고 그걸 공개하냐는 분위기다. 학부모, 학생들도 이상하게 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학부모 단체들의 전교조 담임 거부 1인 시위, 전교조 교사 퇴출 집회 시위 등이 예상되지만, 이마저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교조도 명단 공개를 꺼릴 게 없다는 입장으로 정면으로 맞불을 놓을 태세다.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은 불법적인 공개를 반대한다는 전제 아래 "전교조는 필요하다면 조합원이 결정해서 언제든지 명단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총 교원비리가 더 문제

오히려 이번 명단 공개로 인해 전교조가 아닌 보수적 색채의 한국교원단체의 교육비리 문제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교육비리의 온상지로 지목되는 장학사, 장학관 등 교육전문직들의 99.7%가 한국교총 소속인 것으로 드러난 것이 대표적이다. 조 의원은 19일 교원단체 가입교사 명단을 공개하면서도 장학사와 장학관 등 전문직 자료는 누락해 발표하면서 교총의 비리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다. 최근 감사단이 넘긴 부정 승진 의혹 대상자 20여명도 교총 회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은숙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학부모들이 실제 알고 싶은 것은 비리를 저지른 교장과 교사가 어떤 사람일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교육 발전을 위해서 교원단체들의 명단을 공개한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도 없다"며 "하지만 그게 전혀 교육현장에 도움이 되지 않고 혼란만 가중시키고, 쓸데 없는 이념논쟁만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법적 공방 불가피

조 의원이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면서 법적 공방도 불가피해졌다. 전교조는 교사의 소속단체와 상관없이 일천명의 손해배상 청구인단을 모집해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법정 공방에 돌입하면 조 의원은 설 자리를 더 없어진다. 김행수 정책국장은 "교육관련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특례법을 만들 때 그 공개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를 두고 조 의원은 교원단체 수까지만 공개하기로 자기가 만들어놓고 명단까지 공개해버렸다"고 비난했다.

지난 15일 법원도 명단 공개 반대 결정을 내리면서 "조 의원은 학교장이 노조 가입 교원수를 정확하게 공시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료를 받은 만큼 그 목적으로만 정보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법권자인 국회의원 신분으로 법을 어겼다는 국민적 비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정책국장은 "국회의원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어떤 국민이 법을 존중하겠느냐, 법원의 결정에 불만이 있으면 항고를 하고 따지면 되는데 법을 만드는 사람이 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전교조는 조 의원 개인을 상대로 한 형사고발할 예정이라며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법적 처벌을 벗어나보려는 술수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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