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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둘러싼 풀리지 않는 의혹들

김경환 기자 kkh@vop.co.kr

입력 2010-04-22 12:50:01 l 수정 2011-02-25 23:04:15

1천2백톤급 초계함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많은 의혹들이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여태껏 드러난 확실한 사실은 지난 3월26일 오후 천안함이 두 동강이 난 채 침몰했다는 것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와 군당국의 철저한 정보통제는 각종 '추측성' 보도를 양산하고 있고, 네티즌들도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고 이후 제기된 여러 의혹들을 정리해봤다.

'천안함' 함미 절단면 근접촬영 사진

'천안함' 침몰 20일째인 15일 오후 백령도 장촌포앞 바다에서 인양된 '천안함' 함미 부분이 바지선에 앉혀 있다. 아래 사진은 인터넷매체를 대표한 사진기자가 배를 타고 함미 300야드(273m)까지 접근해서 촬영한 사진이다.


◇ 침몰 시각은 언제? = 천안함 침몰 사고를 두고 제일 큰 혼선을 빚었던 것은 침몰 시각이었다.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초적인 정보라고 할 수 있는 침몰 시각에 대해 군 당국은 수차례에 걸쳐 바꿔서 발표했다. 처음에는 지난달 26일 오후 9시 45분이라고 했다가 그 다음에는 9시30분으로 바뀌더니 나중에는 오후 9시22분경으로 수정했다.

이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군에서 쓰는 전술지휘체계(KNTDS)에는 화면상 함정에서 발신되는 자함 위치 신호를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사고발생 시각을 확인하는 데 KNTDS 만큼 유용하고 확실한 근거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시각각 바뀐 군당국의 침몰 시각 발표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또, 당일 오후 9시16분께 백령도 방공 33진지에서 청취됐다는 '미상의 큰 소음'의 정체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 시각은 천안함 승조원이 부친과 통화를 하던 중 '지금 비상'이라며 전화를 끊은 시각이다.

이와 관련, MBC가 입수해 보도한 군당국과 해경의 상황보고일지에 따르면 천안함 소속 2함대 사령부가 최초 상황발생을 해군작전사령부에 보고한 시각은 이날 오후 9시15분이었다. 해군 작전사도 오후 9시15분을 최초 상황 발생시간으로 합동참모본부에 보고했다.

진상조사단은 중간조사결과 발표 당시 이 소음이 천안함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해 9시15분을 상황 발생기간으로 보고했다고 했지만, 여전히 이 소음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 추가 TOD 동영상은 진짜 없나 = 백령도 초소에서 촬영한 TOD 동영상도 의혹의 대상이다.

군 당국은 TOD 동영상을 모두 3번 공개했다. 처음 공개한 지난달 31일에는 '유일한 TOD 영상'이라면서 40분짜리 영상을 1분20초로 편집해 공개했다. 비난여론이 일자 이튿날 전체 영상을 공개하면서 군당국은 '더 이상의 영상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런데, 지난 7일 조사단은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추가로 새로운 영상을 공개했다. 군당국의 거짓말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이때 공개된 TOD 영상에는 이전 영상에는 없던 함미 침몰 장면이 담겨 있었고, 동시영상체계에 의해 자동녹화된 것이었다. 따라서, 이미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을 군이 영상의 존재를 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또한, 이날 공개된 영상은 반토막난 함미가 오후 9시22분38초부터 1분1초간 빠른 속도로 침몰하는 장면을 담고 있는데, 자동녹화된 것이라면 폭발과 함께 함정이 갈라지는 순간도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전역병들은 TOD 영상은 자동녹화방식으로만 촬영되며, 해상에서 선박 등 물체를 발견하는 시점부터 사라질 때까지 녹화하도록 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한미합동군사훈련과는 무슨 관계? = 천안함 침몰 당일, 서해상에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이 '독수리연습'이 진행중이었는데, 이 군사훈련과 천안함 침몰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인지에도 의혹이 쏠리고 있다.

군 당국은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천안함 침몰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미연합사령부측은 "천안함은 경계임무를 했을 뿐 직접 훈련에 참가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고 초기 군 당국은 서해상에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진행중이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사고 당일 오전 해군 2함대 사령부발로 독수리연습을 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있었고, 뒤늦게 일부 언론에서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오폭' 가능성을 제기하자 군 당국은 '사실무근'이라며 발끈했다.

하지만, 여전히 침몰 원인이 속시원히 해명되지 않으면서 이 훈련과 천안함 침몰이 연관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뒤집힌 1천2백톤급 초계함 천안함

뒤집힌 1천2백톤급 초계함 천안함


◇ 승조원 구조작업, 안했나 못했나 = 실종 승조원을 구조하는 작업과 관련해서도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군 당국이 천안함 침몰 지역에 아무런 표식도 하지 않은채 함수와 함미를 찾지 못해 헤맸다는 것은 어이가 없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애초 국방부는 천안함 함수 침몰 위치 식별을 위한 '부이(浮標)'를 설치했다고 초기에 발표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3월29일 국방부는 브리핑을 통해 천안함 함수와 함미를 못찾는 이유에 대해 해명하면서 '함수 부분은 부표를 설치했으나 떨어져나갔다'고 했다.

그러나, 해경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해군은 27일 새벽 2시25분에 앵카와 길이 50미터의 부이 2개를 연결해 해경 501함 단정을 이용하여 천안함 10~20m 앞에서 던져두었다. 해경은 이는 '천안함에 직접 연결한 것이 아님'이라고 명확히 기록했다. 국방부의 발표는 거짓으로 들통난 것이다.

또한, 구조작업은 해경이 하고, 함수와 함미를 찾는 데에서도 해군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반면, 민간어선의 결정적 역할이 있었다는 점에 비춰 애초부터 군이 구조작업을 할 능력이 없었거나 의사가 없었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사고 초기 군 당국은 실종자들이 최대 69시간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천안함의 환풍기는 격실마다 천장에 달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방수 기능은 별도로 갖추지 않아 침수되면 물이 새어 들어올 수밖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군은 '69시간 생존가능성'을 말하면서도 침몰한 함수와 함미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그것도 민간어선이 발견해 구조작업을 뒤늦게 나선 꼴이 됐다.

군이 사고 뒤 실종자 구조작업을 질질 끈 이유도 자신들의 거짓말을 감추기 위한 시간을 벌어야 했기 때문 아니냐는 의문도 나왔다.

◇ 천안함은 왜 백령도 인근에 있었나 = 침몰한 천안함이 왜 평소에 잘 다니지도 않는 백령도 연안에 있었느냐는 것도 의문이다. 이와 관련한 국방부의 해명도 오락가락 하고 있다.

사고 초기 전문가들은 백령도에서 1마일 떨어진 곳에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1200톤급 규모의 군함은 해안에서 최소 5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서 작전을 한다며 '왜 천안함이 연안에 접근했는지'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달 31일 "풍랑이 셌기 때문에 일종의 피항 차원"이라고 말했다. 해군 역시 당시의 기상이 좋지 않았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민군합동조사단의 지난 7일 중간조사 결과 발표는 전혀 달랐다. 조사단은 천안함이 특수임무수행이나 피항이 아닌 정상경비구역에서의 임무를 수행중이었다고 발표했다. 작년 11월 대청해전 이후 해군 2함대사령부의 지침에 따라 조정된 경비구역에서 작전을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사단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기상상황 때문에 피항했다는 장관이나 해군의 해명은 거짓말이 된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 1일 "당시 천안함은 승인된 정상적인 경비구역 내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며 "알려진 것처럼 백령도에 다소 근접해 기동한 것은 북한의 새로운 공격형태에 대응해 경비작전시 지형적 이점을 이용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는 과거에 비해 기동공간 측면에서 좀 더 많은 융통성을 부여한 것이며 함장 부임 후 10여 회에 걸쳐 이 항로를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백령도 현지 주민들은 천안함이 침몰한 지점이 '까나리 어장'이라면서 평소에 초계함이 다니지 않았다고 엇갈린 증언을 내놓았다.

◇ 천안함 '최초 상황발생' 지역은 어디? = 천안함의 '최초 상황 발생' 지역에 대한 보고도 해경과 군당국이 엇갈렸던 것으로 드러나 의문을 더하고 있다.

MBC가 입수해 지난 3일 보도한 인천해경의 당일 상황보고일지에 따르면 최초 상황 발생지점과 최종 침몰지역의 위치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본청과 해군에 띄운 상황보고 1보에서 천안함의 좌표를 위도 37도50, 경도 124도36라고 했으나 군당국이 발표한 천안함 최초 상황보고 좌표는 위도 37도55, 경도 124도37로 차이가 났다. 군 당국이 발표한 좌표는 해경 1보의 좌표보다 북쪽으로 약 9km 윗쪽이다.

9시33분, 부함장이 인천해경 상황실에 전화해 통보한 천안함의 위치는 처음 지점보다 약 9km 북쪽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군당국이 발표한 위치보다 약 2km 서쪽이었다.

해경이 이후 상황보고 2보를 내보낼 때에서야 사고 발생지점은 군당국 발표와 동일한 좌표로 바뀌었다.

◇ 교신기록 공개는 왜 안하나 = 군당국이 천안함의 교신기록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논란을 낳고 있다. 군당국은 교신기록 자체가 군사기밀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석연치 않다. 지난 서해교전 당시에는 교신기록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교신기록은 공개하지 않는 군당국이 천안함의 국제상선통신망 기록은 공개해 논란을 부추겼다. 작전중인 초계함이 '보안'이 취약한 국제상선통신망을 통해 교신을 해야할 이유가 무엇이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 "천안함이 26일 오후 9시19분에 2함대사령부와 교신한 내용이 국제상선통신망에 의해 포착됐다"면서 당시 교신 내용이 '아주 일상적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참여연대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은 군 통신기록 공개와 관련 "일부 기밀사항과 암호를 제외하고 풀어 쓰는 방식으로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문제는 군의 의지이지 '안보 우려'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민군 합동조사단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 규명 민.군 합동조사단 문병옥 대변인이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취재진에게 사고 발생 시각 등을 발표하고 있다.


◇ 함장 '휴대폰 수거' 지시는 왜? = 사고 발생 뒤 군이 생존자들에 대한 통제를 엄격히 하면서 '함구령'을 내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조사단은 지난 7일 중간조사 발표에서 생존자들에 대한 함구령을 내린 바 없다고 했고, 생존자들도 그렇게 말했지만 '입 맞추기' 의혹은 수그러 들지 않고 있다.

특히, 최원일 천안함 함장이 침몰 사고 뒤 병사들의 휴대폰 수거를 지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최 함장은 사고 당시 해경정에 구조된 뒤 생존 승조원들에게 휴대폰을 회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최 함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해경정으로 이동한 뒤) 휴대폰 회수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옆에 사람이 안 보이면 처음부터 혼란이 일어날 수 있어 (휴대)폰 소지를 허가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최 함장은 해경정에 구조된 오후 11시13분께 부함장에게 "지금 대원들이 정상상태가 아니니 임의로 상황을 해석하여 전파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부함장은 기관장에게 휴대폰을 회수해 보관토록 했다. 기관장은 대원들은 대부분 휴대폰을 천안함에 두고 내렸기 때문에 간부들이 소지한 휴대폰 5개만 회수했다.

하지만 최 함장이 굳이 구조되자마자 곧바로 간부들의 휴대폰을 회수하라고 지시할 이유가 있었느냐는 의혹이 남는다.

최 함장은 구조되기 전 자신의 휴대폰으로 작전사령과, 참모총장과 통화했다고 밝힌 바 있어 이같은 휴대폰 수거 지시가 상부 명령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남는다.

그러나 해군 관계자는 "상부의 지시는 없었으며, 함장 자신의 판단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최 함장은 승조원들이 피를 흘리고 당황해 판단력이 흐려져 외부에 사실을 왜곡해 전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휴대폰) 회수를 지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청와대, 처음에는 '침수'라더니 =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침몰 원인을 두고서도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침수'라더니 나중에는 '외부폭발'이라며 말을 바꾼 모양새다.

사고 초기 청와대는 '침수됐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발생 당일인 지난달 26일 이동관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이 오후 10시께 침수 보고를 받은 직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면서 "침수 사건에 대한 진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청와대가 사고 초기 최소한 '침수'라는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해군 관계자도 이날 "2함대 소속 초계함 천안함이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 해역을 순찰하던 중 원인 미상의 침수 상황이 발생해 승조원 구조에 나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이날 "선미에 폭발로 구멍이 나서 침몰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쪽 발표와는 다른 것으로 이 발표는 인양된 함미 조사결과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양된 함미에는 '구멍'이 없었다.

해경측 증언도 '침수' 가능성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해경 김수현 경비안전국장(경무관)은 지난달 30일 민주당 원내대책회의 자리에 참석해 "당시 암초를 직접 보고 왔었다"며 "26일 밤 9시 33분(사고가 발생한 후 3분 후) 해군 (평택) 2함사에 전화로 연락을 해 '(함정이) 좌초해 있으니 빨리 구해달라'고 이야기 했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암초' 충돌 가능성에 대해 계속 부인해왔다.

그러나, 사고 직후 군 당국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상황을 브리핑할 때 보여준 해도에는 '좌초'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 어뢰나 기뢰에 의한 폭발 가능성은? = 보수매체들은 외부폭발에 따른 침몰이라면서 북한 잠수함(정)의 어뢰 공격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사건 초기부터 청와대와 미국은 이런 가능성을 계속 부인해왔다.

물론, 외부폭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어뢰 공격 가능성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대왕오징어설' 만큼이나 희박한 것도 사실이다.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해역은 조류(潮流)가 무척 빠르고 수심이 25~30m 정도로 깊지 않다. 북한 잠수함이나 잠수정이 활동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면서 "여기에 조류 방향도 동남 110도, 북서 290도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기뢰 등) 뭘 내려보내도 해당 수역에 닿기 힘든 조건"이라고 한 바 있다. 어뢰나 기뢰에 의한 침몰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박사는 "어뢰나 기뢰 한 방에 초계함이 일시에 두 동강 나 침몰했다면 군사 교리를 다시 써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인양된 함미 상태를 보면 선체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진 흔적은 없었다. 때문에 '버블제트'에 의한 파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버블제트설'은 통상 거대한 물기둥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번 천안함 사고에서는 물기둥을 봤다는 이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민군합동조사단이나 보수매체들이 '압력이 선체 밑에서 위로 강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을 말하면서도 '물기둥이 수평으로 퍼졌을 수 있다'는 모순되는 주장을 내놓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버블제트'에 의한 파괴의 경우 해외 실험 사례에서는 갑판 위 구조물들이 형체도 없이 부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천안함 함미는 연돌만 부러졌을 뿐 대부분 멀쩡했다.

더구나, 배가 두 동강이 날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 발생했다면 배에 타고 있던 승조원들의 고막이 상했어야 했지만 함미에 있던 승조원들 중 고막이 손상된 경우가 없었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게다가 어뢰를 발사했다면 발사수단인 잠수함이나 잠수정이 필요한데, 여태껏 우리 군이든 미군이든 북한 잠수함이 사고 해역 근처에 나타났다는 징후를 발견한 바가 없다. 당일 서해상에서는 이지스함이 무려 3척이나 동원된 한미군사합동훈련이 벌어지고 있었고, NLL 인근에만 우리 초계함이 모두 3척이 운용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생존한 천안함 소나병이 사고 당시 특이한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점도 어뢰 공격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어뢰의 경우 피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맞는 줄 모르고 맞는 경우는 없다고 말한다.

함미 바지선에 탑재 중

천안함 함미가 바지선으로 탑재되기 전 위치 조정 중이다.


◇ 피로파괴 가능성은 정말 없나? = 사고 원인을 두고 제기되는 또 하나의 가능성은 '피로파괴'(전단파괴)에 의한 침몰이다. 군당국은 선체 절단면이 깨끗하지 않고 날카롭게 절단된 점, 사선으로 절단된 점 등을 들어 피로파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천안함 사망 승조원 가족들은 사고 뒤 '천안함이 자주 수리를 받았고, 바닥에 물이 스며든 적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천안함의 노후화 역시 이번 사고와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피로파괴 가능성에 대해 "2008년 8월2일~10월20일 정기정비를 했고 작년에는 야전정비 2회, 자체정비 1회를 했다"며 "지난 2월 자체정비를 1회 했고 장비 고장으로 인한 작전임무를 중지한 사례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국방부는 "2008년 정기정비 기간에 선체를 육상에 들어 올려 확인한 결과 선저를 포함해 선체 마모도, 노후도 등에서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지난 2004년과 2006년, 2007년 해군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는 해군 함정이 노후화에 따라 선체 피로도 증가로 성능과 안전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언급이 등장한다. 해군은 함정의 노후화에도 불구하고 전력유지를 위해 '억지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피로파괴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최근에 건존한 배도 미세한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파도가 높거나 수온이 낮을 경우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효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각종 원인에 의해 반토막난 선박 사진들을 제시하면서 "버블제트에 맞았을 때의 절단면과 갑판의 모양을 보면, 절단면의 가운데 부분이 깨끗하다. 다 날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안함의 절단면은 뾰족한 부분이 나와 있다"면서 어뢰 공격 가능성을 반박했다.

그는 "배가 좌초되면 균열·파공이 먼저 생기고 침수되면서 절단되기 때문에 침수 상태에 따라 절단면도 상이하다"면서 "침몰 원인이 어뢰가 아니라 암초나 피로파괴 또는 이들의 복합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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