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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이석채, 삼성에 "감정 갖고 기업하나" …삼성 "아쉽다"

삼성 쇼옴니아 '차별'에 발끈한 KT, 아이폰으로 양사 갈등

구도희 기자 dohee@vop.co.kr

입력 2010-04-22 20:28:39 l 수정 2010-04-22 22:17:33

아이폰 출시 이후 삼성전자와 KT의 껄끄러운 관계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석채 KT 회장이 삼성전자에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석채 KT 회장은 22일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무역협회 초청 강연에서 “비즈니스에서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 기업을 하는데 감정을 갖고 있으면 안 된다”며 삼성전자와의 불편한 관계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 회장은 ‘스마트폰과 IT혁명’이라는 주제 강연 후반부에서 KT가 출시한 삼성전자 옴니아 스마트폰인 쇼옴니아 을 두고 “쇼옴니아는 홍길동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다”고 표현했다. 그가 말한 아버지는 옴니아폰을 제조하는 삼성전자를 뜻한다.

KT와 삼성전자의 껄끄러운 관계는 KT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28일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은 열흘도 안 돼 점유율 5% 안팎을 기록하고 출시 4개월여 만에 5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곧바로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KT에 각각 옴니아2를 공급하면서 제조사 장려금을 차등 집행했고 옴니아폰 업그레이드와 주력 단말기 공급도 SK텔레콤에 먼저 제공했다.

KT의 쇼옴니아는 SK의 T옴니아에 비해 삼성전자의 보조금 차등 지급 등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소극적 마케팅 때문에 판매가 부진했다.

이 회장이 이날 “쇼옴니아는 3W(Wi-Fi, Wibro, WCDMA)가 다 되는 굉장히 진화한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삼성은 이를 작게 광고하고 SK텔레콤과 연합해 T옴니아만 열심히 팔았다”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낸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양사의 감정 싸움으로 인해 쇼옴니아 업그레이드가 늦어지면서 소비자만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윈도모바일 6.1로 출시한 옴니아2에 대해 6.5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했으나 이는 SK텔레콤용 ‘T옴니아2’에만 국한된 얘기였다. 이미 업그레이드 시행중인 SK텔레콤과 달리 KT용 ‘쇼옴니아2’는 아직도 업그레이드가 실시되지 않고 있다.

앞서 4월 초 삼성전자는 트위터를 통해 “KT를 통해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쇼옴니아에 대한 6.5 버전으로의 업그레이드가 4월 중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업그레이드는 실시되지 않고 있다.

이뿐 아니라 삼성전자는 단말기도 SK텔레콤에 우선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으로 자사의 첫 안드로이드폰인 ‘갤럭시’를 SK텔레콤에 우선 공급한다. 업계에서는 2․3 분기 내에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전략스마트폰인 ‘갤럭시S’나 바다 OS를 탑재한 ‘웨이브’ 역시 SK텔레콤에 우선 공급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이석채 회장의 발언은 이같은 삼성전자의 행태에 대한 섭섭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이석채 회장의 발언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신사마다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가 달라 같은 옴니아폰이라도 해도 동일한 것은 아니”라며 “이달 중으로 업그레이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KT에 휴대폰을 공급하면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아이폰에 대한 보조금은 KT가 부담하고 있다"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회장 개인 발언이지만 이에 대해선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KT가 지금처럼 아이폰에 우호적인 정책을 지속하는 이상 공들여 개발한 스마트폰이 아이폰 들러리로 전락할 것을 우려해 굳이 스마트폰을 KT에 공급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재 KT는 ‘공짜 스마트폰’으로 출시한 LG전자의 ‘안드로-1’ 외에는 별다른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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