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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파업 현장,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나자

한국장편경쟁 진출작 '저 달이 차기 전에', 5월 1, 6일 상영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입력 2010-04-30 11:11:14 l 수정 2010-04-30 12:06:23

영화 '저 달이 차기 전에' 서세진 감독.

영화 '저 달이 차기 전에' 서세진 감독.



29일 개막된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사회에서 역사적으로 기록될 만한 파업 현장을 직접 만날 수 있다. 다름아닌 지난해 여름, 노동자들이 자본과 공권력에 맞서 처절한 생존의 몸부림을 쳤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77일 옥쇄파업 투쟁을 다룬 서세진 감독의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저 달이 차기 전에'(따미픽처스)를 통해 현장의 생생한 감동을 느껴보자.

생사를 넘나들던 이 투쟁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그려낸 '저 달이 차기 전에'는 이번 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본선에 출품됐다. 노동자의 파업 투쟁을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가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저 달이 차기 전에'는 내달 1일과 6일 오후 2시 메가박스 10관에서 상영된다.

고가사다리와의 사투

8월 4일. 경찰은 공장 진압에 실패했다. 조합원들은 공장을 지켜냈다. 물대포로 살수 되는 최루액을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숨쉴수 없는 매케함에 눈을 뜰 수 조차 없으면서도 조합원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공장을 지켜냈다__영화 '저 달이 차기 전에' 중에서



지난해 말 제작된 '저 달이 차기 전에'는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해 극장 개봉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약 4개월 간 지역 공동체 상영만으로 이미 관객 1만 5천여명을 동원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올해 초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평점 9.9점으로 다음 영화평점 순위 1위에 몇일 간 기록되는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저 달이 차기 전에'가 장편 노동다큐로서 이번 영화제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 지 주목하고 있다. <따미픽처스>의 분위기도 고무돼 있다. 서세진 감독은 "노동 다큐가 공식적으로 영화제에 출품되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좋게 봐 줘서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희를 밝혔다.

그는 이어 "지역 상영회만 계속 하다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더 배급이 잘 되려면 영화제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저 달이 차기 전에'의 이번 경쟁부문 출품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깊다.

우선 이 영화는 이른바 '대기업 회생에 따른 경제 회복의 미덕' 아래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자본가 위주의 정리해고가 갖고 있는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먹튀 자본' 상하이 자동차에 회사를 팔아넘겼다가 최악의 위기를 맞은 쌍용차는 회생의 대가로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정부는 노사간의 갈등을 '그들만의 문제'라며 방관하면서 사측을 위해 경찰력을 투입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여준다.

그 속에 고립된 건 오로지 해고 노동자들 뿐이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사측과 공권력의 동시다발적인 압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자'는 구호로 이겨낸다. 관객들은 이런 정리해고의 이면을 영화를 통해 낱낱이 알게 된다.

점령

옥상은 순식간에 경찰 병력으로 가득찼다. 미쳐 자리를 피하지 못한 조합원들은 끔찍한 폭력에 유린당했다.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촬영자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정비지회 문기주 지회장은 눈물을 흘리며 절규했다. "그만해 이 새끼들아...그만해...."__영화 '저 달이 차기 전에' 중에서



이 영화는 또 제작진의 목숨을 담보로 만들어진 영화다. 실제 이 영화에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공포의 현장으로 뛰어들어 카메라와 펜을 든 <민중의소리> 홍민철, 장명구 기자의 투지와 열정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 두 기자들도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경찰특공대의 테이져건, 최루액 공격, 구사대가 새총으로 쏘는 볼트와 너트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실제 영화에는 카메라 옆으로 볼트와 너트가 '휙'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장면, 경찰의 집단폭행 장면 등 아찔한 영상이 담겨져 있다.

특히 옥쇄파업 말미 경찰특공대가 도장공장에 투입될 당시엔 어마어마한 인화성 물질이 보관돼 있었기 때문에, 경찰력이 무리하게 투입된다면 대형 참사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말 그대로 두 기자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무릅쓰고 현장을 지켰던 것이다. <민중의소리>와 <따미픽쳐스> 간부들은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시점 두 기자를 현장에 둘 것인지 뺄 것인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는 후문도 있다.

서 감독은 "쌍용차노조의 옥쇄파업은 정리해고가 당연시 돼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경종"이라며 "그들의 외침이 우리의 외침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당시 봉쇄된 공장 안으로 잠입했던<민중의소리> 홍민철 기자는 "이 영화를 통해 정권과 보수 언론들에 왜곡됐던 공장 안 노동자들의 실생활이 어땠는지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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