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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페인트가 탔는데 '1번'은 왜?..과학적 불일치"

서재정.이승헌, 어뢰 '1번' 글씨에 대한 의문 제기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입력 2010-06-01 12:23:27 l 수정 2011-02-25 23:04:15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사고가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린 데 핵심적인 근거라고 밝힌 어뢰 추진부 뒷부분 안쪽의 '1번' 글씨가 과학적으로 불일치하다는 의혹이 강력히 제기됐다.

물리학을 전공한 서재정 미국 존스홉킨대 교수와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자는 1일 <경향신문> 칼럼에서 "합조단의 조사 결과를 존중한다"는 것을 전제로, "어뢰의 페인트가 타버릴 정도였다면, '1번'도 완전히 타버렸어야 했고, '1번'이 남아 있다면 외부 페인트도 남아 있어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어뢰 부품이 부식된 이유가 폭발 시 발생하는 고열로 인해 부식을 방지하고자 칠해진 외부 페인트가 타서 없어졌기 때문인데, 어뢰가 폭발했다면 '1번'이 쓰여진 어뢰의 내부는 외부보다 고열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전혀 지워지지 않았느냐는 '과학적인' 의문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들은 어뢰에 칠해졌을 외부 페인트와 '1번'을 쓰는데 사용됐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유성매직 성분의 비등점(액체에서 기체로 물질의 상태가 변화되는 온도)을 근거로 이 같은 의문을 던졌다. 두 교수에 따르면 어뢰의 외부에 칠해 놓은 페인트 성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현재 가장 높은 열에 견딜 수 있는 실리콘 세라믹 계열의 페인트는 비등점이 섭씨 760도이고, 보통 유성페인트의 비등점은 섭씨 325~500도 정도이다.

이에 따라 두 교수는 "어뢰 뒷부분까지 완전하게 부식됐다는 것은 최소한 섭씨 325도의 열이 어뢰 뒷부분에 가해졌을 것"이라며 "어뢰 중에서도 가장 뒷부분이고 가장 외부에 있는 방향키도 부식돼 있었고, 따라서 이 부분의 온도도 최소한 페인트를 태울 정도인 섭씨 325도 이상으로 올라갔을 것이므로 어뢰의 내부는 이보다 높은 고열상태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1번'이라고 쓰인 후부 추진체 내부는 적어도 325도, 최대 1000도의 열을 받았을 것인데, 더 적은 열을 받은 외부 페인트는 다 타버린 반면 '1번' 글씨는 전혀 손상이 없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의문이다.

특히 이들은 '유성매직'에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각 성분의 비등점은 현저히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두 교수는 "'1번'은 페인트가 아니라 매직펜 같은 것으로 쓰여졌고, 그 잉크는 성분의 분석이 완료돼야 알 수 있다"면서도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잉크의 성분인 크실렌, 톨루엔, 알코올의 비등점은 각각 138.5도, 110.6도, 78.4도다. 따라서 후부 추진체에 300도 정도의 열만 가해졌더라도 잉크는 완전히 타 없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교수는 "비등점이 이보다 높은 유성잉크나 페인트를 사용했더라도 어뢰 외부의 페인트가 타버릴 정도였다면 내부의 유성잉크나 페인트도 함께 탔을 것"이라며 "이것이 과학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일치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거듭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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