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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어뢰 설계도 일본어는 '캐드 폰트 깨짐현상'

남미 정보원이 입수?..전문가들 "캐드 초보자의 오류"

특별취재팀

입력 2010-06-10 12:47:16 l 수정 2011-02-25 23:04:15

지난달 20일 민군합동조사단 결과 발표 당시, 윤덕용 합조단 공동단장이 어뢰 설계도와 어뢰 추진체를 비교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민군합동조사단 결과 발표 당시, 윤덕용 합조단 공동단장이 어뢰 설계도와 어뢰 추진체를 비교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기자:혹시 북한 어뢰의 팜플렛을 직접 봤나?
윤덕용:봤다. 설계도에는 영어와 일본어로 돼 있었다. 직접 봤다. 어뢰와 정확히 일치했다. 그게(설계도) 제일 확실한 증거 아니겠나.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사건 공식 조사결과를 발표한 지난달 20일 윤덕용 단장은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제일 확실한 증거"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정보원 요원이 남미에서 2003년 입수했다는 설계도의 실재 여부에서부터, 지난달 15일 인양했다는 어뢰 추진부 실물과 설계도면에 나타난 치수가 하나도 맞지 않는다는 의문, 설계도면의 스크류 부분과 실물의 스크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문 등이 그것이었다.

국방부가 이같은 의문에 대해 아직까지도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설계도면에 표기된 의미 없는 일본어 표기가 설계도면 작성 컴퓨터 프로그램인 캐드(CAD:Computer Aided Design)의 폰트 오류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누군가가 어뢰 추진부를 토대로 설계도를 창작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어

북한의 수출용 카탈로그에 나온 어뢰 설계도를 10배 확대한 것이라며 국방부가 지난달 20일 공개한 도면에 표기된 일본어 카타가나


합조단이 공개한 실제 카탈로그상 설계도를 10배로 확대했다는 도면을 보면 추진부가 시작되는 지점인 모터부의 치수 333옆에 '(シココケ)', 샤프트 치수 1345 뒤에 '(シュエエアィサィ)', 추진후부 치수 270옆에도 역시 '(タ-アィ-サィ)'라는 일본어 가타가나 표기가 나와 있다.

이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일본어인데도 지난달 20일 합조단 발표 당시 정보기관 관계자는 언론에 "자세한 의미는 모른다"며 "일본 전문가가 도와주거나 일본 측이 갖고 있는 도면에서 북한 자료를 찾은 것 같다"고 둘러댔다.

이어 24일이 되자 군 관계자는 "무기중개상이 값을 올리기 위해 설계도면의 일부 내용을 일본어로 번역했을 수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

급기야 지난주 국방부는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일본어 표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자 7일 해명자료를 통해 "설계도면상의 표기는 일본어가 아니며 컴퓨터 프로그램 호환상 문제로 발생한 무의미한 기호"라고 또다시 정정했다.

그러나 설계도의 일본어 표기는 국방부가 밝힌 "컴퓨터 프로그램 호환상 문제"가 아니라 캐드 작업시 폰트 설정을 맞추지 않았을 경우 흔히 발생하는 결과다.

캐드

설계도면 작성 프로그램인 CAD에서 폰트 오류로 나타나는 일본어 표기


이는 캐드의 설계도면 작업시 초보자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로, 전문가들은 캐드의 폰트 디렉토리에 원래 설계도를 작성했던 컴퓨터의 캐드 폰트파일을 복사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 캐드 2004버전에서 작업한 설계도면을 2007버전에서 실행시킬 경우 폰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일본어로 표기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누군가 A컴퓨터에서 캐드로 어뢰의 설계도를 그렸으며, 이 설계도 파일을 받아 B컴퓨터에서 파일을 열어 폰트가 깨져 있는 채로 설계도를 출력했다는 의미다.

남미에서 정보요원이 입수했다는 카탈로그 설계도에 캐드의 폰트깨짐 현상이 나타난 이유에 대해 군의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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