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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징후 없다. 군 설명 동의 못해"

[현장] 평택2함대 방문해 천안함 살펴본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입력 2010-06-23 05:42:15 l 수정 2011-02-25 23:04:15

천안함 좌초설을 제기해 온 해난구조 및 인양 전문가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22일 평택 2함대를 방문해 천안함을 직접 봤다. 이날 방문은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실의 요청을 국방부가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이종인 대표는 애초에는 지난 10일 이정희 의원과 함께 2함대를 방문하려고 했으나, 당시 국방부에서 '합조단 주요 관계자들이 UN 브리핑을 위해 출국한 관계로, 이종인 대표 같은 전문가에게 답변을 해 줄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이 대표의 방문을 거절한 바 있다. 30년 동안 해난구조업에 종사해 온 이종인 대표는 어뢰 폭발한 배를 직접 조사하고, 화물선이 절단되는 것을 직접 목격하는 등 수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 인양전문가다.

이종인 대표가 함미 좌현 스크래치 난 부분을 손으로 문질러 보고 있다.

이종인 대표가 함미 좌현 스크래치 난 부분을 손으로 문질러 보고 있다.



2시간 넘게 천안함 꼼꼼히 본 이종인 대표 "폭발은 없었다"

이종인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경 평택 2함대를 방문해 2시간 이상 천안함을 꼼꼼히 살펴봤다. 손으로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가스터빈실 외벽에는 직접 올라가 살펴보기도 했다. 그간 민군합동조사단이 공개한 천안함 사진과 언론 사진 등을 보고 좌초설을 제기했던 이 대표는 천안함을 눈으로 직접 보고 나서도 "폭발은 없었다"고 확신했다.

이날 방위사업청 직원과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과장이 이 대표를 안내하면서 자세한 설명을 했는데, 이 대표는 "군에서 성의껏 설명을 해줬는데, 군의 설명에 동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동의하지 못해 미안한 감 마저 들었다. 원인을 밝혀내는 게 그만큼 중요해서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천안함을 살펴보는 2시간 동안 군 관계자들과 이 대표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 대표는 함수 우현 골격에 녹 난 것을 보고는 "이런 게 좌초 현상이다. 꺽어져서 (침몰한) 다음에 좌초현상이 이렇게 되는 게 맞죠? 거기(천안함이 침몰한 장소)가 전부 암반이었거든, 우리 동료들이 가서 작업을 했으니까 (내가 알고 있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피하모니라고 거제도 앞 바다 89m 해저에 폭발해서 가라앉은 배가 있다. 그걸 잠수해서 촬영하고 그랬는데 그거(폭발한 피하모니) 보면 정말 처참하다"라고 말했다. 과거 경험과 비교해봐도 천안함은 폭발로 볼 수 없다는 말을 이같이 표현한 것이다.

이종인 대표가 함미 절단면을 살펴보고 있다.

이종인 대표가 함미 절단면을 살펴보고 있다.


이종인 대표가 가스터빈실 외벽에 올라가 살펴보고 있다.

이종인 대표가 가스터빈실 외벽에 올라가 살펴보고 있다.



이종인 "찢어진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국방과학연구소 "제 분야가 아니어서 모르겠다"

찌그러지고 찢겨진 함 안정기 아래서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군에서는 버블 압력에 의해 찌그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침 이정희 의원실의 요청으로 흡착물질 채집을 위해 2함대를 방문한 국방과학연구소 직원까지 가세해 '디싱현상'이라는 전문용어까지 써가면서 애써 설명했다.

이 대표는 찢어진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고 물었고, 국방과학연구소측에서는 "그것은 (제 분야가 아니어서) 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배가 잘라지는 것 봤냐. 15만톤 화물선이 잘라지는데 (내가 거기서) 20일동안 먹고자고 그랬다. 배 잘라지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정주영도 못보고 누구도 본 사람이 없다"고 일침을 놨다.

모두 앞쪽으로 휜 우측 프로펠러 날개 앞에서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군에서는 "저희도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나 상당히 고민을 했는데, 이 프로펠러가 스웨덴 가메와 제품입니다. 가메와에 확인하고 저희 과학자들이 분석한 결과, 급정거를 해서 관성 모멘트에 의해서 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종인 대표는 "이게 무슨 버스냐. 버스가 가다가 서면 승객이 앞쪽으로 쏠린다는 식으로 설명을 하니, 그게 이해가 되냐"라며 "이거(프로펠러) AS 안 되냐. 이 두꺼운게 관성에 의해 휠 정도면"이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프로펠러는 고속 후진하면서 생긴 손상으로 보인다. 고속 후진하면서 단단한 사주(모래언덕)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인 대표는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은 가스터빈실 외벽도 꼼꼼하게 살펴봤다. 가스터빈실 외벽은 가스터빈 잔해와 함께 보관돼 있는데, 합조단에 따르면 바로 수중 비접촉 폭발이 일어난 지점이다. 가스터빈실 외벽은 선저(배밑바닥) 부분이 움푹 들어가 있다. 이 대표는 "날카로운 바위에 부딪힌 흔적은 없으나 중앙이 움푹 들어갔는데 버블이 거기만 치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천안함 갑판도 봤으면 좋겠다고 했으나, 군에서는 공개하지 않은 지역이라면서 보여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절단면이 부분적으로는 딱(한번에) 부러진데도 발견되지만, 이는 철판의 강도 때문이지 폭발에 의해 잘린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철판이 뜯겨진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또 찢어진 함 안정기, 함체의 금속 스크래치, 앞으로 휜 프로펠러 등은 좌초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라고 말했다.

이종인 대표는 얼마나 답답했던지 군 관계자들에게 "폐선을 하나 사서, TNT 250 Kg을 수중 비접촉 폭발을 시켜보자"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직접 실험을 해서 따져보자는 것이었다. 이종인 대표는 "실험결과는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군에서는 그걸 왜 하냐고 반문하던데 정말 그렇게 해보면 속이 시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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