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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한 곳씩만 방문해도 "타임오프 한도 초과"

조합원 절반 해외에 있는 항공사노조는 더 심각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입력 2010-07-28 06:25:25 l 수정 2010-07-29 08:19:13

시중은행과 우체국은 전국 곳곳에 각 지점을 두고 있다. 때문에 금융노조와 체신노조 조합원 역시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고용노동부의 근로시간 면제한도(타임오프 한도)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이들은 정상적인 노조활동이 불가능하다.

28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농협중앙회지부·우리은행지부·신한은행지부·하나은행지부의 지역별 분회수는 총 4천710개다.<표1 참조> 노조 34개 지부를 모두 합하면 분회수는 7천802개에 달한다. 시중은행의 영업점이 서울·경기·인천에 몰린 탓에 분회도 서울·경기·인천 집중돼 있다. 그런데도 노동부 고시에는 전국 분포 사업장의 특성이 반영돼 있지 않다. 노조의 현장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주선 노조 정책국장은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고도 임단협 설명회는 문서로 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체신노조는 전국 단위 사업장 중 규모가 가장 큰 노조다. 전국 16개 시·도에 산재해 있는 3천688개의 우체국에 4만3천453명이 일한다. 이 중 집배원·우편원·계리원·상시위탁집배원·별정우체국 종사원 등 2만6천134명이 조합원이다. 노조에는 7개 지방본부와 2개 가맹조합, 245개 지부, 1천424개의 분회가 있다.<표2 참조>

노조 전임자는 53명인데, 노동부 고시에 따르면 17명만 인정된다. 전임자 1명당 조합원 1천539명인 셈인데, 전임자 1명이 전국에 산재한 217개의 우체국을 담당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조는 "전임자가 줄어들면 조합원 고충처리는 물론이고 산업안전 활동도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안전사고 건수가 318건에 달한다. 순직(3명)·중상(111명)·경상(299명) 등 재해자만 400명이 넘는다. 주로 이륜차를 이용하는 집배원들이 업무수행 중 상대방의 과실로 목숨을 잃는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집배원 사고가 날 경우 지방본부장이 나서 처리했는데 앞으로 이런 편의제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국 분포 사업장보다 심각한 곳도 있다. 조합원들이 한 달에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 나가 있는 항공사노조들이다. 이들 노조는 "노동부 고시로는 노조활동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의 경우 조합원수가 1천300여명으로 노동부 고시에 따라 1만시간(풀타임 전임자 5명)까지 사용할 수 있다. 현행 전임자 10명에서 절반을 줄여야 하는 것이다. 사용자측은 한 발 더 나아가 대한항공노조와의 배분을 이유로 3명의 풀타임 전임자만 인정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한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항공법에 따라 조종사는 의무적으로 한 달에 20시간 이상 비행시간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노조전임자라 할지라도 매달 일정시간은 근무를 하고 있다”며 “조합원 역시 한 달에 10~13일을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데 사측 요구대로 전임자수를 대폭 줄이면 노조활동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타임오프 협상이 지난 20일 결렬되자, 다음달부터 현 전임자 10명이 전원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차라리 전임활동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노조의 이 같은 선언에 회사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사측은 단체협약을 개정해 비행시간을 연간 1천시간에서 1천50시간으로 상향조정할 계획인데, 노조의 전임자 업무복귀 선언으로 단체교섭이 무기한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타임오프 고시 부칙에는 ‘최초로 적용되는 근로시간면제 한도에 관한 특례’ 조항을 두고 있다. 타임오프 한도를 처음 적용하는 것을 고려해 지역적 분포·교대제 근로 등 사업장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체신노조는 “특례 조항에 따라 전국 분포 사업장에는 적어도 조합원수 500명당 1명의 전임자를 추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새로운 타임오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영·오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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