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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588살인사건 주변, 여전히 영업 활발

성매매 피살 여성, 집안 가족 4명 돌보던 딱한 처지로 알려져

김만중 기자 kmj@vop.co.kr

입력 2010-08-02 22:15:44 l 수정 2011-02-25 23:04:15

청량리역 588번지. 살인사건 발생 현장

청량리역 588번지86호. 살인사건 발생 현장



여전히 성업 중인 588 ··· 단속은 없어

끔찍한 살인 사건이 난 청량리 588 성매매업소 86호 주변은 여전히 성업중이다.

성매매업소 86호는 청량리역 5번 출구에서 불과 150여 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5번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L모 백화점이 있고, L모 백화점 주차장 골목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곧 성매매업소 천국이 된다.

살인사건이 발생한 30일 저녁에 해당 지역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골목에는 네댓 명의 호객행위를 하는 아줌마들이 띄엄띄엄 서 있었다. 겉모습은 파마머리에 영락없는 ‘어머니’들이나 한 손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점이 달랐다.

아줌마들을 통과하니 곧바로 허름한 골목길과 ‘형님’들이 나왔다. 나이 40대에 배가 나오고 완력이 있어 보였다. 머리칼은 ‘깍두기’에다 검은색 팔뚝에는 문신이 돼있고, 금목걸이 금팔찌도 차고 있었다. ‘형님’들은 주변 교통정리를 하느라 바빴다. 혹여 살인사건이 난 지 모르고 통행하려는 사람들이 있으면 호루라기를 불면서 “돌아가라”고 했다.

86호 반대편 건물 뒤에서는 조그만 평상에 아줌마 일곱 명이 술을 먹고 있었다. 86호 바로 맞은편에 있는 가나안교회에서는 부검이 이뤄지고 있는 시각에도 예배소리가 바깥까지 흘러나왔다.

사건 발생 후 각 언론사들이 카메라를 들고 우르르 몰려오니, 무슨 일인가 하고 성매매 종사자로 보이는 여성들도 자기 업소 밖으로 나와 구경에 열중했다.

이렇듯 2004년 성매매 특별법 단속 이후 사라진 줄 알았던 청량리 588은 멀쩡하게 살아 있었다. 대신 업소 운영 방식이 조금 바뀌었다. 그전에는 포주가 성매매 여성들을 고용하는 형식이었다면, 지금은 성매매 여성들이 방을 빌려 영업하는 방식이다.

24시간 3교대로 운영되는 데, 한 달을 기준으로 ‘방값’은 낮 사간은 100만원, 밤 시간은 250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처음 방을 빌릴 때 상당한 액수의 권리금을 내야한다. 나머지 금액은 성매매 여성 몫이다.

문제는 명백하게 ‘청소년 금지구역’인 성매매 업소가 거의 무방비로 ‘방치’돼 있다는 사실이다. 해당 골목에는 ‘이 지역은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경찰이 신분증 제시 요구시 응해야 합니다’라는 낡은 표지판 하나 외에는 아무런 제지가 없다.

불과 5m만 나가면 일반 음식점과 버스정류소 청량리역 광장이 나온다. 일반시민들이 이용 통로와 섞여 있다는 거다. ‘경찰이 이 지역에 대한 단속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이 자연스레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성매매 업소 여성 살해사건 수사 어떻게 이뤄지나?

청량리 588 성매매업소 안에서 피살된 박모(34)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주변 탐문수사와 사고 발생 시각 당시의 주변 CCTV를 확보해 확인한 결과 중랑구에 거주하는 50대 택시기사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쫓고 있다.

앞서 박씨는 2004년 잠시 ‘청량리 588’에서 일하다가 ‘성매매특별단속법’ 시행으로 ‘영업’이 거의 불가능해지자 성매매업소 일을 그만두고, 공장을 다니다가 가정 형편이 더 나빠지자 작년 다시 업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작년 성매매 업소에 오기 전부터 용의자와 알던 관계였고, 용의자가 평소에도 자주 박씨를 찾았다”며 “내연관계였다가 관계가 틀어지다 보니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치정관계에 의한 살인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숨진 박씨는 암투병중인 아버지와 뇌출혈로 쓰러진 어머니, 동생 두 명 등 총 4명을 돌봐야 하는 집안의 ‘가장’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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