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검증, 인터넷이 주도...<민중의소리><오마이뉴스> 빛났다
에쿠스 관용차, 부농 아들, 뇌물 수수 의혹 집중 보도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입력 2010-08-31 10:59:44 수정 2011-02-25 23:04:15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킨 결정적 한 방은 청문회에서의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청문회에서의 '거짓말'이 결정적 한 방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8일 총리 내정 후, 약 2주간 김태호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치열한 검증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40대 총리 김태호' 띄우기에 열을 올리면서, 총리 후보자 검증에 손을 놓은 상황에서, <민중의소리>와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언론의 검증 보도가 김 후보자 낙마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에쿠스 관용차' '빈농 아들 아니었다' 보도로 서민이미지 벗겨내
<민중의소리>는 김태호 총리 후보 내정이 발표된 지난 8일, 기자를 경남에 급파해 김태호 후보자 관련한 정보 수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9일 "김태호 후보가 '에쿠스 리무진'을 피하는 진짜 이유"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2005년 경남도지사 당시 2년 6개월밖에 사용하지 않은 전임 지사의 관용차량 '다이너스티'를 두고도, 7천만원을 들여 최고급 에쿠스 리무진을 구입했다가 세금낭비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는 김태호 후보자가 총리 지명 뒤, 관용차로 정부에서 지원되는 4600cc급 에쿠스 차량을 마다하고 2400cc급 그런저TG를 타고 나닌다는 기존 매체의 보도와 대비되면서 정치권에서 회자됐고, 다수 매체가 <민중의소리> 보도 내용을 받아서 보도했다.
'에쿠스 관용차' 보도가 포장된 김태호 후보의 서민 이미지를 한꺼풀 벗겨냈다면, <민중의소리> 12일자 "김태호, 농민 출신도, 빈농의 아들도 아니었다" 제하의 기사는 김 후보자의 서민 이미지 포장에 결정적 타격을 입혔다.
청와대는 김태호 후보자 발탁 배경으로 '중도.친서민 정책노선 강화'를 꼽았고, 김태호 후보자도 지명 뒤 "소 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돈도 권력도 배경도 없는 내가 오로지 용기와 도전으로 바닥부터 도의원, 군수, 최연소 도지사 2번을 했다"라며 본인이 '빈농의 아들'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민중의소리>는 거창 현지에서 김 후보자의 거창농고 동문 등 거창지역 인사들을 종합 취재해, 김 후보자의 집안은 빈농이 아닌 부농에 가까웠고, 그의 정치적 성공 스토리의 배경에는 정치권 유력인사와 친분이 있는 아버지가 있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야권은 인사청문회에서 과대 포장된 김태호 후보자의 서민 이미지를 벗겨내겠다고 별렀다.
조간경남 기사 폐기 의혹 보도, 이용섭 의원이 확대하면서 파장
<민중의소리>는 16일 김태호 후보자의 도지사 시절 '신항만 관제데모 사건 전말'을 보도했고, 18일에는 '조간경남 기사 폐기 의혹'을 보도했다. 김태호 후보자가 도지사 시절 경남개발공사 사장 청탁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다룬 기사를 외압을 행사해 폐기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는 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19일 <민중의소리> 보도에 새로운 내용을 더해 폭로하면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용섭 의원은 조간경남 기사를 폐기하는 조건으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김태호 후보자의 부탁을 받고 조간경남에 2억원을 투자했다는 내용을 추가로 폭로했다.
이 보도 직후 김태호 후보측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지만, 정황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이 컸다. <민중의소리> 편집국으로는 취재원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다른 매체 기자들의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민중의소리> 보도로 서민이미지가 한꺼풀 벗겨지고, 뇌물수수 의혹으로 도덕성에도 타격을 입은 김태호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 의원들의 노력으로 재산 관련한 의혹도 부각됐다. 김 후보자측의 설명대로라면, 도지사 시절 봉급의 대부분을 저축하거나 빚 갚는데 써서 '최저생계비' 수준의 생활을 해야 했으나, 잦은 해외여행 등 이해할 수 없는 씀씀이가 드러났다.
이와 관련, <민중의소리>는 김태호 후보자 부인의 명품백을 보도해, 월 155만원의 최저생계비 수준의 생활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의 재산 관련한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이 보도 또한 24, 25일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에 의해 인용됐고, 다수 매체가 보도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김태호 의혹 발원지는 민중의소리?"
<조선일보>는 인사청문회를 앞둔 21일, "김태호 후보자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 제기된 주요 의혹들을 민중의소리가 먼저 보도했고, 야당이 민중의소리가 보도한 일부 의혹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면서 "여권 내에선 민중의소리가 김태호 의혹의 소스(제보원)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사실상 그로기 상태에 빠진 김태호 후보자는 25일 인사청문회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만난 시기와 관련해 거짓말을 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김태호 후보자는 "2007년 전에는 박연차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가, "2006년 5월 지방선거 전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꿔 청문회 위증 논란이 일었다.
여권에서도 "김태호 후보 자진사퇴" 요구가 나오는 등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오마이뉴스>는 27일, 2006년 2월 김태호 후보자와 박연차 전 회장이 지역 출판기념회에서 나란히 찍은 사진을 보도한 '경남신문'의 보도를 발굴 보도하면서 결정타를 날렸다.
결국, "JP 이후 39년만의 40대 총리" "빈농의 아들" 등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중앙 정치 무대에 등장한 김태호 후보자는 총리 지명 21일만에 자진사퇴 형식의 불명예 퇴진을 하고 말았다.
특히,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40대 총리 김태호' 띄우기에 열을 올리면서, 총리 후보자 검증에 손을 놓은 상황에서, <민중의소리>와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언론의 검증 보도가 김 후보자 낙마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40대 총리' '빈농의 아들' 등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중앙정치 무대에 등장한 김태호 총리 후보자는 21일만에 자진사퇴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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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는 김태호 총리 후보 내정이 발표된 지난 8일, 기자를 경남에 급파해 김태호 후보자 관련한 정보 수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9일 "김태호 후보가 '에쿠스 리무진'을 피하는 진짜 이유"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2005년 경남도지사 당시 2년 6개월밖에 사용하지 않은 전임 지사의 관용차량 '다이너스티'를 두고도, 7천만원을 들여 최고급 에쿠스 리무진을 구입했다가 세금낭비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는 김태호 후보자가 총리 지명 뒤, 관용차로 정부에서 지원되는 4600cc급 에쿠스 차량을 마다하고 2400cc급 그런저TG를 타고 나닌다는 기존 매체의 보도와 대비되면서 정치권에서 회자됐고, 다수 매체가 <민중의소리> 보도 내용을 받아서 보도했다.
'에쿠스 관용차' 보도가 포장된 김태호 후보의 서민 이미지를 한꺼풀 벗겨냈다면, <민중의소리> 12일자 "김태호, 농민 출신도, 빈농의 아들도 아니었다" 제하의 기사는 김 후보자의 서민 이미지 포장에 결정적 타격을 입혔다.
청와대는 김태호 후보자 발탁 배경으로 '중도.친서민 정책노선 강화'를 꼽았고, 김태호 후보자도 지명 뒤 "소 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돈도 권력도 배경도 없는 내가 오로지 용기와 도전으로 바닥부터 도의원, 군수, 최연소 도지사 2번을 했다"라며 본인이 '빈농의 아들'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민중의소리>는 거창 현지에서 김 후보자의 거창농고 동문 등 거창지역 인사들을 종합 취재해, 김 후보자의 집안은 빈농이 아닌 부농에 가까웠고, 그의 정치적 성공 스토리의 배경에는 정치권 유력인사와 친분이 있는 아버지가 있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야권은 인사청문회에서 과대 포장된 김태호 후보자의 서민 이미지를 벗겨내겠다고 별렀다.
조간경남 기사 폐기 의혹 보도, 이용섭 의원이 확대하면서 파장
<민중의소리>는 16일 김태호 후보자의 도지사 시절 '신항만 관제데모 사건 전말'을 보도했고, 18일에는 '조간경남 기사 폐기 의혹'을 보도했다. 김태호 후보자가 도지사 시절 경남개발공사 사장 청탁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다룬 기사를 외압을 행사해 폐기했다는 내용이었다.
ⓒ양지웅 기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무실 로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후보자 사퇴 의사를 밝히며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이 보도 직후 김태호 후보측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지만, 정황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이 컸다. <민중의소리> 편집국으로는 취재원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다른 매체 기자들의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민중의소리> 보도로 서민이미지가 한꺼풀 벗겨지고, 뇌물수수 의혹으로 도덕성에도 타격을 입은 김태호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 의원들의 노력으로 재산 관련한 의혹도 부각됐다. 김 후보자측의 설명대로라면, 도지사 시절 봉급의 대부분을 저축하거나 빚 갚는데 써서 '최저생계비' 수준의 생활을 해야 했으나, 잦은 해외여행 등 이해할 수 없는 씀씀이가 드러났다.
이와 관련, <민중의소리>는 김태호 후보자 부인의 명품백을 보도해, 월 155만원의 최저생계비 수준의 생활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의 재산 관련한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이 보도 또한 24, 25일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에 의해 인용됐고, 다수 매체가 보도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김태호 의혹 발원지는 민중의소리?"
<조선일보>는 인사청문회를 앞둔 21일, "김태호 후보자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 제기된 주요 의혹들을 민중의소리가 먼저 보도했고, 야당이 민중의소리가 보도한 일부 의혹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면서 "여권 내에선 민중의소리가 김태호 의혹의 소스(제보원)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사실상 그로기 상태에 빠진 김태호 후보자는 25일 인사청문회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만난 시기와 관련해 거짓말을 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김태호 후보자는 "2007년 전에는 박연차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가, "2006년 5월 지방선거 전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꿔 청문회 위증 논란이 일었다.
여권에서도 "김태호 후보 자진사퇴" 요구가 나오는 등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오마이뉴스>는 27일, 2006년 2월 김태호 후보자와 박연차 전 회장이 지역 출판기념회에서 나란히 찍은 사진을 보도한 '경남신문'의 보도를 발굴 보도하면서 결정타를 날렸다.
결국, "JP 이후 39년만의 40대 총리" "빈농의 아들" 등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중앙 정치 무대에 등장한 김태호 후보자는 총리 지명 21일만에 자진사퇴 형식의 불명예 퇴진을 하고 말았다.
정웅재 기자jmy94@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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