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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국정원, 국가보안법 수사 한다더니 집시법 수사"

정혜규 기자 jhk@vop.co.kr

입력 2010-09-02 16:47:34 l 수정 2010-09-03 09:18:30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국정원의 수사를 받고 있는 도한영 6.15공동위 부산본부 사무처장은 지난달 25일 국정원에서 조사 받았던 과정을 잊을 수가 없다.

도한영 사무처장

도한영 사무처장이 지난달 3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정원위 허위 수사를 지적하고 있다.



도 사무처장은 지난 6월초 북측으로부터 지령을 수수하고 이적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세 차례 국정원 소환조사를 받았다. 지난 2008년 9월 개성에서 열린 6.15 남측위원회와 북측위원회 실무회담에서 북측의 지령을 받고 국내에서 통일 운동 등을 진행했다는 것이 주요 혐의다.

하지만 국정원에서는 영장에 제시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만 조사한 것이 아니었다. 세 번째 소환이었던 25일 갑자기 경찰청 보안수사대 직원이 들어와 집시법 위반 수사를 진행한 것이다.

지난 2008년 4월 진행한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규탄 기자회견, 합조단의 천안함 진상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의혹 제기 기자회견 등 총 4차례 참여한 기자회견이 사실상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집회라는 조사였다.

도 사무처장은 “국가보안법 수사를 한다고 불러놓고 집시법으로 별건 수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 기분이 나빴다”며 “국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우니 집시법이라도 적용하려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별건 수사는 본래 영장에 제시한 혐의 사실과 달리 본건 입증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입증이 쉬운 다른 혐의를 적용하는 수사 기법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사회적인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도 사무처장은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군사훈련 반대 등 2008년 이후에 제가 한 사업은 이미 2000년부터 해왔던 사업”이라면서 “갑자기 2008년 북한의 지령을 받아 사업을 했다고 하는 것이 말이 안되니 집시법 수사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도 사무처장이 황당했던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에 따르면 국정원은 도 사무처장 개인 명의의 세 개 통장사본, 거래 내역표를 공작금의 증거라고 제시했다. 3월 23일자로 9천만 원이 넘는 돈이 입금과 출금된 것이 공작금 사용이 아니냐는 것이다.

당시 돈을 입출금한 기억이 없던 도 사무처장은 수사가 끝난 이후 해당 은행에 찾아가 계좌를 확인했지만 돈을 입출금한 기록이 전혀 없었다. 도 사무처장은 “국정원이 지령수수 이적행위가 성립하지 않자 허위사실을 조작하는 낡은 수법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신 공격 수사도 있었다. 지난해 6.15공동선언 9돌을 기념한 행사에서 북측이 보낸 축전을 낭독했는데 장소를 가지고 시비를 건 것이다. 도 사무처장에 따르면 국정원은 그를 조사하며 “그렇게 좋은 것을 왜 시내에서 발표 하지 않고 실내에서 숨어서 했느냐”며 “비겁하다”고 자극했다.

도 사무처장은 “제가 국정원 수사에서 묵비를 하고 있으니 화가 나서 그런 것인지 비꼬려고 하는 것인지 국정원은 제 인신을 공격했다”며 “국정원이 법을 집행하는 국가수사기관으로서 기본적인 공정성과 자질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도 사무처장은 지난달 31일 6.15부산본부와 함께 이같은 국정원의 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도 사무처장은 “국정원의 수사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며 “불법 수사를 진행한 것에는 꼭 인권위 등에 제소해 문제를 삼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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