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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의 소리없는 '역사교육' 죽이기

과목축소에 한국문화사 폐지···근·현대사는 한국사에 통폐합

김만중 기자 kmj@vop.co.kr

입력 2010-09-02 17:47:45 l 수정 2011-02-25 23:04:15

인사말 하는 이주호 신임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정기국회 첫날인 1일 오후 국회 본회의 개회식에서 이주호 신임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중·고등학교 역사 과목을 ‘홀대’하고 있다.

역사 과목 축소는 작년 발표된 2009 교육과정시안에서 시작됐다. 2009 교육과정시안에 따르면 고교 1학년 학생들의 경우 역사 과목은 ‘필수’에서 ‘선택’으로 격하됐다. 또 2009 교육기안에는 기존에 ‘선택’ 과목으로 포함돼 있던 ‘한국문화사’를 폐지했다. 역사를 선택하지 않는 학생의 경우, 역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학교 졸업이 가능하게 바뀐 것.

또 정부는 지난 19일 발표한 2014 수능개편안에서 사회탐구 영역의 비중을 현재의 절반으로 낮췄다.

현재 수험생들은 국사, 한국근현대사, 세계사, 윤리, 한국지리, 경제지리, 세계지리, 법과 사회,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11개 과목 중 최대 4개 과목을 선택해 수능을 치르고 있다.

수능개편안은 사회 11개 과목을 한국사, 세계사, 윤리, 지리, 일반사회, 경제 등 6과목으로 통합시킨 다음 한 과목만 수험생들이 시험을 보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수능을 중심으로 교육과목의 중요도가 반영되는 현 고등학교 교육 시스템을 고려하면, 역사 교육은 앞으로 ‘골치만 아프고, 대학진학에 별 도움 안 되는 과목’으로 전락하게 됐다.

근·현대사, 사실상 수능에서 없어졌다

2009교육과정시안에 따르면 역사 과목의 핵심이라고 불리는 ‘근·현대사’ 과목은 한국사에 통합된다. 그나마도 수험생들이 수능에서 한국사를 선택하지 않으면, ‘버려도 되는 과목’이 된다.

확률로만 봐도 6명의 수험생 중 5명은 한국사를 ‘버리게’ 된다. 또 한국사를 선택한 1명의 수험생도 전체 한국사를 공부하느라, 근현대사를 소홀히 공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상황은 더 심각하다. 실제 모의고사 등에서 수험생들이 역사를 선택하는 비율은 10명 중 한 명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국역사교사모임 오세운 대표(용산고)는 “수능개편안이 바뀌면 고등학교는 영향이 없을 수 없다”며 “앞으로 역사 과목에서 수업의 질이나 학생들의 집중도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 대표는 이어 정부의 역사교육 ‘홀대’ 정책에 대해 “박은식 선생이 나라는 망해도 역사는 망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상황이 반대다”라며 “나라가 망하지도 않았는데 역사가 망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역사연구회, 한국근현대사연구회, 역사교육연구회, 전국역사교사모임 등은 10월 25일께 공동세미나를 열고 역사 교육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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