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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조선로동당 대표자회, 어떻게 볼까?

김경환 기자 kkh@vop.co.kr

입력 2010-09-30 11:09:16 l 수정 2011-02-25 23:04:15

북한 조선로동당 대표자회가 지난 28일 열렸다. 이번에 열린 제3차 당대표자회는 1966년 제2차 당 대표자회 이후 44년 만에, 제6차 당대회가 열린지 30년만에 열린 것이다. 오랫만에 열리는 것이니만큼 어떤 안건이 다뤄질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당대표자회에 참석한 김정일 위원장

당대표자회에 참석한 김정일 위원장

조선중앙통신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번 당대표자회 안건은 모두 세가지였다. ▲김정일 위원장의 당 총비서 재추대 건 ▲조선로동당규약개정 건 ▲조선로동당 중앙지도기관 선거가 그것이다. 이 안건들은 모두 일사천리로 하룻만에 처리됐다.

이번 당대표자회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 안건들 자체다. 안건들은 공통적으로 당조직을 정비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북한은 지난 1994년 고 김일성 주석 서거 이후 당 조직에 대한 정비를 하지 못해왔다. 이같은 사실은 대략 10년 주기로 열리던 당대회가 1980년 제6차 당대회를 끝으로 아직까지 열리지 못한 것과 맞닿아 있다.

전직 정부 고위 관리는 이와 관련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특별하게 주목해야 될 점이 있다면 당의 기능을 정상화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일 체제가 공식출범하면서 내세운 구호가 선군정치로 하겠다는 것이었다"면서 "10년 동안 운영해왔는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당대표자회를 소집한 것이고, 그 결과로 당의 기능을 강화하고 정상화할 것은 정상화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분석했다.

당조직을 정비하는 데에서 나서는 일차적인 문제는 사람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당대표자회에서는 사람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김정일 위원장은 다시 당의 최고 실권자인 총비서로 재추대됐다. 이는 그동안의 김 위원장의 집권에 대한 평가인 동시에 앞으로도 김정일 위원장의 통치력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노동당규약 개정도 이뤄졌다. 자세한 규약 개정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동지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사상적전일체로서의 당의 특성에 맞게 조선로동당 최고지도기관의 구성과 그 지위와 역할에 대하여 새롭게 규제하였다"고 소개했다. 김정일 위원장 중심의 '영도체계'를 확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당대표자회에서는 당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 선거와 당중앙검사위원회 위원 선거가 치러졌고, 같은날 열린 당중앙위원회 9월 전원회의에서는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당 중앙위원회 비서선거와 비서국 조직, 당중앙군사위원회 조직, 당중앙위원회 부장, 당중앙위원회 기관지 '로동신문' 책임주필 임명, 당중앙위원회 검열위원회 선거가 치러졌다.

이 결과에 따르면 당 정치국은 기존에 비해 27명 증가했으며, 비서국은 6명, 당중앙군사위원회는 13명, 당중앙검사위원회는 9명이 증가했다.

관심을 받은 김정은의 경우 이번 당대표자회 직전 조선인민군 대장 칭호를 수여받은데 이어 당대표자회를 통해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김정은의 등장을 두고 일각에서는 '후계구도 공식화'라고 해석을 하고 있지만 그렇게 단정짓는 것은 성급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대북전문가는 "후계문제를 다들 얘기하지만 당직을 맡은게 당중앙군사위원회와 중앙위 위원만 맡고 있어서 어떻게 봐야할 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다른 전문가는 "김정은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한 회의라는 것은 너무 과장됐다. 확대해석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국에 자리를 가져야 하고, 후계 체제를 훈련받기 위해서는 비서국에서 훈련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정은은 정치국에도 비서국에도 선임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국방위원회가 헌법상 북한을 통할한다. 당중앙군사위원회는 지금까지 해온 일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중요한 것은 당대표자회를 놓고 너무 섣불리 한쪽으로만 논의를 끌고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북한은 작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 때 헌법을 개정한 바 있는데, 이때 국방위원회가 사실상 모든 주요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했다. 국방위원장은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로 적시하고, 국가 전반의 사업지도권, 대외 조약 비준.폐기권, 특별사면권 등을 국방위원장 권한에 추가했다.

당대표자회 이후 북한의 대외정책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공통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대미관계와 핵문제를 관리하던 강석주가 행정부에서는 부총리가 되고 당에서는 당 정치국 위원이 됐는데, 그런 사람들이 승격을 했다는 얘기는 지금까지 정책을 견지하겠다는 얘기고, 혁명과 건설을 대를 이어서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정책 노선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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