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변양호에 무죄..."론스타에 면죄부 줬다"

대법원 "배임 의사 없다", 금융당국도 '대주주 적격성' 판정 늑장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입력 2010-10-14 19:58:23l수정 2010-10-14 20:41:07
변양호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뉴시스 자료사진



대법원이 14일 외환은행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헐값에 매각했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을 제기해 오던 시민단체들은 법원이 투기자본과 관료들의 영합에 대해 '면죄부'를 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은 이날 "매각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지만 전체 틀에서 엄격하게 봤을 때 배임 행위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1심 무죄 판결과, "매각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지만 전체 틀에서 엄격하게 봤을 때 배임 행위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공범으로 기소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과 이달용 전 외환은행 부행장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이 전 행장이 납품업체에서 5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6월, 추징금 1억5천7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변 전 국장 등은 지난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론스타와 공모해 고의로 자산을 저평가하고 부실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정상가보다 3443억~8252억원 낮은 가격에 매각한 혐의로 2006년 검찰에 기소됐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시 종로구 김앤장 법률사무소 빌딩, 김앤장이 재정경제부에 낸 론스타의 대주주적격성 관련 법률자문서, 금융감독원, 론스타의 그레이켄 회장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시 종로구 김앤장 법률사무소 빌딩, 김앤장이 재정경제부에 낸 론스타의 대주주적격성 관련 법률자문서, 금융감독원, 론스타의 그레이켄 회장ⓒ민중의소리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국회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이 실제 보다 낮은 6.16%로 고쳐진 점과, 론스타의 은행 인수자격 부적격 의혹, 김앤장법률사무소.삼일회계법인과 외환은행 경영진.관료들 사이의 공모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1,2심은 변 전 국장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날 대법원에서도 무죄 확정판결이 나자 이 문제를 지적해 온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투기자본 론스타의 승리를 넘어서 지금도 국내에서 횡행하는 투기자본 모두에게 면죄부를 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정관계 불법로비, 회계조작, 사전 공모 등의 불법을 저질렀는데도 담당 공무원의 선의의 정책판단이라고 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며 "대법원이 보호하려는 법익이 투기자본과 그들과 공모한 국가관료, 내부 공모자에 있음을 명확히 하는 판결이다. 이로써 숨죽이고 지켜보던 국내외 모든 투기자본과 그들과 불법을 공모하는 모든 집단들은 환호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판결로 헐값 매각에 대한 법적 공방은 종지부를 찍게 됐지만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자격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시민단체들은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자료사진

현행 은행법상 비금융회사의 자본이 총 자본의 25% 이상이거나 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이면 산업자본에 해당해 은행 지분을 9% 초과해 소유할 수 없는데, 론스타의 경우 산업자본이기 때문에 보유 외환은행 지분 51.02% 가운데 9% 초과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고 매각 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시민단체.전문가들의 주장이 있어 왔다.

그러나 금융위는 2007년 7월 부터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3년째 벌이면서도 결론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을 호주의 ANZ 은행에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NZ은행은 최근 외환은행에 대한 현장 실사작업을 마치고 이달 중 인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매입하기 위해 2조 1548억원을 지불했는데, 2007년 지분 13.6%를 매각하면서 1조 1927억원을, 올해 2분기 까지 배당으로 8888억원을 회수했으며, 3분기에는 약 330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을 예정이이서 이미 투자액을 모두 회수한 상태다. 이에 따라 론스타가 나머지 51.02%의 지분을 매각하면 수조원의 이익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 2003. 8. 27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 2005. 9. 14 투기자본감시센터, 매각 관여 경제관료 등 20명 검찰 고발
▲ 2006. 3. 4 감사원, 외환은행 매각 관련 감사 착수
▲ 2006. 3. 7 국회 재경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검찰 고발
▲ 2006. 3. 4 감사원, '외환은행 매각 의혹' 감사 착수
▲ 2006. 6. 14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구속
▲ 2006. 11. 3 법원, 변 전 국장 보석 허가
▲ 2006. 11. 13~29 변 전 국장 구속영장 청구.기각/재청구.기각
▲ 2007. 9. 3 HSBC, 론스타 외환은행 지분 51.02% 인수 합의 발표
▲ 2008. 9. 19 HSBC, 외환은행 매매계약 파기 결정
▲ 2008. 11. 24 중앙지법, 변 전 국장 무죄 선고
▲ 2009. 12. 29 서울고법, 변 전 국장 무죄 선고
▲ 2010. 4. 5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절차 개시
▲ 2010. 8. 16 호주 ANZ은행 외환은행 지분인수 관련 실사 착수
▲ 2010. 10. 14 대법원, 변 전 국장 무죄 확정판결

  • 1
  • 2
  • 3
  • 4
  • 5
  • 6
  • 7

  • 1
  • 2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