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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은 어쩌다 '동방신기' 상표권 출원이 거절당했을까

'카라' 소속사 계약 해지로 표출된 아이돌 상표권 문제

전소정 변리사 (지심 IP&company)

입력 2011-01-26 17:15:32 l 수정 2011-02-25 23:04:15

요즘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걸그룹 ‘카라사태’가 종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봉합되는 분위기라는 전망도 있고 극한의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실 난 걸그룹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카라’ 계약 해지문제가 불거지면서 소속사 DSP가 ‘KARA’라는 이름으로 상표출원을 한 것이 뉴스에 뜬 게 아닌가? 그 전에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아이돌 이름에 대한 상표권을 누가 가지느냐가 참 문제가 되겠다 싶어 아이돌 이름에 대한 상표권 소속 여부를 알아봤다.

데뷔 3년만에 출원된 KARA의 상표권

카라의 소속사인 DSP미디오는 한글 명칭이 아닌 영문 명칭 ‘KARA;로 제9류(내려받기 가능한 전자음악 등), 제35류(음악/노래가 수록된 앨범판매대행업 등), 제41류(연예인공연서비스업, 음반녹음업 등)에 2010년 12월 7일자로 상표 출원을 마쳤다.

의문이 드는 건 카라가 2007년 데뷔한 것을 고려하자면 3년이 지난 시점, 그리고 계약 해지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보다 약 한 달 전에 소속사가 상표 출원을 마쳤다는 점이다.

그 동안 소속사가 KARA 상표권 문제를 안이하게 생각한 점이 우선일 수 있다. 시점을 고려한다면 카라 구성원 및 그 부모와의 불협화음이 지속돼 왔기 때문에 소속사로서는 모종의 발빠른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KARA정도의 유명세면 의류, 화장품류나 완구류 쪽에서도 상표권을 확보할 만 한데 워낙 기존에 유사 상표인 ‘CARA’ ‘카라’로 먼저 등록돼 있는 것이 많아 그 쪽까지는 손을 쓸 수 없었던 것 같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져갔다.

걸그룹 카라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걸그룹 카라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동방신기 상표권이 거절된 이유

KARA가 찢어질 지도 모른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제2의 동방신기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갑작스런 호기심에 동방신기의 상표권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졌다.

최강창민과 유노운호 2인으로 구성된 ‘동방신기’는 예전 그룹의 명칭 그대로 ‘동방신기’로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나머지 멤버 3명 박유천, 김준수, 김재중은 ‘JYJ’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동방신기의 상표권 소속 여부를 알아보니 재미난 점이 발견됐는데 동방신기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처음부터 한글 명칭으로 상표 출원을 하지 않고 ‘東方神起’라는 한자 명칭으로 상표 출원을 진행했다.

동방신기가 5인조였던 시절

동방신기가 5인조였던 시절



당연히 여러 상품 분류에 등록되어 있을 게 분명하다는 내 예상과는 달리 출원한 대부분이 거절되고 “東方神起”의 중국어 간체자인 “东方神起“ 만이 제9류(내려받기 가능한 전자음악, 음악이 녹음된 컴팩트디스크 등)에 등록되어 있었다. 선등록 유사상표가 있는 지를 조사해 보았지만 별다른 유사상표도 없었다.

거절된 이유가 너무 궁금해져 특허청에 서류 신청을 하여 “東方神起”가 거절된 이유를 알아보았다. 거절된 이유가 재미있는데 특허청에서 발급한 1차 의견제출통지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본원상표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아카펠라 댄스 가수그룹으로 유노윤호,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최강창민으로 구성된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을 포함하는 상표이므로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끝.”

즉, 우리나라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는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을 포함하는 상표는 등록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조문을 근거로 거절당한 것이다. 동방신기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상표 출원을 한 것이라도 소속사와 동방신기는 엄연히 다른 인격을 가지게 되므로 이런 아이러니한 의견제출통지서를 받게 된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로서는 참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법이 그렇다는데 어쩔 수 있나? 이 거절이유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단서를 이용하는 것인데, 그 단서의 내용은 다름 아닌 그 저명한 타인의 허락을 받아 동의서를 제출하는 것이다. 그래서 SM엔터테인먼트는 동방신기 멤버들의 동의서를 첨부하여 특허청에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특허청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제2차 의견제출통지서를 발급하였다.

“본원상표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아카펠라 댄스 가수그룹으로, 유노윤호,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최강창민으로 구성된 저명한 타인의 성명으로된 상표이므로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또한 이들이 미성년자이므로 특허법 제3조, 민법 제5조, 민법 제909조에 의거, 미성년자의 법률행위는 친권자인 부와 모의 동의서가 필요함으로 첨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끝.”

전소정 변리사

전소정 변리사 (지심 IP&company)

동방신기 멤버들은 당시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상표출원에 대한 동의는 명백한 법률행위이므로 이에 대한 부모님의 동의서가 필요하다는 게 바로 2차 의견제출통지서의 내용이었다. 이후 소속사와 동방신기 부모님들과의 관계가 어찌되었건 부모님 동의서는 제출되지 않았고, 동방신기 상표는 최종적으로 거절결정이 되었다. 이 건은 제28류(완구류)에 대한 사건인데 나머지 제25류(의류 등), 제18류(악세서리 등)에 대한 상표권도 마찬가지 이유로 거절결정이 되었다고 보여진다.

이런 거절이유를 통해 KARA 도 이번 계약해지 사건이 모 멤버의 부모가 계속해서 그룹 활동 및 수입 배분에 불만을 제기해 왔던 것과 연관되면서 아이돌의 활동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소속사는 아이돌 뿐만 아니라 그 부모까지 상대해야 하는 복잡다단한 문제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방신기도 모르긴 몰라도 이런 상표권 문제에 대해서도 ‘동방신기’ 상표를 부착한 의류, 악세서리, 완구류 판매 등에 대해서 소속사가 완전한 상표권을 가지게 되는 것에 대해 동방신기 멤버 부모들은 시원하게 동의를 해주기 어려웠던 것은 아닐까? 추측일 뿐이지만 화려한 아이돌이 일찍 화려한 연예계에 뛰어 들면서 소속사, 그리고 자신들의 부모님과 알게 모르게 겪어야 할 스트레스가 많겠다는 측은한(?)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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