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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네이버 가두리 양식장'에 살고 있다

[네이버를 말한다-독점적 사업자①] 네이버는 어떻게 1위를 유지하고 있는가

김동현 기자 abc@vop.co.kr

입력 2011-07-19 05:33:00 l 수정 2011-07-19 17:27:03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열면 네이버가 초기 화면에 나온다. 익숙한 연예인 이름과 사진이 곳곳에 등장한다. 뭘까 궁금해 눌러보면 검색화면이 뜬다. 똑같은 내용의 기사와 블로그들이 화면가득 나온다. 클릭하면 새 창이 뜬다. 1분 남짓 ‘가십’을 읽는다. 그리고는 창을 닫고 네이버로 돌아온다. 화면에는 빙글빙글 실시간 인기검색어가 돌고 있다. 같은 방식으로 네이버를 들락거리며 궁금증 해결을 몇 십분 가량 한다.
네이버 메인화면에는 뉴스들이 나온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초강력 제목’의 기사들이 널려있다. 또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기사를 누른다. ‘제목이 다르네...’ 기사를 읽어 내려간다. 그리고는 다시 창을 닫고 네이버로 돌아온다.

네이버에서 나갔다가 들어오기를 반복하는 생활. 이것이 한국 인터넷 생활의 현실이다. 언제부턴가 ‘인터넷을 한다’는 말이 ‘네이버를 한다’는 말과 동일시될 정도로 한국 인터넷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네이버 공식로고.

네이버 공식로고.



네이버를 들락거리는 한국 인터넷 생활

하루에 네이버에 접속하는 인원은 얼마나 될까.

웹사이트 분석평가 업체 매트릭스가 2011년 7월 11일부터 7월 17일까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일주일 동안 한국에서 한 번이라도 웹사이트를 방문한 사람은 2천7백45만명이었다. 이중 90.5%인 2천4백86만명이 네이버를 방문했다. 지난 6월 한 달간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는 3천3백49만명이며 네이버 방문자는 3천1백26만명으로 전체의 93.3%에 이른다. 한국 인터넷 이용자는 약 3천5백만~3천6백만으로 추산되는데 이를 감안하면 한국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 중 네이버를 쓰지 않았던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한국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5번 중 한 번을 네이버 관련 화면을 보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웹사이트 페이지뷰는 총 326억5천2백만회였는데 이중 18.3%인 59억8천8백만회가 네이버에서 일어났다. 같은 기간 한국의 10대 사이트가 전체 페이지뷰의 44.6%를 점유하고 있는데, 이 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양을 네이버가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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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용 4번 중 세 번을, 일주일에 3시간을 네이버에 들른다

페이지뷰와는 조금 다르게 접근할 수도 있다. 웹사이트를 방문한 횟수에서 네이버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한다. 방문횟수는 한 번 들어가서 여러 페이지를 보더라도 한 번 방문한 것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의 전체 웹사이트 방문횟수는 41억2천회 정도 되는데, 네이버를 방문한 횟수는 31억1천6백만회 가량 된다. 4번 인터넷을 사용하면 3번은 네이버를 들어갔다 나온다는 말이다.

네이버에서 보내는 시간도 상당하다. 한국 사람들이 일주일동안 네이버에서 보낸 시간은 6천9백6십만 시간으로 전체 인터넷 사용시간 3억1천2백2십만 시간의 22.3%에 해당한다. 1인당 체류시간은 2.8시간에 이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주일에 네이버에서 3시간가량을 보내고 있다는 뜻이다.

네이버의 ‘인터넷 독점’은 검색에서 독보적이라고 볼 수 있다. 네이버는 한국에서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통합검색’ 결과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조사기관마다 차이가 있긴 하다. 최근 코리안클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5일~11일까지 네이버의 통합 검색 점유율은 60.49%로 집계됐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70% 안팎으로 인정되고 있다. 검색량은 일주일에 무려 10억 번, 하루에 1억5천만 번 정도다.

사실상 한국 사람들은 네이버를 통해 검색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사기관들이 최근 네이버 검색 이후 어느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하고 있는지를 조사할 정도로 네이버의 검색 영향력은 막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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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검색 점유율과 엄청난 양의 방문자와 방문횟수,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는 네이버.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PC의 52%에 네이버가 시작페이지로 설정돼 있다. 즉 한국에 존재하는 컴퓨터 두 대 중 하나에서 웹브라우저를 실행시키면 네이버 홈페이지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네이버 생활’은 시작된다.

사용자들은 네이버 검색창에 단어를 입력하기 전부터 ‘검색의 유혹’에 사로잡힌다. 네이버 초기화면에는 클릭을 통해 ‘검색’을 하게 만드는 장치가 많다.

네이버 화면을 꽉 채운 ‘검색어 낚시’...“내가 원래 뭘 찾으려고 했더라?”

가장 대표적인 장치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다. 네이버 메인화면의 오른쪽 상단에 위치해 있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10개다. 검색창 밑에는 약 13~16개 가량의 검색어 조합이 배치돼 있다. 네이버에 접속할 때 마다 ‘랜덤’으로 3~4개씩 보여 진다.

네이버 초기화면의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뉴스캐스트’에서 시선을 내리면 ‘오픈캐스트’가 등장한다. 오픈캐스트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배치돼 있는데, 언듯보면 기사나 블로그의 포스트로 보이지만 클릭하면 대부분 검색결과로 이어진다. 사용자가 설정하지 않으면 ‘생활의 발견’ ‘감성지수36.5’ ‘요즘 뜨는 이야기’ 라는 테마로 3개의 묶음이 랜덤으로 노출된다. 한 묶음 마다 1면에 노출되는 ‘검색어 조합’은 4~5개다.

‘오픈캐스트’의 하단에는 ‘테마캐스트’라는 이름의 공간이 있는데, 이 중 ‘트렌드’ 항목은 ‘오픈캐스트’와 비슷한 검색어 조합이 9개 배치돼 있다.

네이버 화면

2011년 7월 19일 오후 3시경의 네이버 초기화면. 붉은 테두리의 검정색 부분이 클릭하면 네이버 검색결과로 이어지는 곳이다.


네이버 화면

네이버 검색결과 화면. 붉은 테두리의 검정색 부분이 검색어가 배치된 곳이다.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든 네이버의 ‘검색 낚시’에 걸려들든 검색결과 화면으로 넘어가면 또 다른 ‘검색 낚시’가 기다리고 있다.

초기화면에 있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이제 10개가 펼쳐진 상태로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사용자들의 눈을 현혹한다. 그 밑으로는 ‘핫토픽 키워드’라는 이름으로 4시간 단위의 인기검색어가 10개 배치돼 있다. 그 아래로 다시 ‘사용자 그룹별 인기검색어’가 배치돼 있다.

검색결과의 검색창 밑에는 ‘연관 검색어’라는 이름으로 검색어 조합이 배치되는데 많을 때는 첫 화면에 10개가 넘는 경우도 있다.

네이버는 이외에도 ‘실시간 검색어 위젯’을 만들어 블로그와 카페에 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네이버의 ‘메인 검색 화면’에서 벗어나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을 버리지 않는다.

네이버 밖으로의 클릭은 가능한 줄인다?

네이버는 ‘검색 낚시’를 통해 사용자가 더 많은 검색을 하도록 유도하기도 하지만, 검색 결과에서도 네이버 자체의 서비스가 많이 노출되면서 사용자가 네이버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막히는 결과를 낳고 있다.

네이버 검색결과는 블로그, 카페, 이미지, 동영상, 지식검색, 뉴스, 웹문서 등으로 분류된다.

이 중 지식검색은 100%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로 이동하며 블로그는 티스토리 등 외부 블로그가 검색되기도 하지만 통합검색 결과 화면의 초기 노출 5건은 대부분 네이버 블로그가 차지하고 있다. 이는 카페와 이미지, 동영상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네이버는 블로그와 카페, 지식검색 등에서 외부의 콘텐츠를 그대로 가지고 온 이른바 ‘불펌(불법적 펌질)’ 자료라 하더라도 검색 결과의 우선순위로 배치한다. 네이버 검색은 ‘최신 콘텐츠’에 상당한 가중치를 두고 있다. 때문에 원본 콘텐츠가 무엇이든 ‘최근에 입력한’ 콘텐츠가 검색 결과의 상단에 위치하게 된다. 때문에 ‘원본 콘텐츠’가 복제돼 네이버 서비스에 입력된 경우에는 원본 콘텐츠를 네이버 검색 결과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뉴스의 경우 통신사의 뉴스는 네이버 내부로, 그 이외의 뉴스는 새 창을 띄워 해당 언론사로 이동하게 한다. 뉴스는 네이버와 공식적으로 제휴를 맺은 언론사의 뉴스만 검색된다. 한국의 언론사들의 네이버 의존율은 매우 높다. 언론사 웹사이트 방문자 중 적게는 60%, 많게는 90%에 이르기까지 네이버에서 유입되고 있다. 언론사로 유입된 방문자들 중 상당수는 다시 네이버로 돌아가고 있다.

일례로 한국 사이트 중 6~7위권에 있는 조선닷컴은 매트릭스 조사 결과 일주일에 2천7백만명이 방문하는데, 1천5백만명이 네이버를 통해 유입되고 1천1백만명은 조선닷컴에서 네이버로 빠져나간다. 네이버 유입대비 유출비율은 73.9%에 이른다. 매일경제의 경우 9백50만명이 네이버에서 유입되며 7백30만명(76.6%)이 네이버로 빠져나간다. 미디어오늘의 경우 일주일간 1천8백만명이 방문하는데 네이버에서 방문하는 인원은 1천1백만명에 이른다. 네이버로 빠져나가는 인원은 1천만명으로 90%가 네이버로 돌아간다. 이 사이트의 경우 사실상 네이버에서 기사제목을 보고 기사를 읽은 후 다시 네이버로 돌아간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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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 링크를 모아놓은 분야가 ‘웹문서’ 검색이다. 블로그라고 해도 네이버가 ‘블로그 검색’에 집어넣지 않은 서비스나 개인이 운영하는 서버에 위치한 블로그, 네이버와 검색 제휴를 맺지 못한 언론사의 기사, 각종 홈페이지의 내용들이 바로 이 ‘웹문서’ 검색에 모여 있다.

이 ‘웹문서 검색’은 대부분 통합검색 결과 화면의 아랫부분에 배치된다. 이는 사용자들의 사용률에 의해 결정된다고 알려져있다. 네이버는 검색서비스 초기에 내부 검색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었고 이에 대한 사용률이 높아진 이후 사용률에 의한 순위 결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결국 사용률이 높은 블로그와 카페의 검색순위가 위로 배치되고 이는 다시 사용률을 높이는 순환구조를 만들었다. 웹문서 검색 결과가 하단에 배치되면서 네이버 외부로 빠져나갈 가능성은 상당히 줄어든다.

네이버가 대부분의 검색 결과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유독 ‘웹문서’ 검색에서는 구글에 한참 뒤졌다. 매트릭스 자료에서 구글이 일주일간 21,355,000회 웹문서 검색 횟수를 기록한 반면 네이버는 169,000회 밖에 기록되지 않았다. 랭키닷컴의 2월 3주 조사결과에 따르면 구글 한국어 사이트와 Google 이 각각 60.24%, 12.53%를 기록했고 네이버는 10.81%를 기록했다. 랭키닷컴은 구글은 웹문서 검색의 ‘1인당 체류시간’도 41분 25초로 가장 긴 것으로 조사됐으며 1인당 페이지뷰도 5.2페이지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인터넷의 바다가 아니라 네이버 가두리 양식장에 살고 있다

매트릭스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주 총 59억8천만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외부로의 유출은 11억9천만번 일어났다. 네이버 화면을 봤을 때 외부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20% 정도라는 것이다. ‘검색을 통해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는 것을 사명으로하는 게 포털이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네이버는 사실상 ‘포털’사이트라기 보다 ‘거대한 커뮤니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사용자를 네이버 안에 잡아두는 시스템을 잘 만들어 놓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검색 쿼리를 늘리고 있다. 이는 자연스레 네이버의 ‘광고수익’ 증대로 이어지는 게 현실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광고수익으로 1조2천억원을 벌어들여 세간을 놀라게 했다. 사용자들이 네이버 안팎을 빙글빙글 돌면서 검색량을 늘리고 곳곳에서 콘텐츠를 퍼오고 가끔씩 검색결과로 뜨는 광고링크를 눌러주게 되는데, 이런 행위가 모두 네이버의 ‘주머니’로 향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네이버의 '독점적' 돈벌이에 전국민이 동원되고 있는 셈이다.

‘현대인은 드넓은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 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개념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한 블로거가 네이버를 힐난하며 썼던 말이 더 어울려 보인다. ‘우리는 네이버가 만든 가두리 양식장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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