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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제조업체 PSMC의 ‘이상한 정리해고’.. 노조 전면파업

“제2의 한진중공업 사태”.. 7일 노조간부 대거 포함 58명 해고 단행

김보성 기자 press@vop.co.kr

입력 2011-11-07 14:59:55 l 수정 2011-11-07 15:15:36

합의서 또 휴짓조각.. PSMC, 제 2의 한진중공업 사태?

합의서 또 휴짓조각.. PSMC, 제 2의 한진중공업 사태? 지난 7월 부산 반여동 풍산공장에서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풍산 마이크로텍 지회 조합원과 지부 확대간부 등 400여명이 'PSMC 규탄 대회'를 열고 있다.



부산지역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PSMC(옛 풍산마이크로텍)이 구조조정 철회 합의에도 불구하고 20%에 달하는 인원을 정리해고 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 2의 한진중공업 사태가 재현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풍산그룹에서 기습매각된 PSMC.. 결국 일방적 구조조정
 
7일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풍산마이크로텍 지회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반여1동에 위치한 PSMC는 지난 5일 58명의 조합원에게 정리해고 통보서를 보냈고, 7일 모두 해고 처리했다. 이번에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인원은 전체 직원 250여 명 중 22%에 달한다.
 
풍산그룹에서 매각된 PSMC는 두 달 만에 대주주가 바뀌는 등 혼란한 상황을 이어왔다. 지회는 “풍산그룹이 기습 매각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PSMC 경영진은 지난 4월부터 경영위기에 따른 유상증자를 볼모로 임금 30% 삭감, 정리해고 30% 중 택일을 강요해왔다”고 밝혔다.
 
결국 PSMC 사 측은 정리해고를 추진했고,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지난 8월 23일 협상을 통해 정리해고 철회 노사합의서를 작성했다.
 
당시 노사는 ▲회사는 진행 중인 정리해고를 즉시 철회한다 ▲조합원 고소 건을 철회한다 ▲노사는 신의성실속에 모든 현안(영업이익 달성, 2010년, 2011년 임단협)을 마무리한다는 세 가지 조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석 달 만인 11월, 이 같은 합의서는 사측의 일방적 해고통보에 휴짓조각이 됐다.
 
풍산마이크로텍 지회는 사측의 구조조정에 대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경영위기라면서 정작 임원진들은 작년보다 임금이 23% 인상된 것.
 
상장회사인 PSMC의 전자공시 자료를 보면 2010년 등기이사 5명의 1년 평균보수액이 7천500만 원(6개월로 치면 3천750만 원)이었지만, 2011년 6월까지 6개월간 상근이사 3명의 평균보수액이 4천600만 원에 달했다. 지난 9월 초 단행된 유상증자는 101%의 계약을 달성해 10억에 가까운 자본금을 무리 없이 조달했다.
 
지회는 “회사가 어렵다면서도 작년보다 임금이 인상되고 10억 원에 이르는 유상증자를 하고도 어찌 58명의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느냐”며 “한진중공업 사태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회는 사측이 이 과정에서 노조탄압은 물론 근로기준법까지 어겼다고 지적했다. 지회는 “근로기준법 상 정리해고는 ‘30일 전에 예고’하도록 명시되어 있지만, PSMC 노동자들은 해고 이틀 전인 5일에야 우편으로 해고통지서를 받았다”고 그 근거를 제시했다.
 
지회는 이외에도 “정리해고자 58명에는 지회장과 부지회장, 사무장 등 노조 지도부와 대의원 등 노조간부 25명 중 17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7% 지분에 회사가 놀아나.. 노동자가 봉이냐”
 
이에 지난 2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간 풍산마이크로텍 지회는 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규탄집회 등 대응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문영섭 풍산마이크로텍 지회장은 “사 측이 적자가 계속되면 상장이 폐지돼 회사가 망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임금삭감으로 흑자전환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채무규모 확인도 없이 회사를 인수해 임금만 깍아 유상증자를 하려는 자본은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문 지회장은 “(매각 과정에서) 7%의 지분을 가진 자가 회사경영권을 장악하고, 27%에 달하는 주식은 소유자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어”며 “어떤 음모가 있는지 몰라도 현 경영진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지회장은 풍산그룹에도 사태의 책임을 돌렸다. 그는 “일방적으로 기습매각을 한 풍산에게도 사태의 책임이 있다”면서 “단체협약에서 기업매각에 대한 조항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고, 고용승계도 결국 정리해고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수년 째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통한 유상증자 이외에는 현재의 경영위기를 타개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노동계는 “한진중공업와 같은 부당한 정리해고가 부산지역 제조업체에서 속출하고 있다”며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와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풍산마이크로텍 지회 등은 7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정리해고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특히 이들은 “일자리 창출과 기업유치라는 말만 앞세우며 부산제조업체의 유지발전과 고용안정을 외면하고 있다”며 허남식 부산시장에게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1991년 설립된 풍산마이크로텍은 필리핀과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며 반도체 리드프레임 등 지역에서 전자부품 재료산업을 개척해온 중견 제조업체다. 지난해 말 풍산그룹이 기습적으로 회사를 매각하면서 회사 이름도 PSMC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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