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누르고 민중의소리를 페이스북으로 구독하세요

부정과 왜곡이 만든 국군의 민간인 학살

이동권 기자 su@vop.co.kr

입력 2011-12-08 13:57:40 l 수정 2011-12-08 14:09:38

미안해요! 베트남

제주4·3, 베트남 전쟁, 광주 5·18의 민간인 학살을 하나의 연장선상으로 성찰한 '미안해요! 베트남'이 출간됐다.



한국은 1964년부터 1973년까지 8년에 걸쳐 베트남 전쟁에 국군을 파견했다. 자유 베트남을 돕겠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국군은 베트남에서 '민간인 학살'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책, '미안해요! 베트남'은 베트남 학살은 한국전쟁을 전후해 일어난 제주4·3 등의 사건에서 '민간인 학살'을 학습한 결과이며, 다시 베트남 학살은 다시 광주에서의 학살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제주4·3, 베트남 전쟁, 광주 5·18의 민간인 학살을 하나의 연장선상으로 성찰한 '미안해요! 베트남'이 출간됐다. 저자 이규봉은 한국전쟁을 전후한 민간인 학살, 베트남 민간인 학살, 광주 민간인 학살은 결코 독립된 사건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앞선 사건을 부정하고 왜곡했기 때문에 연결돼 일어난 사건이라고 꼬집는다.

아울러 민간인 학살들은 하나같이 공산주의자는 무조건 죽여도 좋다는 무의식 속에 무고한 시민을 빨갱이 또는 베트콩으로 몰아 죽이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만일 우리 국군의 정통성이 임시정부 산하의 광복군이나, 그 뿌리가 된 신흥무관학교에 있었다면 생각이 좀 다르다는 이유로 동족을 이렇게 잔인하게 죽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역사적 진실을 발굴하고 왜곡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베트남 참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없었기에 오늘날 우리 정부는 상대국 대다수의 민중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미국의 요청으로 또 다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파키스탄에 우리 군대를 파병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원전수주를 핑계로 아랍에미리트에도 군대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꾸짖는다.

저자는 3년의 준비 기간 끝에 2010년 1월 20일 하노이에서 호치민을 종단하는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우리 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상을 알리고 그 미안함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베트남 종단은 2월 8일까지 16일간 이어져 매일 평균 112킬로미터씩 총 1798킬로미터를 달렸다.

저자는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활동하던 중 일제강점기 군 위안부 문제를 불러일으킨 주체가 한국이라기보다는 일본 시민단체였고, 그들의 노력이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내어 공론화하기까지 우리 자신보다 오히려 가해자 측인 일본 시민단체의 역할이 더 컸다는 것을 알고 부끄러웠다는 것이다. 그 일을 계기로 저자는 베트남을 떠올렸다.

저자는 묻는다. 우리는 일본에게 사과를 요구할 자격이 있는가? 그리고 진정한 역사 화해는 피해 당사자와 가해자 사이에 인식의 일치가 이루어져야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미국에서는 베트남전의 진실을 밝히려는 시민단체와 참전 군인들이 유대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어 활동하며 인권단체와 참전군인 그리고 베트남이 함께 베트남의 슬픔을 먼저 헤아리고 있다는 것처럼 우리 참전군인들도 그릇된 역사의 반복을 막기 위해 베트남전의 진실을 밝히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베트남 전쟁은 당시 군부 독재의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 전쟁의 결과는 우리 군이 베트남 대다수 민중의 염원이었던 통일을 이루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했고, 그 와중에 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

일본 시민단체에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해 우리가 베트남에서 저지른 이 엄청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남의 나라를 침략한 적도 없고 항상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었다는 교육만 받은 우리 시민들에게 우리가 저지른 잔혹성을 알릴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왜냐하면 베트남에서 저지른 민간인 학살이 결코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회성 사건이 아니고 우리의 아픈 역사의 연속선 위에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글> 중에서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