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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닭장아파트, '쪽방촌'보다 '최악'...불가피한 선택인 이유는?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홍콩 닭장아파트

홍콩 닭장아파트



한국의 쪽방촌 보다 더 열악한 조건의 홍콩 도심 닭장아파트 사진이 공개되면서, 세계 최고의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홍콩의 닭장아파트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가 관심을 받고 있다.

홍콩의 닭장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은 구룡반도의 왼쪽에 자리잡은 두룡채성 지역이다. 홍콩에서 서민들을 위한 공단주택, 즉 닭장아파트가 가장 먼저 건설된 지역이 바로 이곳인데, 인근에 있는 삼수이포에는 우리의 동대문이나 남대문 같은 재래시장도 있다.

홍콩의 닭장아파트가 밀집된 이 곳은 서민의 삶을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며, 2004년 홍콩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이 지역이 주목받은 이유는 홍콩 최초의 닭장아파트인 메이호하우스가 폐관을 했기 때문이었다. 1950년대 초 발생한 대화재로 인해 많은 서민들이 살 곳을 잃어버렸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홍콩에 탄생한 곳이 이 같은 닭장아파트였다. 홍콩에서 닭장아파트로 가장 먼저 지어진 메이호하우스는 2004년 폐관됐는데, 당시 많은 언론은 서민들의 정취가 사라지기 전 이 닭장아파트를 취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홍콩의 최초 닭장아파트인 메이호하우스는 2004년 폐쇄된 이후 최근까지 방치된 상태로 놓여져 있다. 홍콩 최초의 닭장아파트인 메이호하우스를 보전하고자 하는 지역 모임도 있었지만, 결국 리모델링을 거쳐 유스호스텔로 2011년 새롭게 태어났다.

홍콩 최초의 닭장아파트인 메이호하우스가 있는 구룡성채 지역은 영국이 홍콩을 지배할 당시 중국에서 홍콩으로 건너온 이른바 '불법 이민자'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목숨을 걸고 홍콩으로 넘어온 중국 노동자들은 당시 신계 일대 야산에 움막을 짓고 생활하며, 주로 공사장이나 식당 저임금 노동자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홍콩 최초의 닭장아파트인 메이호하우스는 이제 폐쇄됐지만, 여전히 이 일대에는 홍콩에서 20세기 중반에 지어진 낡은 닭장아파트들을 볼 수 있다.

홍콩의 닭장아파트 바로 옆에는 초고층의 현대식 아파트도 동시에 건설되고 있어 이곳에 사는 서민들이 위화감이 들 정도. 모 통신원은 홍콩의 닭장아파트에 대해 "서민들의 삶은 이곳에서 계속될 것이다. 저녁에는 떨이를 외치는 야채가게 점원을 만날 수 있고, 뱀탕을 파는 영양원은 아파트 입구에 성업 중이며, 아침나절이면 인근 공원에서 중국 전통 체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건물이 바뀔 지는 모르겠지만 인간미 넘치는 풍경은 앞으로도 계속 되리라 믿는다"고 홍콩의 닭장아파트 미래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홍콩에서 닭장아파트는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홍콩의 인구는 현재 5년 전인 2006년에 비해 약 25만명 늘었다. 매년 5만명씩 증가하고 있는 홍콩의 인구밀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닭장아파트의 필요성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홍콩이 닭장아파트를 지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좁은 땅덩어리 때문인데, 현재 약 710만명의 인구가 사는 홍콩의 면적은 약 1104㎢다. 이 크기는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의 1.8배다. 또 전체 면적 중 약 70%가 산과 개발이 불가능한 녹지로 이뤄져 있어 실제 활용이 가능한 땅은 30%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땅에서 710만명이 살아가야 하니 닭장아파트 외에는 뾰족한 묘수가 없는 것이다.

홍콩에서는 닭장아파트 건축에 이어 약 5년전부터 소형주택 공급 바람도 불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인 지난해 초부터 공급이 본격화됐다. 홍콩에선 최근 시장에 나온 닭장아파트들 모두 소형주택 중심으로 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700fee2(65㎡, 약 20평)를 소형주택으로 분류하고 있다. 홍콩의 닭장아파트 내부의 규모는 대부분 이보다 작다.

홍콩 주택공사인 HHA(Hongkong Housing Authority)의 윙 제스 매니저는 "홍콩은 인구밀도가 상당히 높은 데다 인구가 점차 늘고 있는 도시"라며 "인구 증가에 따른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2000년대 초부터 많은 가구를 지을 수 있는 초고층 소형주택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