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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민주당 야권연대 제안에 답없어 … 이대로는 잘 안 될 수도"

"'99% 서민에게 이익' 전략 안 먹혀"

최지현 기자 cjh@vop.co.kr

입력 2012-01-28 21:11:02 l 수정 2012-01-29 10:54:08

유시민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28일 경기도 이천시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에서 열린 '2012대학언론캠프-유시민과 대학생 기자의 만남'에서 대학생들과 토론을 벌이고 있다.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가 전국 각 대학의 학생 기자들을 대상으로 세대 간 소통에 나섰다.

유 대표는 28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에서 한국대학언론협회 준비위원회 주최로 열린 ‘2012 대학언론캠프’에 참석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학생 기자들과 함께 심도 있는 토론을 벌였다.

이날 유 대표는 27일부터 29일까지 2박3일간 열리는 이번 캠프의 프로그램 가운데 ‘유시민과 대학생 기자들의 만남 – 2012항소이유서’에 참여했다.

이날 참가한 대학생들은 특히 20대 가운데서도 세대 문제와 사회 문제에 관심이 높은 만큼 유 대표를 향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졌다. 유 대표는 대학생들과 세대 간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무엇이 두 세대를 이렇게까지 갈라놓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을 시작으로 말문을 열었다.

“20대 초반에 느낀 이 세상의 콘트라스트, 지금도 존재”

1978년 대학에 입학해 20대였던 당시 사회에 대한 불의를 느끼고 학생운동을 시작했던 유 대표는 2012년을 맞이한 대학생들과 현재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인정했다.

유 대표는 “연령대별 투표 성향, 의견분포를 보면 20~30대와 50~60대 이상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장벽이 놓여있는 것 같다”며 “동일한 대상을 두고 그에 대한 판단이 너무 다를 때 이 차이는 어디서 나왔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세대 간 인식의 차이에 대한 이유로 이해관계, 경험, 학습을 꼽았다. 교과서와 미디어환경에 따른 학습의 차이가 있고, 학창시절 경험했던 두발과 복장규제도 현재 사회의 모습과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자신의 고용 안정화시키는데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기성세대 와 새로 진입하는 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노동시장을 원하고 있는 청년세대의 이해관계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 대표는 본질적인 부분은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바로 사회의 양극화다. 유 대표는 대학 시절 야학교사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켜본 20대 여성 노동자들과 신촌 대학가에서 본 풍요로운 20대 학생들이 굉장히 상반된 모습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둘 사이 콘트라스트가 너무 커서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며 “제가 20대 초반 느낀 이 세상의 콘트라스트는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어떤 하나의 대상으로서 대한민국을 본다면 아름답게 보일 것인지 추하게 보일 것인지는 각자의 눈에 달렸다”며 “아름다움의 실체는 우리의 눈 속에 있음과 동시에 관찰하는 대상 속에도 동시에 존재한다. 아름답게 보려면 우리의 눈도, 세상도 많이 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시민 대표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28일 경기도 이천시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에서 열린 '2012대학언론캠프-유시민과 대학생 기자의 만남'에서 대학생들과 토론을 벌이고 있다.



‘진보정치, 이번 대선 때는 확실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나요?’

유 대표의 기조연설이 끝나자마자 대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둔 대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사회와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포항의 한 대학생 기자는 “많은 사람들은 이제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 인식이 강해졌지만 (진보의 분열에 대한 인식 때문에) 확실한 지지는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 때는 확실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유 대표는 “한나라당은 무슨 짓을 해도 선거를 하면 35% 내외의 지지를 받는데 이익 때문에 지지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권자로서 나에게 이익을 주는 당에 찍는다는 것은 진보 쪽 주장인데 이는 진보의 보수에 대한 편견”이라며 “진보당을 찍는 것은 고학력 지지층인데, 이들은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이유 때문에 지지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또 “투표는 자기의 존재를 확인하는 존엄한 행위”라며 “‘99% 서민에게 이익을 준다’는 진보의 전략은 안 먹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옳은 일을 하는 정당이다. 이익 때문에 찍어달라고 하면 안 된다”며 “모두가 다 이해관계이고 풍요로움을 원하지만, 아무도 물질적 탐욕을 고귀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는 “가장 좋은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따라서 하는 것이고, (그 다음 순으로는) 국민을 이익으로 유도해가는 정치, 도덕으로 설교하는 정치”라면서 “나쁜 정치는 법으로 국민을 겁주는 것이고 최악의 정치는 이명박 정권처럼 국민과 싸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보지식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높게 사는 히말라야 토끼와 같은 존재로, 도덕적 우월감이 있다”며 “이는 진보와 아무 상관도 없다. 진보지식인에게는 좀 더 겸손한 자세와 국민 마음 들여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유 대표는 야권연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일반적으로 국민의 마음은 ‘일단 바꿔봐’라는 것”이라며 “이번에 가서 찍기만 하면 100% 정권 교체된다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선거구에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이 의석 150석을 가졌다고 해도 여기에는 온갖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틀림없이 흔들려 국회운영 중에 또 충돌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연대도 해야 하는데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며 “협의기구 만들자고 민주당에 제안한지 열흘이 넘었는데 아직 아무 답이 없다. 선거가 75일밖에 안 남았는데 이대로 가면 잘 안 될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유 대표는 이날 바쁜 일정 속에서도 2시간이 넘도록 대학생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나눴다. 유 대표는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조언도 빠짐없이 덧붙였다. 그는 광고를 위해 전망이 없어 보이는 부동산에 대한 이익을 부풀려 기사를 쓰는 기자의 예를 들면서 “현실로 들어가면 수없이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 직면하게 된다. 기자는 없어지고 직업만 남았다. 신문기자는 없고 신문사의 종업원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환경에서도) 자기의 인생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기 색깔에 농도를 결정해 언론계에 간다면 그렇게 살 것”이라며 “자기만의 색깔 농도를 스스로 만드는 경험과 일을 하길 바란다. 정답은 각자 자기의 내면에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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