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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에이 붕대의상, 모호한 심의기준에 표현의자유 침해가 문제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미쓰에이 붕대의상.

미쓰에이 붕대의상.ⓒAQ엔터테인먼트



얼마 전 인터넷을 뒤덮은 미쓰에이의 붕대의상.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선정성 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웠다. 미쓰에이의 붕대의상에 대한 선정성 논란과 관련해 말이 많지만, 역시 논란거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선정성 규정 기준이다.

미쓰에이의 붕대의상을 둘러싼 선정성 문제 제기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지나치게 파격적인 컨셉이 성적인 욕구를 자극시킨다는 것인데, 사실 이 같은 선정성 문제 제기의 바탕은 방송의 선정성 심의 기준인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과 방송프로그램의 등급 분류표 및 표시 등에 관한 규칙' 조항이다.

미쓰에이의 붕대의상과 마찬가지로 아이돌 가수들에 대한 의상 및 안무에 선정성을 적용하는 건 그 근거가 지나치게 모호한 탓에 실제 당사자인 아이돌 가수들조차도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다. 22일 방송된 MBC '라디오 스타'에서 엠블랙 이준이 "방송에서 웃통을 벗었는데, 남자의 경우 양쪽 가슴이 노출되면 걸린다. 그래서 번갈아가면서 노출하면 되지 않냐"고 우회적으로 심의기준을 비판하기도 했다.

미쓰에이의 붕대의상에 대한 지적도 마찬가지다. 누드톤 테이핑으로 착시현상을 주는 듯한 미쓰에이의 붕대의상은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미쓰에이 측은 붕대의상에 대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속사 관계자는 "심의를 고려해서 무대의상을 제작할 예정"이라며 한걸음 물러나는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방통심의위 선정성 규제 관련 조항들을 보면 미쓰에이의 붕대의상을 규제하기 위한 근거라고 하기에는 해석이 모호한 규정들이 많다.

먼저 제5조(심의의기본원칙) 제2항은 '위원회가 이 규정에 따르 심의를 할 때는 방송매체와 방송채널별 전문성과 다양성의 차이를 고려해야한다'는 것. 이는 지상파, 케이블 등 매체별 차등심의에 대한 근거가 된다.

또 성표현을 다룬 제34조 제1항은 '방송은 부도덕하거나 건전치 못한 남녀관계를 주된 내용으로 다루어서는 아니되며, 내용전개상 불가피한 경우에도 그 표현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제2항은 '방송은 성과 관련된 내용을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묘사하여서는 아니되며 성을 상품화하는 표현을 하여서도 아니된다'고 나와있다. 여기서 '건전치 못한'이라는 말은 상당히 추상적인 용어다. 심의 주체의 자의적인 판단이 주된 규제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정성 등 또다른 측면에서 논란이 촉발될 소지가 매우 크다. 또한 '성과 관련된 내용을 선정적으로 묘사'라는 부분에서 선정적이라는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해놓지 않아 제작자들에게 오히려 혼란만을 주고 있다.

제3항은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규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이번 무신의 선정성논란과 관련해 규제할 수 있는 직접적인 근거와는 거리가 먼 것들이다. 3항에는 내용전개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한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성과 관련해 방송할 수 없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첫째, 기성·괴성을 수반한 과도한 음란성 음향및 지나친 성적 율동 등을 포함한 원색적이고 직접적인 성애장면, 둘째, 성도착·혼음·근친상간·사체강간·시신앞에서의 성행위와 변태적 형태의 과도한 정사장면, 셋째, 유아를 포함한 남녀 성기 및 음모의 노출이나 성기 애무 장면, 넷째, 폭력적인 행위 및 언어를 동만한 강간·윤간·성폭행 등의 묘사장면, 다섯째, 어린이·청소년을 성폭력·유희의 대상으로 한 묘사장면, 여섯째, 위 각호에 준하는 사항의 구체적 묘사 등이다.

미쓰에이의 붕대의상에 대한 지적처럼 각종 아이돌 의상논란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가치가 충돌하는 게 현실이다. 연예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속사가 강제하는 것이 문제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 행위가 문제가 되는 것이냐 등의 가치들이 있다. 두 가치 모두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 소속사의 강제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권위원회 등의 진정이 개입할 수 있으나,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는 방통심의위 규제가 적용된다면 더이상 더 높은 차원의 중재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미쓰에이의 붕대의상 논란과 비슷한 한 예로 지난해 방통심의위는 "현아의 버블팝의 일부 안무와 의상이 청소년이 보기에 선정적이지 않냐"며 지상파 방송3사의 음악프로그램 PD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걸그룹 의상.안무규제 바람으로 이어지지 않을 지에 대한 기획사 측 관계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미쓰에이의 붕대의상 선정성 논란에 앞서 제기됐던 지난해 걸그룹 의상 규제 움직임의 바람은 이미 전년부터 있었던 사태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2010년 6월 말 방통심의위가 여가수들과 댄서들의 노출의상과 안무를 지적하며 지상파 3사 가요프로그램에 '선정성 주의 권고'를 내렸고, 이에 따라 방송사들은 기획사들에게 '과도한 노출과 선정적 의상을 자제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미쓰에이 붕대의상과 유사한 문제를 일으켰던 나인뮤지스는 당시 방통심의위와 방송사 조치로 인해 더이상 가터벨트 의상을 선보이지 못했고, '배꼽춤'을 선보였던 레인보우도 안무를 곧바로 수정했다. 다른 걸그룹들도 선정성 지적을 받은 안무와 의상을 수정했지만 오래 가진 않았다. 방통심의위 권고의 약발이 떨어질 때 즈음부터 또다시 걸그룹은 스텔라의 의상논란과 버금가는 논란들을 야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