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웅 기자
통합진보당 조준호 공동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거 부정 의혹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선출과정의 '부실•부정선거'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당 내외의 비판이 쏟아지면서 당 지도부의 총사퇴는 물론이고 당의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릴 정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은 2일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브리핑에서 일부 조사결과를 밝히긴 했지만 기존에 나왔던 의혹제기 수준에 머무는 등 명백한 사실관계를 제대로 발표하지 못했다. 부정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단순부실인지 의도적인 것인지, 조직적인 부정인지 아닌지 어느 것 하나 해명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현 상황은 표면적으로 보자면 '부정이 있었냐 그렇지 않냐'를 둘러싼 논란이지만, 사태의 본질은 다른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낡은 관행' 가볍게 본 것이 사태의 출발점
부정선거 논란이 벌어지게 된 이유를 꼽자면 통합진보당 내에 남아있던 낡은 관행들을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출 투표는 온라인 투표와 현장투표가 동시에 진행됐다. 부정선거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이청호 구의원은 "박스떼기 하나 들고 표를 주우러 다닌 것"이라며 노조 등에 설치된 '현장투표소'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당규에는 노조나 농민회 등 당원이 많은 곳의 경우 현장에 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돼있다. 노조사무실 등에 현장투표소가 설치된 것은 민주노동당 시절 노동조합원들이 당의 주요 축이었던 역사와 관련이 있다. 주야맞교대 또는 2조3교대 근무를 하는 사업장의 경우 투표 편의를 위해 노조사무실 등에서 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현장투표소의 경우 투표 편의를 위해 일부 당원들이 옆 동료에게 투표를 대신해 달라고 하거나 '동지들의 양심'을 믿고 관리를 부실하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당세가 크지 않았던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당직을 맡는다는 건 '권력'을 가진다기 보다는 '봉사'에 가까웠던 데다 경쟁 자체가 치열하지 않아 이같은 관행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세력이 모여 통합진보당을 만든데다 제3당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기존의 낡은 관행들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게 됐다. 당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생겼고 작은 차이로 국회의원 당선자가 바뀔 수도 있게 된 것. 특히 국민참여당 출신 당원들의 경우 이같은 관행에 대해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쌍방이 거기(현장투표소)에 무슨 심각한 부정행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해 온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민주당과 절차를 갖고 싸우던 옛 참여당 출신들 입장에서는 운동권적 마인드로 부실하게 해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과정에서 당내 권력투쟁으로 비화돼
통합진보당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의 밑바탕에는 당의 규모와 발전에 걸맞지 않게 '낡은 관행'이 지속된 점이 깔려있지만, 이것만으로 현 상황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이번 사태가 통합진보당의 존립기반을 흔들 정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당내 권력투쟁으로 비화됐기 때문이다.
애초 이번 사태는 여성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옛 참여당 출신 오옥만 후보와 전여농 의장출신인 윤금순 후보간의 순위가 현장 투표에서 뒤집어진 데서 출발했다. 오 후보는 온라인투표에서 윤금순 후보에 앞섰지만 현장투표에서 져 비례1번에서 비례9번으로 밀려났다. 이에 오 후보는 현장투표에서의 문제가 있었다고 제기해 선관위가 조사를 벌여 일부 투표함을 무효처리 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해당 현장투표소에 대한 조사를 명명백백하게 했으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내에서 논란이 벌어지자 일부 당원들이 '소스코드 열람' 등 온라인투표에서도 의혹이 있다고 제기하면서 사태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각종 의혹들이 확인되지 않은 채 난무하게 되면서 선거 전반에 대한 의혹으로 발전했다.
그러면서 '부실 부정 선거'가 이른바 '당권파'와 연결되어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의견들이 당내에서 유통되기 시작했다. 일부 당원들의 경우 비례대표 중 특정 후보들을 '당권파'라 지칭하면서 이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논점이 '당권파가 물러날 것이냐 아니냐'로 옮겨간 듯한 모양새가 된 것.
공격을 받고 있는 비례대표 후보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부정선거'를 누가 저질렀는지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요구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상황이다. 특히 비례 2,3번의 경우 비례대표선거와 청년비례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이들이다. 더구나 '부정논란'이 있는 현장투표소의 경우 대부분 '당권파'가 아니라 참여당과의 합당에 반대했던 다른 계파의 영향력 아래 있는 곳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당권파'와 갈등관계에 있는 계파들이 현 상황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 상황을 당내 주도권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진상조사를 통해서 사실관계가 명백하게 다 드러나면 오히려 책임을 져야할 이들이 사태의 실체는 모호하게 해둔 채 당권파에게 책임이 돌아가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부정'의 구체적인 당사자가 누구인지 밝히면 해소될 수 있는 문제가 실체적 진실이 모호해지면서 당내의 권력투쟁으로 발전된 모양새다. 또한 당내 권력관계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진보당의 또다른 관계자는 "당내에서 권력투쟁이 벌어지는 것이야 어느 당에나 있는 것이지만 실체적 진실을 밝히면 될 문제를 권력투쟁의 도구로 삼는 듯한 모습은 진보정당에 어울리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은 2일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브리핑에서 일부 조사결과를 밝히긴 했지만 기존에 나왔던 의혹제기 수준에 머무는 등 명백한 사실관계를 제대로 발표하지 못했다. 부정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단순부실인지 의도적인 것인지, 조직적인 부정인지 아닌지 어느 것 하나 해명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현 상황은 표면적으로 보자면 '부정이 있었냐 그렇지 않냐'를 둘러싼 논란이지만, 사태의 본질은 다른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낡은 관행' 가볍게 본 것이 사태의 출발점
부정선거 논란이 벌어지게 된 이유를 꼽자면 통합진보당 내에 남아있던 낡은 관행들을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출 투표는 온라인 투표와 현장투표가 동시에 진행됐다. 부정선거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이청호 구의원은 "박스떼기 하나 들고 표를 주우러 다닌 것"이라며 노조 등에 설치된 '현장투표소'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당규에는 노조나 농민회 등 당원이 많은 곳의 경우 현장에 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돼있다. 노조사무실 등에 현장투표소가 설치된 것은 민주노동당 시절 노동조합원들이 당의 주요 축이었던 역사와 관련이 있다. 주야맞교대 또는 2조3교대 근무를 하는 사업장의 경우 투표 편의를 위해 노조사무실 등에서 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현장투표소의 경우 투표 편의를 위해 일부 당원들이 옆 동료에게 투표를 대신해 달라고 하거나 '동지들의 양심'을 믿고 관리를 부실하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당세가 크지 않았던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당직을 맡는다는 건 '권력'을 가진다기 보다는 '봉사'에 가까웠던 데다 경쟁 자체가 치열하지 않아 이같은 관행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세력이 모여 통합진보당을 만든데다 제3당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기존의 낡은 관행들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게 됐다. 당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생겼고 작은 차이로 국회의원 당선자가 바뀔 수도 있게 된 것. 특히 국민참여당 출신 당원들의 경우 이같은 관행에 대해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쌍방이 거기(현장투표소)에 무슨 심각한 부정행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해 온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민주당과 절차를 갖고 싸우던 옛 참여당 출신들 입장에서는 운동권적 마인드로 부실하게 해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과정에서 당내 권력투쟁으로 비화돼
통합진보당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의 밑바탕에는 당의 규모와 발전에 걸맞지 않게 '낡은 관행'이 지속된 점이 깔려있지만, 이것만으로 현 상황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이번 사태가 통합진보당의 존립기반을 흔들 정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당내 권력투쟁으로 비화됐기 때문이다.
애초 이번 사태는 여성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옛 참여당 출신 오옥만 후보와 전여농 의장출신인 윤금순 후보간의 순위가 현장 투표에서 뒤집어진 데서 출발했다. 오 후보는 온라인투표에서 윤금순 후보에 앞섰지만 현장투표에서 져 비례1번에서 비례9번으로 밀려났다. 이에 오 후보는 현장투표에서의 문제가 있었다고 제기해 선관위가 조사를 벌여 일부 투표함을 무효처리 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해당 현장투표소에 대한 조사를 명명백백하게 했으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내에서 논란이 벌어지자 일부 당원들이 '소스코드 열람' 등 온라인투표에서도 의혹이 있다고 제기하면서 사태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각종 의혹들이 확인되지 않은 채 난무하게 되면서 선거 전반에 대한 의혹으로 발전했다.
그러면서 '부실 부정 선거'가 이른바 '당권파'와 연결되어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의견들이 당내에서 유통되기 시작했다. 일부 당원들의 경우 비례대표 중 특정 후보들을 '당권파'라 지칭하면서 이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논점이 '당권파가 물러날 것이냐 아니냐'로 옮겨간 듯한 모양새가 된 것.
공격을 받고 있는 비례대표 후보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부정선거'를 누가 저질렀는지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요구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상황이다. 특히 비례 2,3번의 경우 비례대표선거와 청년비례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이들이다. 더구나 '부정논란'이 있는 현장투표소의 경우 대부분 '당권파'가 아니라 참여당과의 합당에 반대했던 다른 계파의 영향력 아래 있는 곳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당권파'와 갈등관계에 있는 계파들이 현 상황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 상황을 당내 주도권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진상조사를 통해서 사실관계가 명백하게 다 드러나면 오히려 책임을 져야할 이들이 사태의 실체는 모호하게 해둔 채 당권파에게 책임이 돌아가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부정'의 구체적인 당사자가 누구인지 밝히면 해소될 수 있는 문제가 실체적 진실이 모호해지면서 당내의 권력투쟁으로 발전된 모양새다. 또한 당내 권력관계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진보당의 또다른 관계자는 "당내에서 권력투쟁이 벌어지는 것이야 어느 당에나 있는 것이지만 실체적 진실을 밝히면 될 문제를 권력투쟁의 도구로 삼는 듯한 모습은 진보정당에 어울리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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