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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ck'n USA, 초혼아리랑... 기억하시나요?

현석훈 기자 radio@vop.co.kr

입력 2012-06-08 15:00:31 l 수정 2012-06-08 16:47:58

사람들은 2002년을 어떻게 기억할까. 월드컵의 함성을 기억하는 이들도 있을것이고, 금메달을 강탈해간 아폴로 안톤 오노의 헐리우드 액션에 저주를 품는 이들도 있을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기뻐했던 사람도, 서해교전으로 한층 전쟁위기가 고조됐던 공포스러운 기억도 모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억저장소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행복한 기억은 두고 두고 꺼내 곱씹으며 엔돌핀을 만들어 내지만 고통스러운 역사의 한 장면을 기억에서 건져낸다는 것은 몰핀이 필요할 만큼 아픈일이다. 2002년 6월13일 낮 10시 45분께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천리 56번 지방도로에서 발생한 사건은 10년이 지났지만 잔인하고 허전한 기억이다.

손 맞잡고 미선이와 효순이의 넋을...

찢겨져 나가는 성조기 ⓒ민중의소리 김철수기자


'Fuck'n USA', '탱크라도 구속해' 반미 열기 최고조

당시 송앤라이프를 통해 발표된 'Fuck'n USA'는 인터넷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곡은 금메달을 올림픽 금메달을 훔쳐가고 전쟁협박을 일삼는 미국을 대놓고 '깠다'. 이후 두 여중생을 숨지게 한 미군병사 두 명이 미군 법정에서 '무죄'평결을 받게 되자 민심은 들끓었고 'Fuck'n USA2'와 노래패 '우리나라'의 곡인 '탱크라도 구속해'가 발표된다.

촛불집회의 대표곡은 '초혼아리랑'이었다. 작곡가 윤민석씨는 노래이야기를 통해 "누구보다 대미추종적인 모습을 보이던 어떤 대선후보 마저도 SOFA개정을 주장하는 쇼를 해야 하고, 정치나 사회문제에는 냉담하거나 소극적이던 연예인들까지도 앞다투어 연일 이어지는 촛불시위에 동참할 정도로 침묵과 굴종의 긴 잠에서 깨어난 위대한 우리 국민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향해 사자처럼 포효하며 새 역사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곡은 전 통합진보당 대변인이었던 노래마을 출신의 가수 우위영씨와 노래패 '우리나라', 작곡가 윤민석씨가 함께 불렀다. 10만 촛불행진이 열렸던 2002년 12월14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불리워지기 시작한 이 노래는 지금도 촛불집회에 종종 등장하는 노래다.

가수 신해철씨와 싸이는 무대에서 장갑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싸이는 노래를 마친 뒤 무릎을 꿇고 앉아 한동안 숨진 여중생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이들 두 사람은 서울 경희대에서 열린 여중생 추모 콘서트에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또 '007 어나더데이'에 북한장교로 캐스팅 제의를 받았던 배우 차인표씨와 최민수씨는 "남북상황을 냉전적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며 출연을 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갑차 언니' 김지은씨 4일 오후 출소

8월 3일,미2사단 오노소령에게 미군 훈련강행에 대해 항의하는 김지은씨 ⓒ민중의 소리


'낭만자객', '장갑차 언니의 눈물' 화제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월드컵으로 인해 지상파는 사건 초기부터 두 여중생의 죽음을 줄곧 외면해 왔다. 이와는 반대로 6mm 영상은 집요하게 현장을 파고들었고, 이를 공론화하는데 성공했다.

대표적인 작품이 '장갑차 언니의 눈물'이다. 따미픽쳐스 김도균 감독은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미군 장갑차를 가로막고 '사과하라'고 외치는 학생들의 외침과 눈물을 기록했다. 모두 네 편으로 제작된 이 영상은 태극기를 목에 두른 대학생들이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는 미군 행렬을 가로막은 채 '두 여중생을 살려내라'고 소리쳐 많은 이들의 눈물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2003년 개봉한 영화 '낭만자객'(윤제균 감독·두사부필름)은 두 여중생의 안타까운 죽음을 영화의 소재로 삼았다. 윤 감독은 당시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기존 작품처럼 앞부분은 배우들의 좌충우돌하는 코미디 형식이지만 뒷부분은 바로 감독으로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내용"이라며 "어린 생명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것을 떠올리며 관객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으면 좋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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