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에세이 나비

곽노현 에세이 나비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교육철학을 담은 트위터 글과 2011년 9월부터 5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집필했던 서른 통의 편지를 묶은 책, '곽노현 에세이 나비'가 출간됐다.

이 책의 제목이 나비가 된 것은 저자 곽노현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현재 처한 교육환경이 여실히 드러난다. 또 자유와 구속과 재판을 넘나들다가 최종심 재판 결과를 앞두고 있는 처지에서 나비를 떠올린 것은 자유와 나비, 본인 스스로의 처지를 함축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한 마리 나비의 탄생은 인간의 성장과 교육과정을 그대로 상징한다. 고난이 없으면 영광도 없다. 공교육 12년을 마치면 누구나 아름다운 나비가 돼 자유롭게 날게 하리라. 더 감사드려야 할 분들은 지금 '나비'를 키우고 있는 일선학교의 선생님들이다.

한 자 한 자 찍어낸 곽 교육감의 트윗글은 지극히 온화하고 지극히 교육적이다. 학생들과 선생님, 혁신교육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뚝뚝 묻어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가까이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제가 좋아하는 시 ‘풀꽃’의 전문입니다. 학습부진 아이들도 학교 부적응 아이들도 학교밖 아이들도 가까이서 오래 보면 사랑스럽습니다. 그 아이들의 좌절과 눈물, 상처를 우리가 씻어준다면.(2010년 9월 5일)

어제는 밤 10시 반까지 40여 명의 열정적인 선생님들과 쉬는 시간도 없이 3시간 반 동안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학교 현장, 특히 교단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 현장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현장은 언제나 겸손과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2011년 4월 27일)

가장 인권적인 것이 가장 교육적입니다. 학교에서 약자와 꼴찌를 우선적으로 일으켜 세우는 게 가장 인권적이고 가장 교육적입니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희망교육,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은 그래야 비로소 가능해집니다.”(2010년 5월 10일)

이 책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 유일하게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쓴 글은 서문이다. 옥중 서신은 추후 공개 여부를 모르는 채 부인 앞으로 보낸 글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교육감이 되기 전 자신은 법학교수였다며 교육행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는 것을 밝힌다.

20년간의 시민사회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강자들과 약자들이 법 앞에 평등한 대우를 받게 노력해왔다. 강자는 법의 지배 아래, 약자는 법의 보호 아래 두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저자가 1990년대부터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에서 활동하며 5.18 특별법 제정, 인권법 제정, 검찰개혁, 삼성의 상속 문제에 관한 문제제기를 한 '스톱 삼성 캠페인' 등에서 활동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할 수 있다'는 법논리를 가다듬는 데 노력해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는 데 기여했다. 그런 법학교수가 교육감 출마를 결심한 것은 진보진영의 추대 분위기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교육감이 된 뒤 구속됐다. 그는 입소 이틀 만에 60쪽짜리 노트 한 권을 다 채우는 등 부지런히 기록에 임했다. 처음에는 낯선 수감 생활에 대한 관찰기이지만 뒤로 갈수록 민주주의자, 진보주의자, 원칙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이 뚜렷이 드러난다.

그의 마지막 옥중 편지는 이렇게 맺는다.

2나는 우리 중학생들이 목공과 원예, 텃밭 가꾸기에 노출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드릴, 톱, 대패, 망치 등을 능숙하게 다루고 삽화 호미를 이용해서 텃밭과 정원을 가구는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연극과 합창, 국악과 타악과 함께 목공과 원예텃밭은 마음껏 해볼 수 있게 하고 싶은 6대 특활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