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한 진상조사특위 위원장.

26일 진상조사 발표를 2시간 앞두고 사퇴한 김동한 진상조사특위 위원장.ⓒ뉴시스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을 조사해 온 진상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김동한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보고서 작성을 놓고 대혼란에 빠졌다. 진상조사특위는 애초 26일 오후 전국운영위원회에 조사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었다.

김인성 보고서 ‘표결’ 거쳐 폐기

진상조사특위의 혼란이 빚어진 것은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했던 ‘온라인 투표 시스템 분석 보고서’가 나오면서였다. 이 보고서는 시스템 엔지니어로 한양대 외래교수를 맡고 있는 김인성씨에게 의뢰된 것이었다.

김 교수는 이 보고서에서 ‘부정과 불법행위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 내용에서는 1차 진상조사위(위원장 조준호)에서 제기했던 의혹 대부분을 ‘해당 없음’으로 확인하고, 1차 조사위가 밝히지 않았던 제주 소재 M건설사무소에서 벌어진 부정행위를 지적했다. 1차 조사위가 제기했던 ‘부정’이 구체적 증거가 없이 정황차원에서 제기된 것이라면 2차 조사는 구체적 증거에 기초해 판단을 내놓았던 점이 다르다. 또 M건설사무소를 운영했던 고영삼씨가 1차 조사위에 참여했던 점을 감안하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셈’이 된 것이다.

보고서를 받아든 진상조사특위는 25일 밤부터 철야회의를 열고 결국 김인성 교수가 작성한 보고서를 폐기했다. 폐기의 근거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과정이 합의가 아닌 표결이었다는 점은 확인되고 있다. 진상조사특위는 혁신비대위가 구성한 것으로 특위위원의 분포에서는 신당권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김동한 위원장 “절차는 진행했지만 내용엔 동의 못 해”

외부 전문가의 보고서가 폐기된 이후 진상조사특위 위원들이 자체로 작성한 보고서가 공식 보고서로 채택됐다. 특위에서 표결이 강행된 것에 대해서 김동한 위원장은 “법학자로서 특위의 의사 결정 절차는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결국 전국운영위보고를 한 시간 남기고 사퇴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철저히 보장되지 못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은 보고서에 자신의 이름을 명기하지 말아달라고 말해 보고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통합진보당은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진상조사특위가 제출한 보고서를 보고받고 승인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