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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비리 종합선물세트' 현병철, 연임 가능할까?

최명규 기자 press@vop.co.kr

입력 2012-07-17 09:44:03 l 수정 2012-07-17 10:07:48

현병철 "난 떳떳하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의 국가인권위원회 수장 격에 맞는 인사청문회였다. 16일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에서는 '종합선물세트'라 할 수 있을 만큼 각종 의혹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대한 현 후보자의 답변 또한 '일품'이었다.

현 후보자는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후보자의 논문 7편은 유형도 타인 논문 훔치기, 자기 논문 베끼기, 짜집기 등 표절 백화점이었다"고 논문표절 의혹을 적극 제기했다. 진 의원이 이를 인정하냐고 묻자, 현 후보자는 "지금과 (그 때의) 기준이 다르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진 의원이 재차 추궁하자 "지금으로 보면 표절"이라고 시인했다.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도 불거져 나왔다.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은 "(후보자의 아들이) 고3 때 100kg이던 체중이 1년새 13kg늘어서 (4급 판정 기준인) 113kg과 정확히 일치해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며 "의도적으로 체중을 늘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현 후보자는 "제 아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과체중이었다"며 "재수할 때 스트레스도 있고 운동도 못해서 관리를 못했다"고 답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서 의원은 "업무추진비 1억7천여만원 중 1억 6500여만원이 식당에서 술값과 밥값으로 사용됐고, 일식집에는 300회 정도 갔다"고 밝혔다. 그러자 현 후보자는 "저는 술을 못한다. 생선을 잘 먹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다른 의원이 "음식점에서 농어탕과 회초밥을 잘 시켜드신다고 한다"고 반박하자 그는 "손님 접대할 때 대개 그렇게 한다"고 말을 바꿨다.

자격 논란도 재연됐다. 현 후보자 경력이 인권과 전혀 무관했고, 취임 당시 '모르는 게 장점'이라고 '자랑'했다는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현 후보자는 "재임 3년 동안 열심히 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심 의원은 "모르는 게 장점인 인권위원장은 세계 유일하게 대한민국만 있다"며 "수습 (경험)하라고 위원장직을 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2010년 12월 초 중증장애인들의 인권위 점거농성 당시 인권위의 반인권적 행태를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인권위가) 식사 반입, 난방 공급, 전기를 차단하고 엘레베이터 가동을 중지시켜 장애인 화장실 출입도 불가능했다는 주장이 있다"며 "이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현 위원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임대 건물이기 때문에 건물주가 할 수 있지 저희들은 할 수 없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관리업체에 확인했다. 중앙냉난방이지만 층별, 사무실별 냉난방 조절이 가능하다. 또 이전 점거농성 때 인권위가 건물 관리실에 요청해 휴일에도 전기 난방을 틀어준 적이 수 차례"라며 "책임을 임대인에게 떠넘기는데 이것은 위증"라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현 위원장이 식사 반입 차단 등의 내용을 부인하자, 방청석에 있던 장애인들이 "거짓말하지 마세요"라고 외쳐 잠시 질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저들이 울분을 토하는 이유는 (농성 당시) 그 안에 계셨던 분"이라며 "그 중 한 분은 농성 풀고 한 달도 되지 않아 급성폐렴으로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 증인으로 나선 장향숙 전 인권위 상임위원은 당시 상황을 증언하며 "(현 후보자 재임 중) 인권위 안에 인권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2009년 12월 용산참사 관련 회의를 "독재라도 어쩔 수 없다"며 파행으로 몰고 갔던 현 후보자는 정회 중 회의장을 나서다 용산참사 유가족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현 후보자는 최근에는 용산참사를 다룬 영화 '두개의 문' 관람을 위해 나섰다가 시민단체와 관객들로부터 쫓겨나는 수모를 당한 바 있다.

이러한 현 후보자에 대해 박기춘 민주당 의원은 "인사청문회장인지 범죄 재판정인지 구분이 안 된다"며 "범죄자를 앉혀 놓고 인사청문회를 여는 것 자체가 수치로 현 후보는 인사청문 대상자가 아니라 사법처리 대상자"라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운영위원회는 18일 오전 9시 회의를 통해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미 현 후보자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도 부정적인 입장인 만큼 청와대가 현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국가인권위원장은 국회 동의 절차를 요하지 않아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는다 해도 청와대가 현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에 법적 하자는 없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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