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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관을 주름잡는 이 배우를 주목하라!

[인터뷰]영화 '철암계곡의 혈투' 주연 이무생씨

현석훈 기자 radio@vop.co.kr

입력 2012-07-20 17:07:33 l 수정 2012-07-20 17:26:59

'철암 계곡의 혈투'의 주연 이무생

'철암 계곡의 혈투'의 주연 이무생


공교롭게도 영화 세 개의 개봉일정이 비슷해 매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배우가 있다. 지하진 감독의 '철암계곡의 혈투', 봉만대 감독의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민두식 감독의 '통통한 혁명'에 출연한 배우 이무생씨 이야기다.

이 씨는 '철암계곡의 혈투'에서 강한 인상의 주인공 '철기'역을 맡았다. '섹거비'에서는 애로영화 감독인 '경태' 분으로 열연했다. 공교롭게도 이 두 영화는 같은날 개봉했다. '통통한 혁명'에서는 모델의 매니저인 '민호' 역으로 등장해 깨알같은 캐릭터를 소화했다.

이들 세 영화는 각각 2년 전 부터 순서대로 촬영을 마쳤으나 후반작업 등의 일정으로 인해 나란히 개봉관에 걸렸다. 배우로써는 억세게 운이 좋은 편이다. 충분히 목에 힘을 주어도 무방한 상황이지만 이 씨는 무척 겸손한 배우였다. 한 작품을 하고 나서 충분히 (캐릭터를)버리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는 그의 말에는 열정이 묻어났다.

19일 상암동 CGV 인근에서 그를 만났다. 훤칠한 키에 가벼운 캐주얼 복장을 한 그를 먼 말치에서 쉽게알아볼 수 있었다. 한 영화전문지가 주최한 '철암계곡의 혈투' 관객과의 대화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굵은 선을 가진 눈매가 매우 인상적이다.
'철암 계곡의 혈투'의 주연 이무생

'철암 계곡의 혈투'의 주연 이무생


세 작품이 나란히 개봉관에 걸렸다.

정말 이거는 행운이죠. 주연을 한 작품이 같은날 개봉하는게 거의 드문일이잖아요. 그 자체만으로 행복하게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사실 작품을 위해서라면 안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두 작품에 다 미안하니까.

다음에는 정말 최소한 한 달 이상은 걸러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철암은 2년 전에, 섹거비는 1년 전에, 통통한 혁명은 올 초에 촬영을 마쳤는데 공교롭게 이렇게 됐네요.

'철기'와 '민호' 캐릭터가 극과 극이던데 무척 자연스럽다

'통통한 혁명'의 민호는 모델의 매니져 역할인데 감독님께서 진중하면서 소소한 느낌이고 풀어주라는 지령을 주셨어요. 그런것이 적재적소에 필요한 것 같아 열심히 했습니다. 영화가 진지한 장면만 있으니까 중간중간에 활력을 넣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있으셨고요.

세 영화중 가장 마음에 드는 역할은 어느것인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그런 느낌이죠. 워낙 색깔이 다른 영화라 그런 재미로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철암 계곡의 혈투'의 주연 이무생

'철암 계곡의 혈투'의 주연 이무생

'철암' 촬영은 힘들지 않았나. 액션이 많던데

더운 여름에 말장화에 옷 껴입고 심지어 스카프까지 둘렀어요.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땀이 많이 나니까 워밍업이 잘 돼서 액션신에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 된 것 같습니다. 스텝이나 도와주시는 분이 있어서 위험한 장면도 많았는데 잘 넘겼고요. 힘들었지만 뜻깊었던 시간이었죠.

강원도에서 한 달 동안 살았다고 들었다. 공동생활이 쉽진 않았을텐데

아파트를 월세로 잡았어요. 스텝과 다른분들이 엠티처럼 합숙하면서 지냈는데 초반 몇일은 좀 문제가 있긴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형 동생 처럼 지내다 보니 그런게 무의미해 지더라고요. 같이 쓰는 큰 세탁기가 있었는데 서로 옷도 빨아주고.(웃음)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감독과는 어떻게 만났나. 서부영화를 좋아하는 편인가

후배들도 웨스턴 무비에 맞는 앵글이 나온다고 배역을 추천했어요. 사실 그런것에 흔들리지 않았고 작품과 감독의 느낌을 봤어요. 나중에는 오히려 제가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작품이 너무 색달랐어요. 웨스턴인데 강원도에서 찍고. 처음에는 좀 오버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감독님과 얘기를 나눠보니 무척 독특한 느낌이 들어요. 감독님이 말쑥하시고 점잖으신 편인데 시나리오는 전혀 그렇지 않은. 유혈이 낭자하고... 그런 언밸런스가 끌리더라고요.

서부영화는 책도 영화도 많이 봤어요. 나름 일가견이 있었죠. 그래서 철기처럼 앞 뒤 재지 않게 선택하게 된거죠. 이번 작품을 하면서 웨스턴 무비에 대해 좀 더 알아가고 싶어요.

인상에 남는 장면이 있나

아무래도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런 장면은 남녀노소를 떠나 60~70년대에 많이 봐 온것이잖아요.가장 간단하면서 강하게 다가오는 향수가 있어요. 감독도 웨스턴의 정통성을 이어보자고 했던 것이 새로운 해석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간단명료하고 굵은 감정선이 이어지지 않았나 싶네요.

철기의 감성적인 부분이 마지막 장면에 고스란히 집약되어 있고 귀면의 악마성도 잘 드러나고... 누구를 죽이는데 있어서 주저하지 않는 감정이 서로 맞부딪친 순간이기 때문에 웨스턴의 정수가 잘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철기는 무척 거친 캐릭터다. 자신과 닮았나

운동을 좋아해서 합기도 같은 것은 재미있게 했는데 특별히 싸움한다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나름 모범생이었죠.(웃음)

철기 캐릭터는 고민을 무척 많이 했습니다. 12년 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복수에 대한 온갖 상상을 다 하지 않았을까. 조금은 남들과 동떨어진 생각을 가지지 않을까.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 귀면에게 당했던 것을 그대로 돌려주려고 하는데, 부모님을 죽인것에 대한 복수의 마음은 한 6,7년 전에 정리했을 것 같고. 다른 감정이 있지 않았을까.

울분을 지나 복수의 순간만 생각했을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보면 다른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을데 복수심에 불타는 생각을 했을때는 반 미친 상태였을 것 같아요. 복수를 마치면 뿌듯하고 모든것을 다 이뤘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아닌. 나의 존재 자체도 없어져 버린 상황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평소에 말이 많거나 그런 스타일은 아니고 과묵하다면 과묵한 스타일이어서 그런 측면은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100%는 아니더라도 제 안에 철기의 어떤 부분이 존재하겠죠.

세 작품 캐릭터가 서로 극과 극이다. 연기 변신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한 작품을 하고 나면 어느정도 충분히 버리는 작업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 과정이 없이 다른 작품에 들어가면 잔상이 남기 때문에 스스로를 비우는 작업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 과정이 절실했기 때문에 다음 작품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철암 계곡의 혈투'의 주연 이무생

'철암 계곡의 혈투'의 주연 이무생


철기는 버리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렇죠. 버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촬영 도중에 손바닥이 유리에 찔려 피가 좀 많이 났는데, 이 상처가 아물고 제 눈에 보이지 않아야 철기로써 생을 다 한게 아닌가 싶고 저 역시 저만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나 싶어요. 이 상처를 보면 항상 촬영 당시가 생각이 나고. 물론 그런 시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100% 버릴수는 없지만 물리적인 시간은 필요하니까요.

배우에게 있어서 휴식의 과정은 다음 작품을 위한 도전의 과정과 물려 있습니다. 제 역할을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아주실지가 관건인 셈이죠.

차기작은 준비하고 있는게 있나

올해 상반기에 촬영한 '통통한 혁명' 이후 아마 8월 초 쯤 제 분량이 촬영에 들어갈 것 같은데 '협상종결자'라고. 설경구 선배님과 문성근 선배님께서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가 있어요. 제 역할이 큰 부분은 아닌데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뜨거운 맬로나 가슴시린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어요. 슬픈것보다는 정서상 로맨틱코미디가 맞는 것 같아요. 철암에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그것을 비우는 작업을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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