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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반값등록금’ 발언하고 나가자...대학생 “대선에 쓰지마라”?

김세연 새누리 의원 "등록금 부담 절반으로 줄이기를 달리 표현"

최지현 기자 cjh@vop.co.kr

입력 2012-08-23 14:46:41 l 수정 2012-08-24 07:59:16

인사말하는 박근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신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 전국 39개 대학교 총학생회장들과 펼치는 화끈한 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23일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반값등록금 실현을) 당론으로 정하고,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반값등록금' 입법화 요구를 대하던 그동안의 언행과는 사뭇 달랐다.

박근혜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 전국 39개 대학교 총학생회장들과 펼치는 화끈한 토론회'에 참석해 "반값등록금 실현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새누리당 당론이 맞냐"는 한 총학생회장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대학생들은 박 후보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진짜 반값등록금 맞나?'

박근혜 "등록금 부담 반으로 낮추겠다...약속 한 건 잘 지킨다"

이날 토론회는 박근혜 캠프에서 청년특보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과 '비운동권' 성향인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이 공동주최한 행사다. 박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행사장은 30여명의 대학생들 뿐만 아니라 수십 여명의 취재진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박 후보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축사를 통해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 어려움 없이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의 교육 정책의 핵심 중 한가지"라면서 "제가 이것 하나 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여러분 등록금 부담을 분명하게 반으로 낮추겠다는 것을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제가 해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젊은 층을 만난다는 점을 의식한 듯, 몇 가지 넌센스 퀴즈를 내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 후보의 장단에 맞춰 주위에 앉아있던 의원들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고, "역시 대단한 분이셔"라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인사말하는 박근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신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 전국 39개 대학교 총학생회장들과 펼치는 화끈한 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친박계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혜훈 최고위원도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로 한 마디 거들었다. 이 최고위원은 " 어제 보니까 부산장신대학이 내년부터 반값등록금을 실현한다고 하더라"며 "(반값등록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축사가 끝나자 김상민 의원은 참석한 대학 총학생회장들에게 질문을 주문했다. 이형훈 전주대 총학생회장은 박 후보에게 "5년 전 (이명박) 대통령도 똑같이 반값등록금을 외쳤는데, 박 후보는 정치 쇼가 아닌 현실 가능한 공약들로 진정성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실질적으로 비싼 우리나라 등록금을 실질적 부담을 반으로 낮추는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 실현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그동안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등록금 뿐만 아니라 학자금에 대한 대출 이자를 낮추기 위해서 예산을 1% 반영했다"고 자평했다.

박 후보는 "자유롭게 토론을 하고 결과로 마련한 정책 중 좋은 것이 있으면 받아들여서 현실에 맞는,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으로 보답하겠다"고 대학생들에게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반드시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러분들 기대하셔도 좋다. 반드시 해결하겠다. (제가) 확고하게 약속을 잘 지킨다고 얘기 듣지 않았냐. 왜냐하면 함부로 약속 안 하기 때문이다"라고 반값등록금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시켰다.

김상민 의원이 질의응답을 마무리하면서 취재진의 철수를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박 후보는 이를 막으며 "언론인이 계신 것도 좋다고 본다"며 "왜냐하면 우리 대학생들의 최대 고민 중 하나가 비싼 등록금인데, 이런 토론회가 취재되면서 이런 문제가 이슈화되고 그래야 국민들 전체가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이날 자리를 중요시 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기 전에 자리를 뜨면서 대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고, 중간중간 대학생들의 당부를 메모까지 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박 후보의 보좌진들은 시간이 없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박근혜 후보 퇴장하자...대학생 "대선 때 반값등록금 명칭 쓰지 마라"

박 후보가 퇴장하자 취재진과 새누리당 의원들도 덩달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행사장은 토론 참석자들과 참관 대학생들, 그리고 일부 보좌진들만이 남았다. 새누리당 토론 패널로 김상민 의원을 비롯해 이혜훈 최고위원, 이원근 교육수석전문의원, 교과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세연 의원 등이 자리를 지켰다.

인사하는 박근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신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 전국 39개 대학교 총학생회장들과 펼치는 화끈한 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토론 사회를 맡은 김상민 의원은 대학 총학생회장들에게 "'화끈한 토론회'답게 현장 이야기를 마구마구 쏟아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총학생회장들은 좀 전에 있었던 박 후보의 반값등록금 발언에 대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박종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반값등록금을 시행하겠다는데, 반값 의미가 절대적인 것인지 상대적인지 궁금하다"며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반값등록금은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즉, 모든 대학생들의 등록금 고지서에 액수가 절반으로 낮춰 나오는 '명목 반값등록금'이 맞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세연 의원은 "'반값등록금'이라는 표현이 여러가지 해석과 오해를 불러오는 면이 있다"면서 "저희 당에서 원래 쓰는 표현은 '등록금 부담 절반으로 줄이기'로 풀어서 설명을 계속 드렸는데, 단어가 담고 있는 단순한 명쾌함이 반값등록금으로 될 수 있어 총선 이후 표현을 정리해서 토론회 제목도 저렇게(반값등록금 실현) 걸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등록금 부담의 총 규모가 14조원이 넘는다. (새누리당이) 반값등록금을 표현할 때는 14조원에서 절반의 부담을 학생이 직접 부담하는 게 아니라 정부와 학교 등 다른 주체가 절반의 부담 덜어들이겠다는 총량개념의 반값등록금이다"라고 해명했다. 결국 '명목상 반값등록금'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소득분위별에 따른 장학금 지원을 언급했다.

그러자 장지호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총학생회장은 토론회 명칭을 가리키면서 "'반값등록금 실현'을 왜 붙였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MB정부가 5년동안 반값등록금에 시달렸다. 이는 두리뭉실한 정책을 선포했기 때문이다"라며 "새누리당이 원하는게 반값이냐. 저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등록금 정책을) '체감 등록금 부담 완화 및 맞춤형 등록금 인하'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대선 때도 '반값등록금 실현' 문구 쓸 것이냐"면서 "(반값등록금이라고 하면) 대학생들은 국고 50%를 투입하는 명목 반값등록금이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은 대선 때 절대 반값등록금 타이틀을 가져가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어 "반값등록금이 새누리당 당론이냐고 물어봤는데, 제가 봤을 땐 (반값등록금 당론이) 아니다"라며 "선거 때 대학생들을 유린해서는 안 되고, 명확한 타이틀을 가져와서 정부를 이어가더라도 시달리지 않도록 확실히 말하고 그에 대해서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종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저희는 해마다 삭발도 하고 단식도 하면서 등록금 투쟁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근본 문제는 해결 안 된다"면서 "대학생들이 목소리를 외쳐도 대답없는 메아리로 돌아왔는데 우리 얘기를 듣는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표를 위한 선심성 행사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입장하는 박근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신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 전국 39개 대학교 총학생회장들과 펼치는 화끈한 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입장하고 있다.


국민 의례하는 박근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신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 전국 39개 대학교 총학생회장들과 펼치는 화끈한 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대학생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질문에 답하는 박근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신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 전국 39개 대학교 총학생회장들과 펼치는 화끈한 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대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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