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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직원 컴퓨터에 ‘사찰 프로그램’ 설치 논란

김대현 기자 kdh@vop.co.kr

입력 2012-09-03 14:20:19 l 수정 2012-09-03 15:50:46

설마 기자들도 사찰?

MBC 노조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열린 사측의 컴퓨터 해킹 사찰 규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컴퓨터에 사측의 해킹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사무실 내 고화질 CCTV설치로 인권침해 논란이 됐던 MBC가 직원들의 동의없이 컴퓨터 사용자의 온라인 활동 내용을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MBC노조는 3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가 파업이 한창 중인 지난 5월 중순쯤 회사망을 연결해 사용하는 모든 컴퓨터에 일종의 해킹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했다”며 “이 프로그램 설치를 지시하고 주도한 김재철과 그 책임자들은 모든 책임을 지고 MBC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회사 온라인망에 접속하는 모든 직원들과 방문객의 컴퓨터에 자동으로 설치되며, 심지어 MBC 포털에 접속해 업무를 본 가정용 컴퓨터에도 이 프로그램이 설치된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메신저를 통한 개인 간의 사적인 대화나 이메일 내용 등을 모두 회사 서버에 저장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으며 회사 관계자가 언제든 이 서버 내용을 살펴 볼 수 있다고 노조는 전했다.

문제는 이같은 프로그램이 컴퓨터 사용자 몰래 자동으로 설치된다는 점이다. MBC 사측은 프로그램 설치시 “‘Inciter’ 라는 설치 프로그램이 화면에 팝업으로 뜨게 되며 설치에 동의하면 본 프로그램은 설치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PC에 프로그램이 설치된 조합원 그 누구도 이같은 팝업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노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프로그램은 회사 랜선이나 와이파이를 통해 회사 온라인망에 접속한 외부인도 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설치될 수 있으며, 이 프로그램이 설치되면 이후 자신이 타인에게 보낸 이메일이나 메신저의 내용은 모두 MBC서버에 저장된다. 실제로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개인 자료와 대외비 문건 등이 모두 회사 서버로 전송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것이 사찰이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해킹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컴퓨터 자료를 수집한 사례를 보여주며 사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MBC에는 아직까지 수집된 자료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거나 규제하는 보안관리 지침이나 사내규정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서버에 저장된 내용을 서버 관리자나 사측 관계자들이 임의로 열어볼 수 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T사에서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애초 해킹에 의한 자료유출 방지, 사용자가 PC를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료유출이 일어날 경이 이를 차단하는 기능 등이 기본기능이지만, MBC는 옵션기능을 추가해 USB를 통한 외부 복사, 이메일, 메신저 대화내용, 인터넷 사용기록 까지 서버에 저장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조는 김재철 사장과 안광한 부사장,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등 6명에 대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MBC노조 정영하 위원장은 “정말 심각한 것은 MBC를 찾는 수많은 외부인도 사찰 프로그램의 피해자일 수 있다는 점이다”며 “현 경영진은 이 문제에 대해 진상조사 할 자격조차 없으며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시스템은 내부 자료 보안과 외부 해킹을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감시나 사찰 목적이 결코 아니다 ”라며 “이 시스템은 회사 전산망을 통해 외부로 자료를 전송하거나 외부에 복사하는 경우에 한해 서버에 자료를 보존하게 된다”고 해명했다.

직원의 동의없이 시스템을 설치한 부분에 대해서도 “좀비PC에 의한 사이버 공격 차단이 시급해 전사에 긴급 배포하게 되었다”며 “본 시스템 시험 운영과 관련하여 사전 고지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이해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사측은 “자의적으로 본 시스템의 자료를 열람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이에 대한 안전장치도 갖출 예정이다”면서도 “다만 회사 정보유출이 의심되는 경우 적법한 절차를 거쳐 관계 부서에 해당 자료가 제공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찰 사례 보여주는 정영하 위원장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해킹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컴퓨터 자료를 수집한 사례를 보여주며 사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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