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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무효’ 새누리 추재엽, ‘바비큐 물고문’ 등 고문수법 봤더니

한나라당 부대변인 거쳐 구청장 역임.. 영화 ‘남영동1985’와 똑같아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입력 2012-10-12 12:20:09 l 수정 2012-10-12 13:31:41

고문을 행하고도 이를 부인한 추재엽(57) 서울 양천구청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002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처음 양천구청장으로 선출됐던 추씨는 고문 전력 논란이 일자 이를 제기한 재일교포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그런 사실이 없다고 증언해왔다.

서울 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기영)는 11일 "추씨가 고문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되는데도 이런 사실이 없다고 위증하고,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자신이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다른 사람을 처벌해 달라는 것은 무고에 해당한다"면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와 위증 및 무고 등의 혐의로 추씨에게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추씨는 지난해 10ㆍ26 재보궐 선거에서 자신이 보안사 수사관으로 근무하던 1985년 당시 재일교포 유지길 씨를 불법 연행한 뒤 구금하고 고문하는 등 강압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이 사실을 알리려 한 재일교포 김병진 씨를 간첩이라는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고 유권자들에게 문자로 보냈다. 재일동포 김씨는 추씨의 증언과 문자메시지 내용이 허위라며 고발했고, 검찰도 추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 무고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추재엽, 인간 바비큐 물고문·엘리베이터실 고문 등 '기술자'

故김근태 상임고문의 실화를 다룬 영화 '남영동 1985'의 한 장면

故김근태 상임고문의 실화를 다룬 영화 '남영동 1985'의 한 장면



재판부는 고문 피해자인 유지길씨와 이를 제기한 김병진씨가 고문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고 검찰 자료를 봐도 추씨가 고문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판결문은 추씨 등 당시 보안사 수사관들이 유씨를 수시로 폭행한 것은 물론 잔혹하게 고문했던 상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추씨 등은 유지길씨에게 간첩 혐의에 대한 자백을 받기 위해 소위 '잠 안 재우기 고문', '인간 바비큐 물고문', '엘리베이터실 고문', '전기고문', '소금밥먹이기 고문' 등 가혹행위를 자행했다.

이 중 '인간 바비큐 물고문은' 통나무를 책상 사이에 올려놓고 수사관 2명이 양쪽 끝에 앉아 이를 고정시킨 후 피해자의 옷을 벗겨 손과 발을 통나무에 묶고, 통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피해자의 얼굴에 수건을 덮은 뒤 주전자에 고추가루를 탄 물을 넣어 얼굴에 붓는 방법의 고문이다.

김병진 씨는 당시 상황을 엮은 자신의 저서를 통해 '유씨는 무릎을 꿇어 앉은 모습으로 두 손발이 포승으로 꽁꽁 묶였다. (중략) 유씨의 몸은 등이 아래로 쳐진 모습으로 공중에 매달렸다. 얼굴은 머리가 뒤로 젖혀지고 입이 위에 있었다. 추씨가 젖은 손수건으로 코에서 눈까지를 덮었다. 공기를 마실 구멍이란 입밖에 남지 않았다. (중략)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최후의 구멍에 새빨간 물이 부어졌다. 나는 이 광경을 더 이상은 쓸 수 없다'고 증언했다.

이외에 추씨 등이 저지른 고문기법은 하나같이 잔인하고 악랄했다. '잠 안 재우기 고문'은 밤낮으로 깨어있게 만든 상태에서 심문하는 수법이며, '엘리베이터실 고문'은 피해자의 몸을 묶은 채 엘리베이터고문용 의자에 앉힌 뒤 물속에 잠그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고문용 의자는 밑으로 내려가는 레일이 설치된 특수장비로 물이 잠겨있는 지하로 내려갔다가 올라오게 만들어져 있다고 고문 피해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또 추씨 등은 나체로 전신에 물을 끼얹고 전선을 성기에 감아 발전기를 돌리는 '전기고문'과 물없이 소금을 잔뜩 섞은 주먹밥을 먹이는 '소금밥먹이기 고문'등의 가혹한 짓을 유씨에게 행했다.

이 내용에 대해 유씨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와의 면담에서 "나체로 거꾸로 매달고 고춧가루가 든 물을 코에다 부었다. 여러 차례 물고문을 했다. 또 의자에 앉혀서 몽둥이로 가슴과 다리를 비틀고 때렸다. 아침 인사가 손으로 때리는 것이었다. 수사관 모두 다 그렇게 했다. 또 나체로 전신에 물을 끼얹고 전선을 성기에 감고 전기고문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고문세력, 여전히 정치권에서 한국사회의 주류로 있다"

故김근태 상임고문의 실화를 다룬 영화 '남영동 1985'의 한 장면

故김근태 상임고문의 실화를 다룬 영화 '남영동 1985'의 한 장면



재판부는 추씨가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각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엄중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추씨는 끝내 재판부의 선고가 "너무 가혹하다"며 오히려 항변했다.

폭로와 위증을 둘러싼 소송 끝에 반인륜적인 고문행각이 드러났다. 민가협 김현주 사무국장은 "전에 고문 피해자분들을 뵌적이 있는데 이건 인간이 인간에게 행할 수 없는 방식이었다"며 "한 개인에게 짐승한테도 하면 안되는 짓을 해온 고문과 피로 얼룩진 역사가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일은 그 당시의 고문을 자행한 독재 세력들이 여전히 정치권에서 한국사회 주류로 건재하다는 걸 보여준다"며 "몇년 전 새누리당의 몰지각한 역사인식에서 공천이 이뤄졌지만 이런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당시 고문을 행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은 물론 다시는 정치권에 들어서지 못하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추씨는 1981년 9월 30일 국군보안사령부 소속 중사로 전역한 뒤 1984년 9월 15일 대공수사관 보직을 받아 대공처(3처), 수사과(2과), 수사5계에서 근무 후 1985년 10월 15일 의원면직됐다. 그는 보안사에서 전역한 뒤 1991년 서울시의회 전문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2001년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거쳐 2002년부터 세 차례 양천구청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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