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누르고 민중의소리를 페이스북으로 구독하세요

박정희 사위 일가, ‘설악산 케이블카’ 42년 독점·특혜운영

1971년 설악산 국립공원에 설치...막대한 부 축적, 자녀에 대물림

정웅재, 김대현 기자

입력 2012-11-01 06:59:25 l 수정 2012-11-01 09:14:45

국립공원 설악산에 있는 케이블카의 지난해 순이익은 37억원이다. 하루에 1천만원씩 순이익을 남긴 것으로 어마어마한 노른자위 수익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국민의 혈세로 관리되는 국립공원 설악산의 자연을 이용해 돈을 버는 설악산 케이블카는 의외로 공단이나 지자체가 아닌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 특혜...42년간 독점운영 부 축적

설악산 케이블카로 매년 엄청난 돈을 버는 주인공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위인 한병기(82) 씨 일가다. 1955년 당시 박정희 5사단장의 전속부관을 지낸 한병기 씨는 1958년 박정희의 장녀(박정희 첫째 부인 김호남의 딸) 박재옥 씨와 결혼을 했다.

한병기 씨는 박정희가 5.16 쿠데타로 집권한 1961년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 발령받아 근무하고, 1962년 서른 두살의 나이에 뉴욕 총영사로 부임해 4년 동안 뉴욕 총영사를 지냈다.

이후 한병기는 1971년 강원도 속초·양양·고성에서 민주공화당 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리고 한병기 일가가 42년째 독점운영을 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설악산 케이블카는 한병기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해인 1971년 8월 1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케이블카 공사기간 등을 감안하면 설악산에 케이블카 설치가 승인된 것은 한 두해 전인 1969~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설악산은 1965년 11월 5일 천연기념물 제171호로 지정됐고, 1970년 3월 24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사실상 케이블카 설치가 어려운 조건에서 케이블카 사업 승인을 받은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사위로서 특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인포그래픽] 박근혜와 설악산 케이블카

[인포그래픽] 박근혜와 설악산 케이블카



2011년 하루 1천만원 순이익...대주주인 한병기 자녀들 20억 현금배당 받아 부 대물림

노른자위 사업을 따내면서 한병기 일가는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한병기가 회장인 (주)설악케이블카의 2012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의 자산은 191억원이고, 2011년 매출액은 73억원이다. 매출액 중 운송수익이 72억원으로 매출액의 99%가 케이블카 운행으로 벌어들이는 돈이다. 놀라운 것은 2011년 당기순이익이 37억원인데, 이는 하루에 1천만원씩 순이익을 챙긴 셈이다.

또 2011년 현금배당도 20억2,400만원이나 했는데, 이를 통해 이득을 본 (주)설악케이블카의 주주들은 한병기 회장의 자녀들이다. 한병기 회장의 차남 한태현 씨가 (주)설악케이블카의 주식 49.7%를, 장남 한태준 씨가 37.5%의 주식을 갖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지위 덕분에 특혜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설악케이블카 사업으로 부를 축적하고 그 부가 대물림 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주)설악케이블카는 국민의 혈세로 관리되는 국립공원의 자연 일부를 이용해 돈을 벌면서도 정부로부터 아무런 간섭도 받고 있지 않다. 국민의 자산인 국립공원 자연을 이용해 돈을 버는 만큼, 공원 자원 이용에 따른 부담금을 받거나, 지자체나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케이블카 사업권을 환수해 운영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할 수 있다.

국민혈세로 관리되는 국립공원 자원 이용해 돈 벌면서 환경 부담금 한 푼 안내
1998년과 국정감사에서 '사업권 회수' 지적됐으나, 유야무야 넘어가

민주통합당 한정애 의원은 지난 10월 19일 국정감사에서 "설악산 국립공원의 관리에만 연간 83억원 이상이 소요되며 이는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박근혜 후보 일가가 소유한 (주)설악산케이블카는 국민의 혈세로 보존관리되고 있는 설악산국립공원을 위해 지난 40년간 한 푼도 쓴적이 없다"면서 "유신독재를 통해 설립된 설악산 케이블카는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고 오랜시간 동안 막대한 부를 축적한 만큼 케이블카 사업권 회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998년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이부영 의원은 "30년 가까이 독점적 특혜를 누려온 만큼 어떤 식으로든 공원관리와 보존에 일정한 부담을 지우는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설악산케이블카는 '자연공원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설치됐기 때문에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수십년째 손을 놓고 있다. 국립공원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자연공원법'에 따라 제한되는데, 이 법은 설악산 케이블카가 설치된 후인 1980년에 만들어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케이블카는) 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설치된 시설물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사업권을 회수하거나 부담금을 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공단이 만들어지기 전에 강원도에서 허가를 낸 것"이라며 "(사업승인 과정에 대해) 정확한 내용은 모른다. 1971년도에 설치됐다는 것밖에 알 수 있는 게 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강원도에서 허가를 내줬다고 해도 현재 국립공원 관련한 것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허가를 내 준 것에 대해 지금은 (도청에) 알고 있는 사람도 없고, (사업승인 관련 자료도) 없을 가능성이 많다"라며 공을 관리공단에 떠넘겼다.

결국, 박정희 전 대통령 일가가 특혜로 받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국민 세금으로 유지되는 국립공원 자연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도 환경부담금은 한 푼도 안 내고 있고, 관련 법 제정 이전에 설치됐다는 핑계로 관할 기관의 묵인속에 독점 특혜 운영을 42년동안 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