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누르고 민중의소리를 페이스북으로 구독하세요

'나쁜피' 윤주, "매일 매일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현석훈 기자 radio@vop.co.kr

입력 2012-11-01 11:35:43 l 수정 2012-11-01 13:44:13

없음


"매일 매일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개봉관 잡히고 언론시사회 끝나고 나서 감독님께서 배급사에 계신 분들과 자리 한 번 만들자고 해서 동석한 적이 있는데,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고 '이게 정말 쉽지 않은 것이었구나. 정말 다들 너무 많은 노력을 쏟고 계시고... 무엇때문에 이러시는지 알 수는 없지만 너무 감사하고 (마음이)너무 크게 느껴졌어요."

리모콘을 들고 누군가 레드카펫에 등장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은 무척 독특한 경험이었다. 짧게 스치는 시간이었지만 왜 그리 길게 느껴졌는지 모를일이다. 매우 설레고, 긴장된 시간이었다. 현장 사진들이 송고되는 것을 하나 하나 확인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본인에게도 무척 긴장된 시간이었겠지만 아마 초조하게 지켜본 이들이 생각보다 많았으리라.

지난달 31일 열린 대종상 시상식은 '나쁜피'의 주연을 맡은 배우 '윤주'씨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날이다. 윤주씨의 말 처럼 그녀가 레드카펫을 밟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윤주씨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고, 연신 고맙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 영화의 연출을 담당한 강효진 감독도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만큼 개봉하기 어려웠던 영화였던 탓이다. 파격적인 소재와 영화가 던지는 도발적인 화두는 배급사와 홍보대행사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어쨌든 영화는 산업이고, 도전은 곧 손해를 감수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감독과 배우가 '고맙다'는 말을 달고 사는 이유는 이런 까닭이다.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어쨌든 가보자'고 결심한 많은 사람들의 선의와 결심이 개봉을 성사시켰다. '나쁜피'는 이런 의미에서 나쁜영화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왜 감독이 사재를 털어 이런 영화를 만들었는지, 배우들과 스테프들은 왜 이 영화 제작에 함께 참여했는지 몹시 궁금해지는 영화다. 그리고 영화를 위해 무엇이라도 거들어야 할 것 같은 죄책감이 든다. 레드카펫을 조심스레 밟고 지나가는 윤주씨의 모습에 설레고 안도했던 마음도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일게다.

대종상 이야기부터 좀 해주시죠. 레드카펫 위에 처음 서보셨는데. 기분이 어떠셨나.

아... 시상식에 가보니 사람들이 참 매말라 있지는 않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저는 인지도가 높은 배우도 아닌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변에 계시는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무명 배우인데 기자분들도 스트로브를 터뜨려 주시고. 무척 떨렸는데 감사하고 재밌었어요. 처음에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는데 응원해주시니까 손을 흔들 용기도 생기더라고요.

정말 5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인데 마치 5시간이 지난것 같고. 기자분들은 '오른쪽', '왼쪽', '윙크' 막 포즈취해달라고 소리치시고... 무척 특별한 기분이었어요. 사진이 좀 푸근하게 나오긴 했는데(웃음) 고맙고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나쁜피' 촬영하면서 힘들진 않으셨는지. 감독은 배우가 고생 많이 했다고 말씀하시던데.

많이 혼났어요. 저 보다는 감독님이 고생 많이 하셨어요. 저는 여기서 내가 혼났다고 주눅들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주눅들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촬영 감독님안테도 많이 혼나고. 감독님은 직접 오셔서 연기지도를 해주시고. 무척 힘들었지만 즐겁게 촬영했어요.

NG 한 번 내면 그 어마어마한 레이저가... 스텝진들 눈에서 레이저가 나와요. 촬영감독님의 땀줄기를 잊을 수가 없어요. 마지막 촬영때 감독님이 탈진해서 쓰러지셨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지금 생각해도 죄송해요. 좀 더 잘할걸 하는...

소재가 파격적이라 출연을 결심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연극하던 선배가 '오디션 자리가 있다'고 소개해 주셔서 오디션을 보러 갔어요. 오디션 자리를 가면 시나리오 전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쪽대본을 주거든요. 오디션 자리에서 '노출이 있습니다'고 말씀하셔서 조금 당황하긴 했는데. 일단은 오디션 자리에 왔으니 최선을 다하자고 열심히 오디션을 봤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아이폰 들고 사진을 찍으시더라고요. 이건 뭐지? 하고 있다가. 신기한 분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조용히 따라나오시더니 대본 주시면서 '시나리오니까 한 번 읽어봐' 하시더라고요. 인근 카페에 가서 다 읽어봤는데 그제서야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인선'이라는 아이를 보면서 얼마나 아팠을지 그 마음을 알고싶고 느껴보고 싶었어요. 정말 강간범의 피가 내 몸에 흐른다는건 소름끼치는 일이니까... 동감이 많이 가고 연민도 느껴졌어요. 도전해보고 싶다, 해보고 싶다는 결심도 들고.

한번은 신사동 모 커피숍에서 대본 보고 있는데 새벽 서너시쯤 됐어요. 모여서 리딩하는 날이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그런데 감정을 잘 모르겠는거예요. 고민하다가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나중에 감독님이 굉장히 놀라셨다고 그러시네요. 부인하고 주무시고 계신데 새벽에 낯선 여자가 전화했으니 당황하실만 하죠.

준비하는 내내 힘들기도 했는데 즐거웠어요. 솔직히 제가 언제 그런 경험을 해보겠어요. 무척 값진 시간이었고.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열심히 도와주신 분들께 무척 감사하게 생각해요.

없음

어렵게 개봉까지 왔는데. 긴장도 좀 되고 그러시나?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에서 영화가 처음 소개됐는데. 정말 민망했어요. 옆에 감독님 계신데 쳐다보지도 못하고. 보다가 눈 마주치면 고개숙이고 그랬어요. 떨려서 못보겠더라고요. 둘째 날은 봤어요. 긴장돼서 물 한통을 다 마시기도 하고. 그 때는 정말 긴장을 많이 했어요.

덕분에 긴장은 좀 덜었어요. 시사회 하고 관객과의 대화도 해보고... 좀 무뎌졌다고 그럴까요? 사실 긴장보다 걱정이 많이 돼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데. 제가 보답해야 하는데 그런 걱정도 들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잖아요. 더 잘해야 하는데.

솔직히 개봉했다는 것 만으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하나 고민도 들고. 요즘은 다시 결의를 다지고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도전정신으로 미래에 대한 생각밖에 없어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까. 감독님과 약속했어요. 감독님께서 '이 영화 꼭 개봉시킬테니까 더 나은 배우가 되라'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이 약속을 지키셨으니까 이젠 제가 약속을 지켜드려야죠.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겠는데, 윤주씨가 '인선'과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던데.

쉽게 생각해 낼 수 없는 상황들인데. 저는 인선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보게 되니까, 저는 그 상황에 놓이면 인선이처럼 못해요. 그래서 더 인선이가 대단하게 느껴지고 굳은 심지가 느껴지고, 정말 대단하고 엄청난 아이구나 느껴졌어요.

그래서 더 도전해보고 싶었고 인선이의 감정을 한 번 가져보고 싶었어요. 이런 상황을 평생 느낄 수 없을테니까 간접적으로나마 그 인생을 살아보고 싶었고. 의미없는 자신감인데 시나리오를 보자 마자 '이건 정말 하고싶어. 할꺼야'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말로 설명하긴 좀 어려운데. 운명같은 그런거 아니었나 생각도 좀 들고요.

촬영하고 개봉까지 2년쯤 걸린 셈인데.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다.

영화 찍고 나서 힘든 순간도 많았어요. 감독님께 전화해서 너무 힘들다고, 관두면 안될까 묻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2년만 기다려다오. 아무것도 안해도 좋으니까 2년만 연기공부 해라' 그러시는거예요. 개봉 잡힌게 거짓말처럼 딱 2년 후예요. 지금은 좋은 회사 만나서 좀 안정도 됐고. 운명처럼 참 신기하네요.

그 시간동안 소속사에 들어가기도 해보고 사람도 많이 만났어요. 참 많은걸 했네요. 회사에서 아이돌 가수를 키우니까 저는 점점 방치되는 거예요. 일을 받을 수도 없고.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제가 아직 어리긴 하지만 이 상황이 길어지는게 좀 어렵더라고요.

아버지도 이번일만 하고 연기 관두라고 하시고. 니가 얼굴이 되냐 연기가 되냐, 정말 잘 될거라 생각하느냐 말씀하시는데 자존심이 너무 상한거예요. 현실적으로 회사들어가서 돈 벌고 시집 잘 가면 된다고 말씀하시는데. 너무 자존심이 상해서 좀 보여드리고 싶어서 집을 나왔어요. 독립하겠다니 물론 반대하셨고...

맨몸으로 나와서 친구네 집에 얹혀살았어요. 집 나온 마당에 부모님께 손 벌릴 수도 없고... 곧바로 생계에 문제가 생기더군요. 한 두달 함께 살다가 따로 나왔는데 집세를 내야 하니까 돈이 필요하고. 돈을 만들려면 아르바이트나 연기를 해야 하는데 제 입장에서는 연기로 뭘 할 수 있는 인지도도 없고. 정말 힘들었어요.

소속사 정리하고 낮에 미팅 잡히면 미팅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 하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까 밤에 일하는게 정말 쉽지 않더군요. 하고싶은 일 하면서 밤 새는것과 살기 위해 밤을 새는일은 정말 달랐어요. 몸상태도 점점 안좋아지고 머리는 어지럽고. 내가 무엇때문에 사는건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 붙들고 미치겠다고 하소연도 하고...

감독님이 항상 그러셨어요. 평소에 전화 안해도 되니까 힘들때 나한테 전화 한 통 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뭘 해도 좋고 뭘 도전해도 좋은데 넌 연기자니까. 그것만 포기하지 말아라 하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한 분이고 평생 은인이 된 셈이예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너무 고맙습니다.

없음



영화 '나쁜피'의 설정은 강간범의 딸이 생부를 죽이고 자살한다는 내용이다. 소재가 파격적이다 못해 관객이 불편할 수 있는 영화를 반기는 제작자나 배급사, 홍보사가 있을 리 없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 '나쁜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개봉을 위해 기꺼히 희생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2년의 시간은 길었지만 배우나 감독에게 결코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 영화는 개봉을 했고, 금전적 손해가 예상되지만 그들에게 사람이 남았다. 돈을 주고 사람의 마음을 살 수는 없을테니까.

'여배우=노출'이라는 등식 때문에 물어보고 싶진 않았지만 직업상 어쩔 수 없었다.

그 '문제의 장면'들은 어떻게 촬영했나. 감독은 '정신줄 놨다'고 설명하던데

촬영을 하면... 당연히 힘들죠. 정말 사람 체력은 나이 불문하고 정신력의 차이인 것 같아요. 흔히 그런 상황에 놓이면 다크써클이 턱 밑까지 내려온다고 하잖아요. 촬영할 때 그 말이 이해가 되더군요. 잠을 못자서 그런것도 물론 있겠지만.

노출신이나 강간신은 정말 힘들었어요. 특히 강간신은 참... 저 보다 오히려 감독님이 더 걱정을 많이 하셨고. 처음에는 감독님이 촬영감독님과 저를 방에 넣고 가두셨어요. 밖에서 문 잠그고 알아서 찍으라고. 힘들어 못보겠다고... 감독님이 왜 저러시지? 생각하니까 저도 더 떨린거예요. 처음에는 집중을 못하겠더라고요. 어떤 감정인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더 다가가야 하지? 의문도 생기고요.

한 번 찍어봤는데. 촬영감독님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저도 그러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촬영감독님이 막 문 두들기면서 문 좀 열어보라고. 어떻게 찍을꺼냐고. 어떻게 좀 해보라고. 이렇게 찍으면 안된다고 막 소리치니까 그제서야 문 열어주시데요. 이해의 폭을 넓혀주시려고 처음부터 인선이라는 아이를 하나 하나 잡아주셨어요. 쭉 훑고 나니까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드는거예요. 갑자기 감정이 복받쳐서 펑펑 울었어요. 마음이 도저히 진정이 안돼서. 분장하는 언니가 담요 가져와서 꼭 안아주시고. 저는 계속 울고.

강간신도 마음이 무척 힘들었어요. 합을 맞추고 하는거긴 한데. 남자 둘한테 둘러싸이니까 연기고 뭐고 무서운거예요. 몸에 계속 힘이 들어가고, 제가 힘을 주니 이 사람도 나를 더 꽉 붙들려고 힘을 주고. 아프니까 더 무섭고. 아무리 연기자고 배우이지만 이건 정말 할 게 아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할 수는 있지만 연기자로서 경험이라고 하기에도...... 여성으로 이런 일을 당한다는건 정말 감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닌것 같네요.

영화일은 정말 미치지 않으면 못하는 거예요. 감독님이나 저도. 스텝분들도. 진짜 미쳐있으니까 가능했던 것 같아요.

관객분들 반응은 주로 어떤 편이었나? 남성과 여성, 극과 극으로 달랐을 것 같다

남성분들은 주로 용서하는 것으로 끝내는 게 좋지 않았느냐는 말씀이 많으셨고. 그런데 그 말을 하시는 분 뒤에 여성분이 앉아계셨는데 표정이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이런 거였어요. 그런 반응이 좀 아이러니 했어요.

감독님도 말씀하셨는데 남자를 다 나쁘게 표현하진 않았어요. 사람들은 나쁜것만 보고 그것을 극대화 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물론 의도적인 표현도 있지만. 사실 저도 부천에서 영화 처음 보고 무척 놀랐어요. 첫 장면에 연기 정말 잘 하는 남자분 두 분이 서로 농담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2년이 지난뒤 관객입장에서 보니까 너무 충격적인거예요. 물론 제가 등장하면서 흥이 다 깨졌지만(웃음). 남자들 정말 그래요?

그분들은 연기 정말 잘하시는 분인데요. 제가 그 두분을 만나는 첫 장면이 소주병 깨는 장면이예요. 감독님이 신신당부 하시데요. 눌리면 안된다고. 분명히 잡아먹힐거라고. 긴장하고 만났는데 처음부터 저안테 욕이 날라오는거예요. 아 정말 쎄시구나. 오기가 확 생기더라고요. 감독님 말도 있고. 내 손에 소주병도 있고.(웃음) 저도 막 쎄 게 질러봤는데 여전히 그 분들 따라가지 못한것 같네요. 어떻게 그렇게 욕을 맛깔스럽게 할 수 있는지.

일종의 상징성인데. 성범죄 같은 경우 남성들이 그릇된 성의식을 가지는 대표적인 모습이랄까. 예를들면 그 여자애가 먼저 나에게 어떻게 했다. 이런 것들 있잖아요. 감독님이 일부러 그런 장면을 넣으신 것 같은데. 저는 참 충격이었어요. 이런 소스가 영화 중간 중간에 정말 많아요. 여성분들은 남자들 이야기라 편히 못 보시는것 같기도 하고요. 저는 보면 볼수록 호기심이 계속 생기더라고요.

여성으로 살면서 느끼는 무서움 있잖아요. 편히 밤길 다니지도 못하고. 언제든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들. 남자들은 이런것 잘 느끼지 못하는데 감독님은 어떻게 보면 여성스러운 부분이 있으신것 같아요.

앞으로 계획이나 하고싶은 연기가 있나?

차기작을 잡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도전하고 있어요. 다행히 좋게 봐주시는 분이 많아서 고맙네요. 주변 분들도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단편영화 준비하려고 하고 있어요. 이제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하고싶기도 해요.

정말 하고 싶은 연기가 있는데... 시어머니 역할을 정말 하고 싶어요. 시어머니는 무척 어려운 역할이고, 그만큼 연기력이 없으면 안되는 역할이거든요. 악덕 시어머니가 돼서 꼭 도전하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서도 한 번 쯤은 해보고 싶은 그런 역할이예요.

없음


사심 가득한 인터뷰는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윤주씨는 영화의 잔상이 남은 탓에, 알 수 없는 죄책감에 정말 만나고 싶지 않은 배우였다. 시종일관 밝고 쾌할하게 담담히 자신의 인생을 털어놓는 윤주씨를 보면서 아직 영화에서 헤어나오지 못한건 정작 본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허탈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짧은 선문답과 이어지는 플래시 세례가 대부분인 인터뷰 현장과 달리 편안했고 유쾌했다.

리얼리티의 극대화를 위해 무명배우를 앞세운 감독의 패기와 성실히 커가는 배우를 만나니 모처럼 마음이 넉넉해졌다. 도발적인 소재인 탓에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그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영화가 개봉한다는 것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지만, 가끔은 이런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목격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일어나지 않으면 기적이 아니다. 어쩌면 기적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쟁취하는 정당한 몫일 수도 있다.

성폭행·강간 등 자극적인 소재가 매체를 통해 확대·재생산되는 기형적인 사회에서 감독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보여주고 공론화되길 바랐는지 모른다. 영화를 정면으로 마주 본 관객으로써, 매체 종사자로써 역할이 있다면 이들의 기적을 소개해 주는 것. 그리고 이들의 노력을 전하는 것이 기자의 몫이다. 성범죄는 또 발생하고, 처벌수위를 높이는 것 말고는 다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이 영화는 무척 보석같은 존재다.

리뷰와 기자간담회, 감독 인터뷰, 배우 인터뷰. 스스로도 참 긴 여정이었다.

'나쁜피', 흥해라.

사랑하는 여러분, 11월1일 나쁜피 개봉관이 확정되었습니다. - 강효진 감독


역시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무명배우를 앞세운 독립영화가 
극장을 잡는다는 건 하늘의 별따기라는 걸...
하지만 저는 감사할 뿐입니다.
도둑들이나 광해처럼 천 개 이상,
비 공식적으로는 천 칠백개 이상 스크린 수를 잡는 상업영화에 절대 비할 순 없습니다만...
저희는
15개관을 간신히, 천신만고 끝에 잡았습니다.

물론 상영관이라도 종일 상영은 아닙니다.
하루에 한 회차인 경우가 많고,
이틀에 한 회차, 심지어 3, 4일에 한 회차만 상영하는 극장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일주일 뒤에는 어떤 기약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실제 영화를 관람하시기엔 굉장히, 매우 열악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최선이었고,
저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선, 서울은
신촌의 <아트레온>과
안암역 고려대 안의 <케이유(KU) 시네마트랩> 두 군데입니다.

그리고 경기지역은,
<부평 롯데시네마>
<부천 MMC>
<(인천) 영화공간 주안>
<주엽 롯데시네마>
<의정부 태흥시네마>

그리고 부산과 다른 지역은,
<부산 CNC>
<부산 국도&가람 아트홀>
<청주 롯데시네마>
<대구 동성 아트홀>
<대구 MMC 만경관>
<이천 씨네7>
<안동 중앙시네마>
<거제 아트 시네마>
<대전 아트시네마>
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보셨듯이 방금
<대구 MMC 만경관>
이 추가되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5개관도 못 잡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기에,
행복합니다.

여러분의 응원에 너무나도, 너무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