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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선거보조금 27억원을 둘러싼 진실

강경훈 기자

입력 2012-12-13 13:43:23 l 수정 2012-12-13 14:13:05

이정희 후보 2030 투표 독려 기자회견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통령 후보가 13일 새벽 경상남도 진주시 상대동에 위치한 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2030세대 투표참여로 진보적 정권교체 만들어냅시다' 투표참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통합진보당에 이정희 후보가 사퇴하면 선거보조금을 반납해야 한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요약하면, 이정희 후보가 사퇴할 경우 국민에게 받은 세금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근혜 후보는 10일 개최된 2차 대선TV토론에서 이정희 후보를 향해 직접적으로 “완주할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 대선 후보로 국민의 혈세 27억 받으셨다. 그렇다면 이것이야 말로 먹튀법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새누리당도 5일 논평을 통해 “만일 이 후보가 문 후보를 위해 사퇴할 경우 통합진보당이 받게 될 국고보조금 27억원은 국민들께 돌려드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주장과는 달리 만에 하나 이정희 후보가 선거보조금을 내놓는다고 해도 이는 국민세금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나눠 갖게 된다.

이번 대선에서 각 정당이 받은 보조금은 새누리당 177억, 민주당 161억, 진보당 27억이다.

선거보조금은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가 있는 연도마다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에 지급한다. 총액은 정해져있고, 각 정당에 기준에 따라 나눠준다. 선거보조금 총액은 최근 실시한 국회의원 선거의 선거권자 총수에 보조금계상단가을 곱한 금액인데, 이번 대선은 보조금계상단가가 910원이며 총액은 365억8천만원이다. 이 금액을 대선에 출마한 세 당이 나눠가졌다. 만약 이정희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선거보조금을 나눠가져 현재의 액수보다 높아졌을 것이다.

선거보조금 배분 기준은 다음 순서대로다. 일단 선거에 후보를 추천한 정당이 받을 수 있다. 그 다음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총액의 50% 균등 배분하고 ▲5석이상 20석 미만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 총액의 5%씩을 나눠주고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의 의석을 가지면서 일정요건을 충족하는 정당에 총액의 2%씩 나눠주고 ▲잔여분 중 절반은 국회의원 의석수 비율로 나눠 지급하며 ▲최종 잔여분은 지난 총선의 정당별 득표수 비율에 따라 나눠 지급하게 돼 있다.

현행법 상으로 이정희 후보가 사퇴한다고 해도 선거보조금을 반환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만약 이 후보가 사퇴하고 선거보조금을 반환하면 어떻게 될까. 선거보조금은 총액이 결정돼 있고 이를 후보를 추천한 정당이 나눠 갖는 만큼 27억원 역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비율에 따라 나눠 갖게 된다. 즉, 새누리당의 '먹튀', '국민세금을 돌려달라'는 주장은 사실 자신에게 약 15억원을 내놓으라는 으름장이다.

정당이 받은 선거보조금은 전액 선거에 쓸 필요는 없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정당이 받는 국고보조금은 정당이 정치자금 조달로 인하여 외부로부터 부당한 영향이나 간섭을 받지 않도록 하면서 정당이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지급하는 자금을 말하며, 경상보조금과 선거보조금 두 가지다. 경상보조금은 매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선거보조금은 전국단위 선거가 있을 때에만 지급한다.

이 중 경상보조금은 20%를 정책개발 용도로 쓰도록 강제하고, 선거에 쓸 수 없게 돼 있다. 반면 선거보조금은 이러한 제한을 받지 않는다. 게다가 선거에서 15%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은 보전 받는다. 결국 그래서 15% 득표에 자신 있으면 선거보조금은 완전히 다른 용도로 써도 상관없게 된다.

이번 대선에서 통합진보당은 선거공보물과 현수막, 유세차량 등 선거비용으로 54억원의 예산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TV광고나 신문광고를 없애거나 대폭 줄였고, 2차 선거공보물도 제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진보당은 54억원 중 27억원을 선거보조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27억원은 당원들이 내는 당비와 정치후원금으로 채울 예정이다. 때문에 통합진보당은 세액공제 한도액인 10만원 정치후원을 받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177억원의 선거보조금을 지급받은 새누리당은 선거비용 상한액인 560억원을 다 쓴다고 해도 15% 이상 득표를 할 것이 확정적이어서 박근혜 후보가 낙선을 해도 전액 보전받는다. 이미 받은 177억원의 선거보조금은 다른 용도로 써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게 된다.

이런 계산대로라면 이정희 후보는 선거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27억원의 빚을 안게 되며, 박근혜 후보는 선거에서 177억원을 남기는 장사를 한 셈이 된다. 만약 새누리당이 연일 주장하는 27억원 반환까지 이뤄지면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을 통해190억 전후의 돈을 남기게 되는 셈이다.

한편, 현행 정치자금법 상 정당이 선거보조금을 감액하거나 반납해야 할 때는 회계보고를 허위로 하거나 정당한 사유없이 회계보고를 하지 않은 경우 혹은 정당이 해산하거나 그 등록이 취소됨으로써 정당의 법적지위를 상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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