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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단체 간부 ‘미행’ 의혹... 경찰, 수사 착수

당사자, 혐의 부인.. 경찰, "CCTV나 통화기록 등 수사하겠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입력 2013-01-10 11:46:25 l 수정 2013-01-10 12:28:41

진보단체 간부가 자신을 미행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30대 남성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9일 수원진보연대 고문이자 수원시 사회적기업지원센터장인 이상호(52)씨가 자신을 지속적으로 따라다니는 문모(39)씨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3일부터 수상한 남성이 미행… 수영장까지 따라다녀"

사건을 수사중인 수원 중부서와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3일부터 신원미상의 남성 1~2명이 지속적으로 자신을 미행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영장에 운동하거나 길을 걸을 때에 자신을 따라오면서 촬영을 하는 모습도 발견했다.

9일도 마찬가지였다. 이씨가 오후 3시께 자신이 근무하는 수원시 장안구 사회적기업센터 건물을 나오자마자 문씨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500m 정도를 걸은 뒤에도 문씨가 따라오자 이씨는 골목길로 방향을 틀었고 문씨도 뒤따라 방향을 돌렸다.

이씨가 왜 따라오는지 물으려고 다가가니 문씨는 황급히 오던 길을 뒤돌아갔고, 주유소가 위치한 건물로 들어갔다. 이씨가 자동차 뒤에서 숨어서 기다리니 문씨가 다시 나타났고 인근 공중전화 박스에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이씨가 전화 박스로 다가가 ‘왜 나를 따라오느냐. 당신 누구냐’고 묻자마자 문씨는 양손으로 이씨의 가슴팍을 밀치고 자리를 피하려 했다. 이씨가 손으로 문씨를 붙잡자 문씨는 이씨의 손을 뿌리치기 위해 때리기 시작했는데 그 순간 인근을 지나던 경찰이 문씨를 폭행에 대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씨는 문씨를 상대로 상해 및 직권남용으로 고소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문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무직'이라고 주장한 뒤 폭행과 미행 혐의에 대해 일체 부인한 상태다. 문씨는 "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오히려 이씨가 나를 붙잡았다"며 이씨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역서 오랫동안 운동해온 인사.. 미행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 커져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국가보안법 관련 수사나 기소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진보단체 간부를 미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씨는 오랫동안 수원에서 노동운동 등을 해온 인사인데다가 수원시 사회적기업지원센터장까지 맡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진보인사라 미행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씨측이 경찰 수사과정에서 “문씨가 미행 증거를 은폐했는데 경찰이 방관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도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이씨측 변호인은 “문씨가 지구대, 경찰서 화장실에 가거나 가지고 있던 종이를 찢었다”며 “이씨가 경찰차에 타는 순간부터 은폐를 막기 위한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화장실에 간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고, 오히려 못 가게 할 경우 인권침해 논란이 발생한다”며 “휴대폰을 확인하려고 했는데 문씨가 거부했다. 강제성이 없어 못했을 뿐 수사를 안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씨의 동선을 중심으로 CCTV를 확인하고 있다”며 “CCTV나 통화기록 조회 등을 통해 이씨가 의혹을 풀 수 있을 때까지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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