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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최강서 유족 호소문 “유언지키기 위해 영도조선소로 왔다”

30일 31일 이틀째 최강서 주검 지키는 부인과 누나.. “언론 똑바로 기사 써달라”

김보성 기자 press@vop.co.kr

입력 2013-01-31 16:51:56 l 수정 2013-01-31 18:48:18

30일부터 영도조선소에서 최강서 열사의 시신을 지키고 있는 유가족들이 <민중의소리>에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유가족을 대표해 최강서 열사의 부인인 이선화(37) 씨는 “기다린 시간만 41일을 넘겼다”며 “사 측과 보수언론은 시신을 담보로 투쟁하고 있다 말하지만 이를 볼모로 싸우는 가족이 어디있느냐”고 분노했습니다. 끝까지 열사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유족은 오늘도 밤을 새워 영도조선소 단결의 광장을 지킵니다. 유일하게 공장 내에서 취재를 벌이고 있는 <민중의소리>는 유가족의 편지 전문을 그대로 전합니다.


오열하는 최강서 열사 유족들

최강서 열사의 운구를 영도조선소로 옮기려 하자 경찰이 물리력으로 막아나선 가운데 열사의 유가족들이 운구를 쓰다듬으며 오열하고 있다.



[편지] 한진중공업 안에서 최강서 열사를 지키는 유족들의 입장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그들도 인간이라면 한번쯤은 조문을 올 것이다.’ 그렇게 기다렸던 기간이 41일을 넘겼습니다. 어머님은 아직도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들 우준이, 지훈이는 아빠가 많이 아파서 지하 병원에 누워 있는 것으로 알고, 자고나면 꼭 아빠가 보고 싶다고 울기만 합니다. 누나는 날이 갈수록 동생이 생각나 자기도 몇 번을 죽어보려고 했다고 합니다. 이런 유가족들의 아픔을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은 알기나 할까요.

말로는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하면서 죽음에 대한 원인은 개인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라고 왜곡을 하고 있습니다. 병주고 약주는 것입니까. 유가족이 당신들에게는 그렇게 하찮은 사람들로 보입니까.

이제는 시신을 담보로 투쟁을 하고 있다고요. 아무리 세상이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판을 친다고 해도 이것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어떤 부모가, 어떤 부인이 주검을 담보로 투쟁을 하겠습니까. 조남호 회장이 조금이나마 남편의 죽음을 생각했다면 이런 말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시신을 담보로 투쟁하는 가족이 어디있단 말입니까?

유가족들은 한진중공업 회사 측의 성의있는 답변을 기다렸습니다. 남편이 가입해 있었던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와 떼놓기 위해 아버님과의 친분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보내서 유가족들의 동태나 살피게 하고, 회사의 책임있는 사람들은 절대 얼굴을 보이지 않고 기업별노조 사람들을 동원해 가족들의 심리 상태나 파악하고, 누가 모를 줄 알았습니까. 알면서도 혹시나 아들의 죽음에 대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하는 바람에서 전화도 받고 만나기도 했습니다. 알고보니 그들은 아무런 해결 권한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아들의 주검이 영안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부모님의 도리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통곡했습니다. 그런 어머니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아들의 주검을 집과 같은 한진중공업 정문으로 데리고 가자고 했습니다. 더 이상 조남호 회장의 답변을 기다릴 수 없다는 생각에 유가족들은 회의를 했습니다.

남편이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이 바로 한진중공업입니다. 남편을 집으로 데리고 간다는 생각으로 한진중공업 앞으로 가자라고 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장례를 치르고 싶은 마음에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간부들을 불러 힘들지만 우리 남편 주검과 함께 한진중공업 정문 앞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남편이 자기 집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했던 작업장으로 가는 길이 이렇게 어려울 줄 정말 몰랐습니다. 이 세상이 이렇게까지 막가는 세상인지 정말 몰랐습니다. 젊은 경찰은 고인의 아버지인 것을 알면서도 옷을 잡아당겨도 끌려오지 않자 머리채를 잡고 끌고가서 방패로 머리를 내려찍고 무자비하게 두들겨 팼습니다. 동료 직원들이 남편의 주검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관을 절대 놓지 않고 최루액을 그대로 온몸으로 맞으면서 버티는 모습을 봤습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가족들은 한진중공업 앞으로 왔습니다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제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경찰아저씨들에게 길을 비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아무리 호소하고 애원해도 길은 뚫리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정문이 아닌 다른 문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들어갔는데 그 곳이 바로 남편이 다니는 공장 안이었습니다. 이것이 여러분들이 말하는 주검을 담보로 하는 투쟁입니까.

저희 유가족들은 남편이 남기고 간 유언을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남편은 분명히 말했습니다. ‘한진중공업을 증오한다.’ 그렇게나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러워했고 좋아했던 회사가 남편을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으면 증오한다고 했겠습니까? 이제야 알았습니다. 남편이 죽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래서 더 남편의 유언을 지키고 싶습니다. 아니 지킬 것입니다. 남편을 괴롭게 했던 158억, 민주노조 탄압, 복수노조 간부들 잊지 않을 것입니다. 남편을 힘들게 했던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라고 말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 합니다. 언론사는 유족의 입장을 똑바로 알고 기사 똑바로 쓰십시오. 첫째, 분명히 유가족의 뜻으로 남편의 주검을 회사로 옮기게 된 것입니다. 둘째, 합법적인 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이 투입되었고, 셋째, 최루액을 유가족과 관을 들고가는 사람들, 하물며 죽은 남편의 관에 까지 무자비하게 살포했습니다. 넷째, 고인의 아버지임을 알면서도 경찰은 머리채를 잡고 끌고 들어가 방패로 내려찍고 무자비한 폭행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언제든지 회사측과 교섭을 원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해결 권한이 있는 실권자가 나와서 교섭에 당장 응해야 합니다.

/한진중공업 故최강서 열사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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