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른’ 새누리당, 해결 먼 ‘쌍용자동차 사태’

쌍용차 범대위, 혹한과 눈비 속 인수위 앞 노숙농성 돌입

김대현 기자 kdh@vop.co.kr
입력 2013-02-06 00:03:05l수정 2013-02-06 08:52:01
쌍용자동차 열사를 기리는 참가자들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가 5일 오후 경찰의 봉쇄속에 서울 삼청동 인수위 앞 끝장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마친 뒤 상복을 입고 운명을 달리한 해고 노동자들을 기리는 기도회를 하고 있다.ⓒ이승빈 기자



“쌍용자동차의 불법 정리해고 후 그동안 24명이 죽었다. 국정조사는 절망에 빠진 우리들에게 바늘구멍과 같은 희망이었다. 우리는 여기 죽으러 온 것이 아니라 살려고 온 것이다”-금속노조 김정우 쌍용자동차지부장-

눈과 비가 섞여 내리는 5일. 눈비를 가릴 천막 하나 칠 수 없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노조원와 쌍용자동차 범대위 회원들의 요구는 하나였다. “뭐라고 말 좀 해봐라”

쌍용자동차 범대위 소속 회원들과 쌍용차지부 조합원 등 20여명은 이날 오후 국정조사에 대한 박근혜 당선인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인수위 앞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에 참가한 김정우 지부장을 비롯한 쌍용차지부 노조원들은 상복을 입었다.

이들은 “박근혜 당선자는 자신의 대선공약이었던 쌍용차 국정조사가 어떤 이유로 폐기 위기에 처해있는지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한다”며 “지금까지 박근혜 당선자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국정조사에 대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농성 참가자들은 “지난 대선에서 집권 여당이 쌍용차 국정조사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고, 박근혜 당선자 역시 이를 수용했음은 온 천하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새누리당이 이를 부인하고 박 당선자 역시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어떤 약속이던 권력만 잡으면 뒤엎어도 상관없다는 비겁하고 약삭빠른 제왕적 전횡”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벌써 대선이 끝난 지 두 달이 됐는데, 이쯤이면 당선자나 인수위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하다못해 대선 때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 약속 했지만, 이기고 나니 마음이 달라졌다고 고백이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쌍용차 희생자들을 위한 국화꽃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 앞에서 끝장농성에 들어간 쌍용차범대위가 '촛불문화제'를 연 가운데 쌍용차 정리해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국화꽃이 보이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지영 사회진보연대 사무처장은 “국정조사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무급자 복직이라는 카드로 사실을 호도하고 기만하는 태도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지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 전, 박근혜 캠프와 새누리당은 쌍용차 사태 해결에 적극적이었고, 국정조사 실시도 약속했다. 지난해 12월 4일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종교인 원탁회의와의 간담회서 “쌍용차 문제를 다루는 국정조사는 대선 직후 열리는 첫 번째 국회에서 다루기로 새누리당은 이미 방침을 정했다”고 말하는 등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환노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도 국정조사 실시를 약속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입장을 바꿨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총대를 맸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달 4일 평택 철탑농성장을 방문해 “(국정조사 얘기는)환노위 위원들이 한 것”이라며 “저는 거기에 대해 찬성하지 않고, 아직 거기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국정조사에 반대하는 뜻을 내비추기도 했다.

한편 이날 범대위와 쌍용차지부는 기자회견 직후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기도회, 촛불문화제, 촛불행진 등을 진행했다. 이들은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후 노숙농성 중 비를 피하기 위해 머리에 비닐을 덮었지만, 경찰은 이를 압수해 갔다.

새누리당은 어떻게 말을 바꿨나?



“대선 이후 가장 빠른 시일 내 국정조사에 대한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황우여 대표가 재가를 했고, 이한구 원내대표도 상임위 입장을 존중한다”
-2012. 12. 04 국회 환노위 소속 김성태·이종훈·김상민·최봉홍 의원 등 당사 기자회견 발언

“쌍용차 문제를 다루는 국정조사는 대선 직후 열리는 첫 번째 국회에서 다루기로 새누리당은 이미 방침을 정했다”
-2012.12. 10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 종교인 원탁회의와의 간담회서 발언

“내년 임시국회에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 당내 일부 원칙론자의 반대가 있었지만 이 문제는 미뤄둘 수 없다. 내년에는 빨리 해야 한다”
-2012. 12. 31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한 언론사와 인터뷰 중

“(국정조사 얘기는)환노위 위원들이 한 것이다. 저는 거기에 대해 찬성하지 않고, 아직 거기에 대해 회의적이다. 솔직히 얘기해서 이 사태를 푸는 방법으로 (국조가) 적절한지 자신이 없다. 최종 목표는 국조가 아니고 여러분의 문제를 푸는 것 아닌가”
-2013.01.04 평택 철탑농성장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 발언

“정치권은 제발 가만히 있어주는 것이 좋다. 자꾸 가서 불난 집에 부채질 하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이 문제가 더 안 풀린다고 본다”
-2013.01.08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중 이한구 원내대표 발언

쌍용자동차, 무급휴직자 445명 복직 발표와 함께 국정조사 반대 의사 표명
-2013.01.10

사측과 기업노조 등으로 구성된 '쌍용자동차 정상화 추진위원회' 발족, 국정조사 반대 의사 표명 및 국민 서명운동 돌입
-2013.01.17

여야 대표에게 국정조사 반대 청원서 전달
-2013.01.22 평택 지역구 의원인 새누리당 원유철·이재영 의원

“우리 당에서는 쌍용차가 정상적으로 자율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국정조사는 지금 시점에서 실시돼서는 안된다”
-2013.01.22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 22일 확대원내대책회의 발언 중


쌍용차 1인 시위와 경찰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 앞에서 끝장농성에 들어간 쌍용차범대위가 '촛불문화제'를 연 가운데 1인 시위 중인 참가자 주변에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쌍용차 노조 농성물품 하차 막는 경찰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 앞에서 쌍용차범대위가 끝장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참가자들이 차에서 농성에 필요한 물품을 내리려 하자 경찰들이 차량을 에워싸 막고 있다.ⓒ양지웅 기자



경찰에게 항의하는 김정우 쌍용차 지부장 '농성을 막지마라'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 앞에서 쌍용차범대위가 끝장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김정우 지부장이 농성을 막는 경찰에게 항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밝게 웃는 쌍용차 김정우 지부장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 앞에서 끝장농성에 들어간 쌍용차범대위가 '촛불문화제'를 연 가운데 쌍용차 김정우 지부장이 밝게 웃고 있다.ⓒ양지웅 기자



인수위 노숙농성 돌입한 쌍용차 노동자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 앞에서 쌍용차범대위가 끝장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참가자들이 깔개를 비닐만으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박근혜는 쌍용차 국정조사하라'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 앞에서 쌍용차범대위가 끝장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조합원들이 거리에 앉아 농성물품을 가져간 경찰을 규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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