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핵실험 강행...‘제재-반발’ 악순환 이어지나

“北-美, 대화 명분 없어, 긴장 높아질 듯”...남북관계 ‘불똥’ 우려

정지영 기자 jjy@vop.co.kr
입력 2013-02-12 16:28:06l수정 2013-02-13 08:10:41
북한이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국제사회는 단호한 대응을 경고하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북한이 앞서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에 반발, ‘물리적 대응조치’를 경고하고 3차 핵실험까지 강행한 이상 ‘국제사회의 제재->북한의 반발’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北, “소형화.경량화된 원자탄...높은 수준의 핵실험 진행”

정부는 북한의 3차 핵실험이 1,2차와 달리 핵개발의 ‘완성단계’일 수 있다고 보고 그동안 핵실험 저지를 목표로 해왔다. 그러나 북한이 12일 결국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북한은 12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제3차 지하핵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번 핵실험과 관련,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12일 핵실험 규모와 관련해 진도 4.9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를 핵 폭발력으로 환산하면 6~7kt(킬로톤)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6년과 2009년 1,2차 핵실험 당시 진도 3.6, 4.5에 비해 높아진 수치로, 당시 폭발력은 각각 1kt, 2~6kt로 추정됐었다.

[인포그래픽] 북한 3차 핵실험

북한 3차 핵실험.ⓒ민중의소리 유동수 디자인실장



중앙통신은 또 3차 핵실험과 관련, “원자탄의 작용특성들과 폭발위력 등 모든 측정결과들이 설계값과 완전히 일치됨으로써 다종화된 우리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이미 예고됐던 것이다. 앞서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 후 외무성 성명, 국방위원회 성명 등을 차례로 내고 ‘한반도 비핵화 대화는 없을 것’, ‘핵억제력을 포함한 물리적 대응조치를 취할 것’, ‘미국을 겨냥한 위성과 장거리 로켓, 높은 수준의 핵실험’ 등을 경고한 바 있다.

중앙통신도 이번 핵실험이 지난해 12월 위성발사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를 채택,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에 착수한 가운데 “미국의 폭악무도한 적대행위에 대처해 나라의 안전과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실제적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어 “이번 핵시험은 우주를 정복한 그 정신, 그 기백으로 강성국가 건설에 한 사람 같이 떨쳐나선 우리 군대와 인민의 투쟁을 힘 있게 고무추동하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데서 중대한 계기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 대북 제재->北반발...악순환 이어지나?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긴급히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11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 차원의 대응 조치가 나오고, 북한이 이에 다시 반발하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오후 담화문을 내고 미국이 대북적대시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면 “강도 높은 2차, 3차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미국에 양자택일을 촉구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안보리 결의 2087호 ‘트리거 조항’에 따라 이후 논의가 될 텐데, 이미 2087호가 금융제재까지 암시해 놓는 등 상당히 강력하다”며 “중국이 동의할지 여부가 관심인데, 중국도 지금까지 핵실험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해왔기 때문에 결의안 자체는 강력하게 나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전문가는 “그러면 북한은 또 반발할 것이다. 미사일이나 위성 발사 가능성도 있고 핵실험 갱도도 하나 더 있고 추가적인 옵션이 있다”며 “문제는 지금 양측 모두 대화국면으로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서로 명분을 찾는 과정에서 상당히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북한의 추가 도발이 남북관계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과거 연평도 사건 이후에 미국과 중국이 개입해서 상황이 안정됐던 것처럼 그런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제일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다만 앞의 외무성 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이 지난해 말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기술력을 입증한 뒤 3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실험에 나선 만큼 높아진 북한의 핵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미국 정부도 장기적으로 대북 협상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 대화에 나설 명분이 없어 제재와 북한의 반발로 긴장이 높아지는 위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출범 앞둔 박근혜 정부의 선택은?

한편 북한 핵실험이 박근혜 정부 출범 전에 이뤄지면서 박근혜 정부는 그나마 운신의 폭이 아예 없어져버리지는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최근까지도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강한 비난을 이어왔지만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비난을 자제해왔다.

앞서 ‘조선신보’는 7일 기사에서 박근혜 정부가 “민족공동의 이익을 내세워 문제해결을 시도한다면 대화의 창구가 열리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10.4선언을 언급, “남측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대화의 주제로 제기할 수 있는 명분과 조건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명박 박근혜, 청와대 회동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뉴시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북한이 핵실험까지 한 상황에서 먼저 손을 내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당장은 국제사회의 제재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움직임이나 국내 여론의 움직임을 신중하게 지켜본 후 방향을 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북 핵실험과 관련, 이날 발표문을 내고 “새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한 억제력을 토대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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