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세트·소품 재활용 커뮤니티 '공쓰재'를 아시나요?

윤정헌 기자 yjh@vop.co.kr
입력 2013-03-06 18:11:50l수정 2013-03-06 19:44:05
연극 '어머니' 한 장면

연극 '어머니' 한 장면ⓒ뉴시스



연극계의 어려운 형편을 감안하면 불필요한 소비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연극계에 불고 있는 재활용 캠페인 ‘공쓰재’가 그러하다. 공쓰재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무대 소품과 세트에 대해 효율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공연 후 쓰고 남은 물품들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결해주는 ‘재활용’ 서비스다.

무대 소품과 세트를 재활용하는 커뮤니티 사이트(www.twr.or.kr) 공쓰재가 오픈됐다. 환경보호의 바람이 불면서 다양한 생활용품 재활용 사이트가 생겼지만 공연 소품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쓰재는 공연이 끝나는 날짜에 맞춰 공연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공연 소품과 세트를 인수할 수 있도록 연결한다. 그동안 친분 있는 사람들 위주로 알음알음 진행해오던 무대 소품 재활용을 좀 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만들어 전국으로 확산 시키려는 사업이다.

어려운 연극계 사정상 무대 소품들과 세트는 그야말로 ‘필요악’이다. 아주 사소한 소품에서부터 어마어마한 세트까지 공연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지만 이러한 소품과 세트는 공연이 끝나면 돈을 주고 버려야하는 처치 곤란한 ‘짐’이 되고 만다.

공연 물품들은 창고를 확보해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겠지만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대부분 극단들이 월세 내기에도 빠듯한 예산으로 살림을 꾸리는 것을 생각하면 창고 운영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나마 일부 극단들이 경기도 화성, 광주 등 땅값이 싼 경기도 외곽에 창고를 두고 있지만 먼 거리 탓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그렇게 쌓인 물건들은 2~5년에 한 번 씩 정기적으로 버려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공쓰재 사업을 주관하는 최웅집 스탭서울 대표는 “연극계는 한마디로 가난하다. 비용부담에 자체적으로 창고를 운영하는 극단은 거의 없다.”면서 “시골에 있는 지인에게 작은 공간을 빌려 갖다 두는 정도”라고 말했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커뮤니티 공간”

그렇다면 현재 공연 물품 재활용률은 어느 정도일까. 최웅집 대표에 따르면 실제 한 번 무대에 오른 공연들 가운데 재공연이 결정되는 경우는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공연이 끝나는 순간 디자인부터 제작, 설치까지 족히 한 달은 걸리는 무대 세트는 대형 폐기물 스티커가 붙여진 채 순식간에 폐기 처리된다.

최웅집 대표는 “공쓰재는 연극뿐만 아니라 공연 전반적인 차원에서 무엇이든 재활용할 수 있다”면서 “공연 제작 환경이 열악한 아마추어 극단들이나 단체들은 더욱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페이스북을 통해 무대 소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은 적이 있다.”면서 “아무리 비싸게 제작된 무대 세트도 버려야 할 상황이 온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10년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 제작한 연극 ‘코뿔소’를 공연을 마치며 공쓰재 아이디어를 고안해 냈다. 당시 12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제작한 거울과 큐브 세트를 버려야할 상황에 처했다. 오히려 세트를 버리기 위해서는 150만 원의 처리 비용이 들여야 했다. 그래서 그는 페이스북에 무대 세트의 사진과 함께 필요한 사람을 찾았고, 15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필요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충분히 재활용 가치가 있는데도 보관이 어려워 버려지는 물건들이 많다”면서 “버려질 소품들을 새로운 무대 위에서 생명력을 가진 소품으로 재탄생 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공쓰재 캠페인이 크게 확산 된다면 연극 제작비 절감과 발전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쓰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

공쓰재는 막을 내리는 사람들과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연결한다. 하지만 사실상 막을 내릴 작품이 무대 물품을 인수할 사람을 찾지 못하면 예전처럼 버려지거나 일부만을 보관하게 된다. 그래서 공쓰재를 잘 알려내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최웅집 대표는 공쓰재를 자체적으로 홍보할 수단을 찾고 있다. 그러나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홍보 자체가 쉽지 않을 뿐더러 수익도 발생하지 않는 구조여서 투자자를 찾기도 힘들다. 국가나 공익재단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국공립단체들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지원을 받고 있는 소규모 극단들에게 공연 소품 재활용은 큰 효율을 발휘할 것이다.

최 대표는 “공쓰재는 공연 물품 재활용을 위한 1단계 사업”이라면서 “공익재단이나 국가의 도움을 받아서 창고를 운영할 계획도 있고, 최종적으로는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으로 운영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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