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현대인들의 무의식을 보다, 설치미술가 조미영 ‘섬-심리적 공간’전

이동권 기자 su@vop.co.kr
입력 2013-03-26 15:03:43l수정 2013-03-26 17:23:02
조미영

조미영 심리적 풍경-시영아파트ⓒ조미영



설치미술가 조미영에게 조각은 자신의 신체이자 우리 사회를 비춰내는 자화상 같다. 고립되고 부유하는 조각들로 자신의 소외를 해소하는 일종의 심리적 치료이자 우리 사회의 환부를 갈라보는 장치 같은 것이다.

정신분석학자 라캉은 인간은 사회에 진입하면서부터 자기 소외를 겪는다고 했다. 언어를 배우고 서로의 관계를 인식해가면서 자신을 잃어버리거나 혹은 그것을 막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겪는 소외감이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이 과정을 아주 자연스럽게 겪기 때문에 의식하지 못한다. 또 사회에 적응을 잘 한 사람일수록 자기 소외를 잘 정리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회에 부합되지 못하고 충돌한 것들은 개인의 무의식 속에 남아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도시는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것을 없앴고 세련되고 미끈한 것들을 만들었다. 어렸을 적 뛰놀던 골목길,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있던 동산, 그리고 그곳에 담겨진 유년 시절의 기억까지 통째로 삼켜버렸다. 이 과정을 목격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도시와 자본을 동경하거나 시골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품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이미지를 습득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가 무의식에서 과도하게 작동하면 범죄를 저지르게도 된다.

조 작가는 '수면 위를 부유하는 섬들이 물에 제 그림자를 드리우고', '건축물의 모습들이 폐허의 잔해들처럼 수면에 가라앉고', '작가가 유년기를 보냈지만 재건축으로 사라질 낡은 아파트 풍경을 물에 비춘' 세 작품을 통해 인간에 내재된 무의식을 끄집어낸다. 이를 위해 그는 작품을 관람객의 시선에 맞게 수평으로 설치해 관람객들을 수면 아래 몸을 담근 것으로 가정케 한다.

그러면서 그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식의 영역이 아니라 그 의식을 뒤에서 움직이는 광대한 무의식에 대해 되짚어보고, 수면 위 의식의 형태들만 부유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유추해낸다. 또 서로 연결되지 않고 고립된 섬을 통해 겉모습만으로 소통하는 현대인을 표현했다. 쉽게 얘기하면 서로 사랑 없이 겉모습만 핥는 것이다.

개인의 무의식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조미영 작가의 전시 ‘섬-심리적 공간’이 4월 2일부터 20일까지 송파구립예송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기간 중 관람객은 작가의 작품과 연계된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신의 ‘심리적 풍경’을 제작할 수 있다.


조미영

조미영 섬-심리적공간ⓒ조미영


조미영

조미영 섬-심리적공간ⓒ조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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