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북간첩’ 여동생 “국정원이 알려준 대로 탈북자 명단 진술”

정혜규 기자 jhk@vop.co.kr
입력 2013-04-30 18:06:08l수정 2013-04-30 20:36:30
여동생

서울시청에서 근무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모(33)씨의 여동생(26)은 27일 오전 9시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선생님들이 오빠가 간첩행위를 했다고 진술하면, 한국에서 같이 살 수 있다고 해 거짓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유코리아뉴스 제공


이른바 ‘탈북간첩’ 사건의 핵심 증인인 여동생이 오빠로부터 탈북자 명단을 받지 않았고, 국가정보원에서 알려준 대로 탈북자 명단을 그려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탈북간첩’이 동생에게 탈북자 명단을 전달해, 북한으로 건넸다는 검찰의 기소 내용과는 상반된 것으로, 여동생의 주장이 사실로 들어날 경우 일부 혐의가 성립되지 않게 돼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탈북간첩’ 여동생, “오빠한테 탈북자 명단 받은 적 없어”

서울시청에서 일하다 지난 2월 간첩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유모(33)씨의 여동생(26)은 30일 <민중의소리>와 서울 모처에서 만나 “국가정보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을 때 국정원에서 보여준 대로 (오빠가 저에게 건네줬다는) 탈북자 명단을 그렸다”며 “오빠한테 명단을 받은 적도 북한에 건넨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왜 국정원 조사에서 도강을 해서 오빠로부터 명단을 받았다고 진술했느냐’는 질문에 “처음엔 오빠가 간첩활동을 했다는 국정원의 설명에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나중에 ‘오빠가 혐의를 인정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꿔 말했다”며 “국정원에서 ‘오빠의 혐의를 진술해주면 형을 줄여주고 한국에서 둘이 살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말해 그 말을 믿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강이란 단어도 국정원에서 먼저 얘기해준 단어로 제가 따라한 것”이라며 “국정원이 국가기관이라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오빠를 위해 (거짓으로) 진술을 했는데, 그게 다 이용당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괘씸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여동생은 지난해 10월 북한이탈주민 신분으로 입국했으나 국정원 조사 과정에서 중국 국적의 화교라는 신분이 밝혀졌다. 이후 6개월 동안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 머물러오다가 지난 26일 법원의 인신구제 청구 심문을 계기로 센터에서 나왔고, 2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정보원이 허위 자백을 유도했다”고 폭로했다.

그가 폭로 기자회견을 연 이후 국정원에서는 보도자료를 내고 “여동생의 진술에 따라 수사를 시작했지만 오빠 유씨의 주거지, 사무실 압수수색 및 동향 탈북자 50여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서 다수의 증거를 확보했다”며 여동생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민변에 대해서도 “유씨와 혈연관계인 여동생의 감성을 자극해 진술을 번복케하고 ‘회유나 협박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민변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사과하지 않을 경우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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