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정 피아니스트, “조용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6.15 기획④ [인터뷰] 임미정 ‘하나를위한음악재단’ 이사장

이동권 기자 su@vop.co.kr
입력 2013-06-23 14:58:28l수정 2013-06-24 13:19:53
임미정

임미정ⓒ민중의소리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은 음악이 인류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2005년 태동됐다. 재단은 섭립 취지에 맞게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각종 콘서트를 벌였고, 북측에 사랑의 피리 보내기, 북녘나무심기 등의 민간교류에 앞장섰다. 한편으로는 국내외 소외계층의 음악 향유 기회를 넓히기 위해 노력했고, 아이티난민돕기 등 굵직한 해외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피아니스트 임미정 한세대 교수는 이 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임미정 하나를위한음악재단 이사장은 2005년 11월 18일 평양초청독주회를 가졌다. 임 이사장이 평양에서 공연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부터 평양에서 열린 국제친선음악제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이 음악제에서 그는 조선국립교향악단, 윤이상교향악단 등과 협연했고, 이후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을 만들어 북측과 음악교류를 꾸준히 이어왔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더이상 평양에서 연주도, 국내에 북측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일도 할 수 없었다. 2005년 평양초청독주회의 추억은 그에게 매우 남다를 듯싶다.

"평양초청독주회는 제주에서 평양까지라는 전국순회 독주회로 마련됐다. 하지만 그보다 2000년 조선국립교향악단과의 협연이 더 강한 감동이었다. 교향악단 멤버들과 같이 연주하면서 그냥 '이렇게 쉽고 평범한것을 누구 막고 있는가'라는 평범한 질문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자연스럽지 않은 상태에 대한 인식에서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이 시작됐다. 남북을 포함해 세상 모든 사람이 가꾸어 가야 할 미래인간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음악으로 하게 된 것이다."

임미정 이사장이 남북음악교류에 발벗고 나서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줄리어드 음대 유학시절의 경험 때문이다. 임 이사장은 원로 음악가 안용구 선생의 권유로 미국 10대 도시를 돌면서 북의 가곡을 연주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과 북이 하나라는 것을 느꼈다.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있지만 한민족의 정서는 이와 무관했다.

평양초청독주회도 그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그는 평양초청독주회 때 새 피아노를 들고 갔다. 새로 짓고 있는 평양음악대학에 기증도 할겸해서다. 그는 조선국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순간 남과 북이 하나가 됐다는 마음에 뛸듯이 기뻤다고 한다. 또 북연주자와 남연주자가 처음 만나 베토벤이나 모짜르트 음악을 연주해 봤는데, 북측 연주자들의 실력이 매우 뛰어난 데다 아주 잘 맞았아 그 기쁨은 배가 됐다.

임미정

임미정ⓒ민중의소리

정치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은 문화교류 필요하다

임미정 이사장은 그동안 남북 민간교류에 많은 열의와 정성을 쏟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순수한 음악교류조차 막힌 상황이다. 과거에는 임 이사장의 순수한 의도마저 '왜 북한과'라고 색안경을 쓰는 사람도 있었다. 임 이사장은 이런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음악교류만이 아니라 기업, 학술, 비영리 단체 등 모든 분야에서 안타까워 하실 것 같다. 하지만 당장 우리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거대한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이 심은 정성인진 몰라도, 우리 음악계 내부에서 근 몇년간에 통일, DMZ, 평화, 새터민 청소년 등에 관한 이슈로 많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넓게 보아서는 모두 같은 관심사에서 펼쳐지는 행사들이라고 본다. 당장 가시적으로 많은 것들이 이뤄지지 않으나 조용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어 임 이사장은 최근 전쟁위기도 있었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번영을 위해서는 정치나 이념과 관계없이 문화교류가 펼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류라는 말은 뭔가 오고간다는 뜻이 있지만, 문화인의 직접교류는 아무리 남북관계가 좋아진다 해도 당분간은 그리 쉽지 않겠다. 대신 통일, 평화, 상생, 미래등의 이슈로, 서로의 차이점을 극복하고 동질감 회복에 일조하는 문화활동이 양쪽에서 필요하리라 본다. 오고가는 교류가 아니더라도, 북쪽의 음악을 소개할 수 있고, 상생을 위한 이슈들이 예술활동과 융합돼 펼쳐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들의 마음속에 통일에 대한 준비활동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양쪽이 정치적으로 잘 풀어진다 해도, 국민 한사람 한사람 마음속에서 부정적인 시각과 에너지가 존재한다면 더 큰 사회문제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래서 말그대로의 문화교류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상황에 영향받지 않는 문화활동이 민간차원에서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 년 간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은 캄보디아나 탄자니아 등 해외의 개발도상국에서 음악교육을 넓혀 왔다. 음악교육을 통해 다양한 문화권의 청소년 교육을 시행했다. 전통적으로 클래식 음악은 준비되고 갖추어진 곳에서만 공연과 교육을 해왔지만 재단은 전혀 다른 조건에서 음악교육을 했다. 쉽지 않은 노력이다. 앞으로도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은 단단한 꿈을 꾸고 있다.

"음악공연과 교육을 통해 미래의 인간이 내면에 품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일도 예술이 해야 하지만, 저희는 미래의 방향성에 대해 주력하려고 한다. 당연히 긍정적인 에너지와 포용의 역할에 비중을 두고 있다. 막연하게 예술은 그런것이다라고 하기보다는, 공연의 형식과 교육의 내용을 더 점검해서 사람이 감동하고 변하는 데에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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