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강정에서 서울까지’...평화협정 체결 전국순례 ‘첫발’

정전 60년 국제평화대행진 4일 출발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입력 2013-07-04 16:19:52l수정 2013-07-04 21:50:16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참가하게 됐어요. 몇 개월 동안 전쟁위기로 불안하게 지냈었잖아요.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이런 일도 없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주민 홍창희(42)씨-


‘정전 60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국제평화대행진단(이하 대행진단)’은 4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평화협정체결’을 촉구하는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행진에는 23일동안 행진을 계속하는 대행진단 단원들을 비롯해 제주도민 등 4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정전체제 끝장내고 평화협정 체결하라” “불안해서 못 살겠다 평화협정 체결하라” “강정마을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정마을부터 서귀포시 중앙동까지 약 2시간 30분 동안 첫 날 코스를 걸었다.

“한반도 평화 위해 실질적인 활동할 수 있어 의미 있죠”

대행진단

‘정전 60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국제평화대행진단(이하 대행진단)’은 4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평화협정체결’을 촉구하는 행진을 시작했다.ⓒ민중의소리



참가자들은 ‘평화로 걷자’는 마크가 적힌 파란색 조끼를 입고 두 명씩 짝지어 한 걸음씩 나아갔다. 대학생 참가자 두 명은 ‘727국제평화대회 함께합시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단 대열의 앞장에 섰다. 행진단은 흰색 바탕에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이라고 적힌 삼각깃발을 흔들며 걸음을 옮겼다.

이들은 방송차량을 통해 나오는 ‘바위처럼’ 등 음악을 흥얼거리거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이어갔다. 일부 참가자들은 노란색 바탕에 ‘해군기지 결사반대’라고 적힌 대형 깃발을 들고 함께 걷기도 했다.

주민들이 창문을 열거나 건물 옥상에 올라가고, 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지켜보는 등 관심을 보였다.

대행진단 중 가장 젊은 참가자인 홍정국(22) 학생은 “출발지인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설 현장을 보면서 우리 국민이 한국전쟁 이후 60년 동안 평화를 갈망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몸소 느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방학 동안 동아리 활동과 계절학기를 들을 계획이었지만 이를 취소하고 행진 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계절학기는 학점을 채우는 것밖에 안 되지만, 대행진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실질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것 같아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주민 홍창희씨는 “강정 해군기지도 평화협정과 연관이 있다”고 봤다. 그는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건 전쟁을 종결한다는 것”이라며 “군사기지가 들어설 근거가 없어지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꿈을 버리지 말고 많은 이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대행진단

‘정전 60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국제평화대행진단(이하 대행진단)’은 4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평화협정체결’을 촉구하는 행진을 시작했다.ⓒ민중의소리



오르막길을 몇 차례 오르고 내리길 반복. 뜨거운 햇볕은 내리쬐지 않았지만, 바닷가 인근 습한 기운이 숨을 막히게 했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서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졌다.

대행진단 참가자 장동규(44)씨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런 비슷한 행진은 수 십 번 해봤지만 한 번도 힘든 적은 없었다”며 “군대에서 행군하듯 강제적인 것도 아니고, 사람이 행복해지고 세상이 아름다워지길 바라며 하는 일인데 걷는 게 힘들겠냐”고 되물었다.

이어 장씨는 “통일과 평화협정 체결이 대부분 불가능해 보이지만 역사는 아무리 느려도 진보해왔다”며 “꿈을 버리지 말고 많은 이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앞서 대행진단은 행진을 시작하기 전 이날 오전 10시 강정마을 해군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의 불씨가 되겠다”며 대행진단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불안정한 정전체제에서는 전쟁의 공포를 막을 수 없으며, 분단과 전쟁체제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민중들의 정당한 권리실현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 땅의 전쟁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 반드시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대식에는 한국진보연대 한충목 공동대표, 제주 강정마을 강동균 회장 한국청년연대 윤희숙 대표, 전국여성연대 최진미 집행위원장,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부의장, 대한불교청년회 전준호 회장, 예수살기 총무 최헌국 목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경계 부회장, 통합진보당 김승교‧민병렬 최고위원 등이 참가했다.

“8천만 겨레가 함께 평화를 외칠 것”

대행진단

‘정전 60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국제평화대행진단(이하 대행진단)’은 4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평화협정체결’을 촉구하는 행진을 시작했다.ⓒ민중의소리



한충목 대표는 “오늘 강정에서 우리가 행진을 시작하면 베를린, 파리, 뉴욕, 워싱턴, 모스크바 동경 등 수많은 세계 도시에 대행진 시작될 것”이라며 “8천만 겨레가 함께 평화를 외치고, 한반도 평화를 항구적으로 하려는 움직임을 통해 올해를 평화협정을 시작하는 원년의 기반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강동균 마을회장은 “강정에서부터 시작되는 평화의 한걸음이 온 국민의 머리와 가슴에 닿을 것”이라며 “힘들겠지만 대한민국이 평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이 한 걸음 한 걸음을 모두의 가슴에 새겨질 수 있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병렬 통합진보당 최고위원은 “전쟁을 원하는 국민은 없음에도 우리가 경험하고 있듯 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며 “우리의 한 걸음이 평화를 불러오는 소중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행진단은 이날부터 제주도에서 시작해 동진과 서진으로 나눠 전국 주요 도시에서 행진을 벌인 뒤 27일 서울에서 모여 대규모 평화실현 행사를 진행한다. 행진 중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장소인 제주도를 비롯해 지리산, 경산코발트광산, 충북 영동군 노근리 등 전쟁의 상처가 깃든 곳에서 원혼을 위로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의식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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