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저탄소 협력금 제도, 꼭 필요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입력 2013-12-20 12:46:38l수정 2013-12-20 13:25:22
국회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스템

국회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스템ⓒ효성 제공



저탄소 협력금 제도...하이브리드 외제차에는 보조금, 국내 대형차에는 부담금?

2015년 시행예정인 환경부의 ‘저탄소 협력금 제도’에 대한 찬반양론이 많다. 저탄소 협력금 제도는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차량에는 부담금을 물게 하고 적게 배출하는 차량에는 보조금을 주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즉 ‘탄소세’의 한 방법이다.

이는 2007년 말 프랑스에서 시작된 ‘보너스 말러스’ 제도와 유사하다. 보너스 말러스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차량에 수백만원의 할증을 하고 배출이 적은 차량에 할인혜택을 제공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중대형 승용차가 판매를 줄이고 경소형차 판매를 늘리는 직접적인 효과를 꾀하는 제도다. 즉 경소형차 운행을 늘려 차량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총량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 제도는 유럽 5개국에 확산돼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노리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이산화탄소량을 관리하고 친환경 차량 보급 활성화하는 국가 차원의 제도 마련이 점차 활발해 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차의 대형차량인 에쿠스의 경우 약 700만원의 부담금을 더 내야 구입이 가능하다. K5나 쏘나타 하이브리드차의 경우는 반대로 약 50만원의 보조금을 받게 된다.

한편 1Km 주행 시 100~120g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차량은 저탄소 협력금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차종은 경소형차와 준중형차에 동시에 해당돼, 해당 차량의 소유자들에게 반발을 살 수 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수입 하이브리드차에는 큰 금액의 보조금이 지급되고 국산 대형차는 부담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또 메이커 차원의 부담은 없고, 모든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문제도 있다. 아무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대형차 소비자 입장에서 저탄소 협력금은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정부가 편한 논리로 세금을 부과한다는 반발도 제기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줄여라

이산화탄소 줄여라ⓒ민중의소리



“그래도 저탄소 협력금 제도, 꼭 필요하다”

그러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 제도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약 97%를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국가이다. 또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큰 배기량과 큰 차를 선호하고, 급출발, 급가속, 급정지를 습관적으론 하는 에너지 소비증가율이 세계 최고 수준의 나라이다. 애써 수출로 번 여유를 에너지 수입으로 낭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의 경차 비율은 약 37%, 유럽은 약 50%지만, 우리나라는 단 9%다. 해외에 에너지를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친환경 경제운전인 에코드라이브 등을 열심히 하는 동시, 제도적 측면에서도 강력한 에너지 절약방법을 유도해야만 한다. 따라서 이 제도는 부정적인 시각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이 기대된다.

제도 도입에는 소비자의 변화뿐만 아니라 선진국에 비해 고연비 친환경 차량 개발에 소홀한 시장의 변화도 필요하다. FTA로 국내 시장이 글로벌 시장으로 편입된 만큼, 국산차는 수입차와 같은 기준으로 혜택을 적용받아야 한다. 예전같이 국내 시장을 보호하고 감싸는 것은 한계가 있다. 유럽의 상황처럼 국내 메이커도 저탄소·고연비 차량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면 중대형차의 판매는 줄고 경소형차는 늘어날 것이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의 변화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이산화탄소 문제에 대한 경각심과 차량이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 이동수단이라는 실용적인 감각을 늘릴 것이다.

저탄소 협력금 제도로 모이는 자금은 친환경 자동차 문화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다. 저탄소 협력금 제도로 모이는 자금 중 일부는 전기차 등의 공급에도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차량 자체가 완전한 무공해 차량이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전기차 보급에 상당한 노력이 이어지고, 전기차가 향후 차세대 친환경차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기차용 시스템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리튬 계열 배터리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막상 전기차 개발이나 공급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떨어진 상황이다. MB정부에서 여러 노력을 보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개발이나 보급 모두 미미했다. 또 올해 후반에는 제주도를 시작으로 민간 보급이 시작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시작은 하지 못한 상황이다. 전기차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가솔린 차량 대비 고가인 전기차 구입비에 보조금으로 제공하는 방법이 있지만, 매년 대규모 재원을 세금으로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2015년에 저탄소 협력금 제도가 시작되면 세금으로 충당하지 않고, 저탄소 협력금 제도로 모인 재원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다.

모든 제도의 시작에는 동전의 양면이 있다. 따라서 제도 시행은 얼마나 긍정적인 부분이 부각되느냐의 문제이다. 또 저탄소 협력금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는, 확보한 재원을 친환경차 관련 사업에 활용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또 정부는 불쾌감을 가지고 있는 메이커를 설득해, 저탄소와 고연비 차량을 개발하도록 유도할 책임도 있다. 해당 제도가 향후 훌륭한 제도로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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