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송전탑 공사현장, 마을로 접근하면서 연일 충돌

상동면 114번 송전탑 마을과 불과 400여 미터... 주민들, “이제 진짜 전쟁이다”

구자환 기자 hanhit@vop.co.kr
입력 2014-01-07 11:36:12l수정 2014-01-07 12:06:00
밀양송전탑 공사현장, 마을로 접근하면서 연일 충돌

농성하던 연대단체 회원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구자환 기자


밀양송전탑 공사현장이 마을로 가까워지면서 주민과 경찰의 충돌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밀양시 상동면 고답마을은 113, 114, 115번 송전이 지나는 곳으로 이중 114번 송전탑은 마을과 불과 400~500미터에 위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영하의 날씨에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논에서 노숙을 하며 공사에 항의하고 있다.

6일 경찰과 격한 충돌로 주민의 부상과 연행이 속출한 밀양시 상동면 고답마을에는 7일 오전부터 경찰과 주민이 충돌했다. 또 10시 30분께는 카고 트럭을 빼내는 과정에서 연대회원 3명과 촬영감독 등 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이날 7시께 주민들이 도로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아침을 먹는 순간에 소화기를 뿌리며 진압에 나섰다. 도로상의 방화가 표면적인 이유였다. 이 때문에 경찰과 주민간의 몸싸움이 벌어졌고 고령의 주민들은 모두 끌려나왔다. 주민들은 경찰이 소화기를 뿌리고 밥그릇을 발로 걷어차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현장 경찰은 어제(6일) 저수지 둑에서 불이 나서 화재 예방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화재가 발생한 모정 저수지는 주민들이 농성중인 곳과 100여미터 떨어져 있다. 주민들“우리는 경찰 막는 것도 힘든데 거기 갈 일이 없다”며, “누군가 논의 벌레를 잡기 위해 들불을 놓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시 30분께는 연대단체 1인이 병원으로 응급 후송됐고, 박배일 촬영감독을 포함한 연대회원 3명 등 모두 4명이 업무방해 행위로 경찰에 연행됐다. 이 마을 앞 공터에서 경찰은 초소를 짓기 위해 컨테이너를 설치하려고 하고 있다. 반면 주민은 컨테이너 설치를 막기 위해 대치와 충돌을 반복하고 있다.

공터에 주차된 컨테이너 차량 아래에서 연대단체 회원 5명은 밤새워 농성을 했다. 이 충돌은 경찰이 카고 트럭을 빼내기 위해 이들 5명에 대한 해산작전에 돌입하면서 벌어졌다. 연대단체 회원들은 서로의 몸을 동아줄로 묶은 채 버텼다. 그러나 커트 칼을 이용해 동아줄을 끓은 경찰에 의해 차량 밖으로 끌려 나왔다. 남성 경찰이 여성을 끌어내자 연대단체 회원이 강하게 항의했으나 경찰은 체포하는데 여성 남성이 어디 있냐고 응수했다. 이들중 3명은 경찰에 연행됐고 1명은 구토와 어지럼증으로 119 응급차에 실렸다. 차량 아래에서 이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하던 박배일 독립영화 감독도 함께 연행됐다.

밀양송전탑 공사현장, 마을로 접근하면서 연일 충돌

경찰이 커터 칼을 이용해 트럭 아래에서 동아줄로 몸을 묶고 농성하고 있는 연댄체 회원을 끌어내고 있다.ⓒ구자환 기자



주민들, 경찰만 보면 욕설이 나온다

6일 격한 충돌로 주민들은 경찰에 대한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송전탑 공사가 마을 인근에서 시작되는 것에도 격하게 반발했다.

한 주민은 “다른 지역에서 경찰을 봐도 자신도 모르게 욕설이 나온다”며 “여기 주민들은 속병이 다 들었다. 경찰만 보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 했다. 다른 주민은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죽는 건 마찬가지다. 이제 진짜 전쟁이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팔순을 넘은 노인들을 자식뻘 되는 젊은 경찰이 에워싸고 사지를 들어 논에 던졌다며 흥분했다.

실제 7일 현장에 배치된 일부 경찰은 충돌이 벌어지자 격한 감정에 휩싸여 주민과 언쟁을 하고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이 밖에 고령의 주민 2명이 손등에 날카로운 물체로 베인 듯한 상처가 알려지면서 “경찰이 칼을 가지고 다닌다”는 흉흉한 소문도 주민들의 입을 오르내리고 있다.

평소에는 나오지 않았다는 최 모(86)할머니는 아들인 윤 모(60)씨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것을 보고 놀라서 달려 나왔다가 손등에 베인 듯은 상처를 입고 5바늘을 꿰맸다. 최 할머니는 아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어 지나가는 경찰 3명에게 병원으로 후송해 달라고 항의하면서 한 경찰의 허리 부위 옷을 잡았는데 돌아보니 손등에 피가 났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이들 경찰은 모두 사복을 입었다고 말했다.

같은 상처를 입은 김 모(71) 할머니는 주민들과 함께 경찰에 에워싸여 있다가 나오려고 몸싸움을 했는데 손등에 칼로 베인 것처럼 피가 나고 있어 항의를 했다. 김 모 할머니는 한 사복형사가 ‘자해한 것’이라고 말했다며 욕설을 늘어놓았다.

이에 대해 경남경찰청은 주민에게 옷깃을 잡힌 경찰이 이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밀양송전탑 공사현장, 마을로 접근하면서 연일 충돌

고령의 주민들이 경찰에 의해 격리된 채 항의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밀양송전탑 공사현장, 마을로 접근하면서 연일 충돌

이계삼 대책위 사무국장이 경찰의 진압에 항의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밀양송전탑 공사현장, 마을로 접근하면서 연일 충돌

밀양송전탑 공사현장이 마을로 가까워지면서 주민과 경찰의 충돌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구자환 기자


밀양송전탑 공사현장, 마을로 접근하면서 연일 충돌

카고 트럭 아래에서 농성하던 연대단체 회원이 경찰에 끌려나오고 있다.ⓒ구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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